삼성이 내부적으로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부문은 민원 처리와 고객 응대. 매월 외부 리서치 기관을 통해 모니터링한 결과 IMF 이후 조직 구성원의 전화 응대나 불만처리 결과가 현저히 나빠졌다는 게 문제의 발단이다.
보험업의 특성상 고객들의 민원이 여타 금융기관에 비해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삼성`의 이미지를 감안하면, 한마디로 불만스럽다는 게 내부 평가. 따라서 삼성은 올해 상반기부터 고객들이 회사로 전화하는 내용을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DB화된 내용은 즉각 실무부서에 전달되고 피드백을 요구한다.
최근 마무리 작업에 돌입한 新VOC 시스템은 고객들의 불만 내용을 문자화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민원을 음성으로 실무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고객의 생생한 불만을 직접 음성으로 들으며, 문제를 해결하라는 취지다. 물론 이같은 내부관리 강화로 침체된 조직 분위기가 살아나고, 대고객 서비스가 정상화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20~30%의 설계사를 줄여 낸 고통도 이제는 서서히 가실 때가 됐다는 게 조직 상층부의 생각인 듯하다.
한가지 관심은 이같은 내부관리 시스템의 재정비 또는 강화가 삼성이 추구하는 소위 `문화창출`과의 매치. 여전히 삼성은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시스템이나 제도보다는 총체적인 `문화 개혁` 에 두고 있다. 新VOC시스템에 거는 기대도 새로운 문화창출을 위한 `도구` 이상이 아니다. 최근 우리사주 배정 등을 통해 조직원들의 사기진작에 나섰던 삼성생명이 新VOC시스템으로 만족할만한 서비스 정신을 되찾을 수 있을 지 두고 볼만하다.
김병수 기자 bsk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