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사로 선임된 최지욱씨는 96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생명에서 근무해 왔다. 강남총국을 시작으로 주로 강남지역 영업소를 거쳤으며, 지난해 4월부터는 진강영업소 소장으로 근무했고, 올 1월부터는 대한생명 본사 총무부에서 일 해왔다.
차분히 경영수업을 받아오던 과정에 최 이사는 대한생명 매각협상의 큰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신동아화재의 이사로 전격 선임된 것. 일단 신동아화재는 지난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최 이사을 비상근 이사로 결정했다. 경영진에 포함은 됐지만 큰 역할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신동아화재측도 대주주인 대한생명에 관리인이 파견돼 있고, 49.2%의 지분을 금융감독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이상, 이미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경영일선에 참여하지 못하고, 비상근 이사로 남게 되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최 회장 장남의 이사 선임을 신동아화재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기에 시장에서는 미국계 회사가 신동아화재 인수를 위해 금감위가 제시한 주당 6만원선에 근접한 가격을 제시했다는 소문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최 회장측의 신동아화재에 대한 집착과 비교적 호조건의 원매자가 나타난다면 그동안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대한생명 및 신동아화재의 앞날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최 회장측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신동아화재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최근 대한생명 재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작자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소한 정부로서는 신동아화재의 분리매각 가능성을 통해 대한생명 매각 협상 테이블에서도 직·간접적으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다할 이유도 별로 없어 보이는 대목이다.
김병수 기자 bsk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