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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성號 하나은행, 맞춤 포트폴리오로 IRP 1위 정조준 [은행권 연금 방어전]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7 00:00

DB형 18.4조, IRP 19.7조…규모 역전
운용·상속·증여 연결하는 ‘락인’ 전략

이호성號 하나은행, 맞춤 포트폴리오로 IRP 1위 정조준 [은행권 연금 방어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이호성닫기이호성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하나은행이 기업 중심의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강점을 발판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고객의 퇴직연금 제도 도입 단계부터 적립금 운용, 임직원 상담까지 연결해 확보한 기반을 퇴직 이후 개인의 연금 수령과 자산관리로 이어가는 전략이다. 퇴직연금을 단순히 적립금을 유치하는 상품이 아니라 은퇴설계와 연금 인출, 상속·증여까지 연결하는 장기 고객 관계의 출발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는 하나금융그룹의 시니어 특화 브랜드인 ‘하나더넥스트’가 있다. 모바일 퇴직연금 운용 서비스와 전문 상담센터를 통해 투자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하나더넥스트를 활용해 은퇴 이후에도 고객 자산이 은행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2분기 퇴직연금 53조…DB형 은행 1위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53조166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 49조3037억원보다 3조8624억원, 7.8% 증가한 규모다.

하나은행은 앞서 1분기에도 지난해 말보다 적립금이 9224억원 늘어나 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순증 규모 1위를 기록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은행권 적립금 증가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유형별로는 DB형 적립금이 18조4894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 17조9992억원과 기업은행 13조319억원, 국민은행 12조7684억원 등을 웃돈다.

DB형은 기업이 운용 책임을 지는 구조다. 하나은행이 오랜 기간 쌓아온 기업금융 거래와 대기업·중견기업 퇴직연금 고객 기반이 적립금 선두의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대기업뿐 아니라 퇴직연금 도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사업장으로 기업연금 고객군을 넓히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국공인노무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노무법인이 퇴직연금 규약 작성과 검토, 신고·수리 업무를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복잡한 행정 절차 때문에 퇴직연금 도입을 미뤄온 소규모 사업장의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DB·DC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기업의 제도 도입 단계부터 하나은행이 관여하면 향후 해당 기업 임직원의 개인형 IRP와 자산관리 고객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적립금 최대 축 IRP…신한·국민 추격

올해 들어 하나은행 퇴직연금 전략의 성장축은 기업에서 개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분기 하나은행의 개인형 IRP 적립금은 19조7112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37.1%를 차지했다. DB형 18조4894억원과 DC형 14조9655억원보다 많아 IRP가 하나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가장 큰 유형으로 올라섰다. 1분기에는 DB형이 가장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다만 은행권 IRP 경쟁에서는 신한은행 23조4857억원, 국민은행 23조104억원에 이어 3위다. 신한은행과의 격차는 3조7745억원, 국민은행과는 3조2992억원이다.

하나은행이 DB형 1위를 넘어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기업 적립금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퇴직이나 이직 과정에서 기업 퇴직연금 자금이 개인형 IRP로 이동할 때 기존 고객을 얼마나 하나은행 계좌에 남겨두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개인이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IRP 시장에서는 예금 중심의 안정성만으로 증권사와 경쟁하기 어렵다. 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 로보어드바이저 등 투자 선택권과 편의성을 함께 제공해야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다.

실제 하나은행 IRP 적립금 가운데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10조86억원으로 전체 IRP의 50.8%를 차지했다. DB형의 원리금 비보장 상품 비중이 9.5%인 것과 비교하면 IRP 고객일수록 투자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의미다.

ETF 실시간 호가·AI 인출 설계

이런 가운데 하나은행은 개인 퇴직연금 고객의 투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앱 ‘하나원큐’의 퇴직연금 ETF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코스콤의 ETF 정보 플랫폼 ‘ETF CHECK’를 연계해 실시간 호가와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이 보유한 ETF가 사전에 설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상 ETF 매수 이벤트 역시 DC형과 IRP 가입자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존 비대면 연금관리 서비스와의 결합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서비스와 카카오톡 기반 맞춤형 포트폴리오 서비스인 ‘하나 MP구독 서비스’, 적립부터 인출까지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AI 연금투자 인출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이 가입 단계에서 실제 운용 단계로 옮겨가면서 고객이 계좌를 개설한 뒤 방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대면 상담 채널도 병행한다. 퇴직연금 VIP 고객을 위한 ‘연금 더드림 라운지’와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움직이는 연금 더드림 라운지’, 기업 임직원 대상 ‘하나 무빙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퇴직연금 전용 상담센터에서는 투자와 포트폴리오 구성, 연금 수령 등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홈페이지에서도 시장 환경에 따른 적극적인 수익률 관리와 연령별 자산배분, 장기 분산투자를 핵심 연금관리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나더넥스트’로 운용·상속 연결

개인형 IRP 확대 전략의 마지막 연결고리는 ‘하나더넥스트’ 플랫폼이다.

하나금융은 2024년 10월 하나더넥스트를 출시하고 은퇴·노후 자산관리와 상속·증여를 결합한 시니어 특화 서비스를 확대해 왔다. 하나더넥스트는 개인을 위한 은퇴 솔루션과 가족을 위한 상속·증여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생애주기형 브랜드다.

하나더넥스트 라운지에서는 은퇴설계와 연금뿐 아니라 세무, 상속·증여, 유언대용신탁, 주택연금 등을 한곳에서 상담한다. 퇴직연금 계좌의 적립금을 굴리는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은퇴 이후 연금을 어떻게 인출하고, 남은 재산을 가족에게 어떻게 이전할지까지 하나은행 안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구조다.

연금 수령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고객 유지 전략의 일부다. ‘하나더넥스트 연금 통장’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연금 수령 고객에게 100만원 한도 내에서 최고 연 3.0% 금리와 창구·타행 이체, 자동화기기 현금 인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퇴직연금 운용 고객을 연금 수령 통장 고객으로 전환하고, 다시 자산관리와 상속·증여 상담으로 연결해 고객 생애 전반을 하나은행 안에 묶어두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DB·DC 고객사 임직원이 퇴직할 때 자금이 증권사 IRP로 이동하는 것을 막고, ETF와 비대면 투자 서비스를 통해 운용 수요를 흡수한 뒤 하나더넥스트를 통해 연금 인출과 자산 이전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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