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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3수’ HLB, 운명의 7월…진양곤 의장, 계열사 챙기며 ‘투트랙’ 행보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2 11:09 최종수정 : 2026-07-02 11:14

이달 23일 리보세라닙 FDA 최종 결론 앞둬
진 의장, 올해만 계열사 주식 45차례 매집
HLB이노베이션 대표 맡아 미래먹거리 개발

진양곤 HLB그룹 의장. /사진=HLB

진양곤 HLB그룹 의장. /사진=HLB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진양곤 에이치엘비(HLB)그룹 의장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HLB가 세 번째 도전하고 있는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여부가 이달 23일(현지 시각) 최종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당면 최대 과제인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 기대 속에서 진양곤 의장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에 나서며 ‘투트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FDA 허가에 머물지 않고, 주요 계열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선제적으로 ‘포스트 리보세라닙’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세 번째 FDA 도전, 이번엔 다를까

2일 업계에 따르면 HLB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FDA 허가 여부가 오는 23일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도전은 HLB의 세 번째 미국 시장 진출 시도다.

앞서 HLB는 두 차례에 걸쳐 FDA의 문을 두드렸으나, 파트너사인 항서제약 측의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실사 관련 이슈 등으로 인해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하며 연거푸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HLB는 그동안 지적받았던 실사 관련 이슈들을 보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운명을 가를 중대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사측은 차분하게 규제 당국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HLB 관계자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FDA가 최종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일정이 현지 시각 기준 23일이고, 한국 시각으로는 24일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간암 신약 이후의 하반기 모멘텀도 대기 중이다. HLB의 또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인 담관암 2차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이 그 주인공이다. 리라푸그라티닙은 현재 FDA 우선심사를 받고 있으며 오는 9월 27일 FDA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처럼 핵심 파이프라인들이 연이어 결과 발표를 앞둔 가운데, 진 의장은 그룹 전반의 중장기 로드맵을 설계하는 등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방위적인 계열사 지분 확대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다. 진 의장은 올해 들어서만 총 45차례에 걸쳐 주요 계열사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다. 최근 바이오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지난 5월과 6월 사이 집중적인 지분 매입이 이뤄졌다.

계열사 지분 매입에 이노베이션 대표 맡으며 ‘광폭 행보’

진 의장은 지난달 25일 장내에서 HLB테라퓨틱스 주식 2만 주와 HLB제넥스 주식 2만7000주를 매수하는 등 전방위적인 지분 확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진 의장의 보유 주식 수는 HLB제넥스 71만9430주, HLB파나진 40만5373주, HLB테라퓨틱스 35만9013주, HLB이노베이션 22만1490주, HLB바이오스텝 17만1706주 등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단기적인 주가 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그룹 내 흩어져 있는 신약, 바이오 소재, 비임상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 등 다각화된 사업 부문의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 일환으로 진 의장은 지난 1일 HLB이노베이션의 각자대표로 전격 취임, 경영 전면에 다시 등장했다. 기존 지주사인 HLB의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면서 그룹 이사회 의장으로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해 HLB이노베이션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HLB 관계자는 “HLB이노베이션은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를 통해 고형암과 혈액암 타깃의 CAR-T(카티)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금이 그룹 전체로 봤을 때 중요한 시기이다 보니, 진양곤 의장이 CAR-T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직접 진두지휘하기 위해 이노베이션 대표직을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보세라닙과 리라푸그라티닙 결과를 기다림과 동시에 HLB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올리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베리스모는 독자적인 KIR-CAR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재 고형암 치료제 ‘SynKIR-110’과 혈액암 치료제 ‘SynKIR-310’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상반기에는 SynKIR-110의 임상 중간 결과를 통해 용량제한독성(DLT)이나 중증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 없이 우수한 안전성과 초기 항암 활성을 확인했으며, 하반기에는 SynKIR-310의 중간 데이터 공개가 예정돼 있다.

이 밖에도 계열사별 릴레이 성장 전략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안과 질환에 특화된 HLB테라퓨틱스는 신경영양성 각막염(NK) 치료제 후보물질 ‘RGN-259’의 글로벌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올해 안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반도체용 특수 효소 및 바이오 헬스케어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HLB제넥스의 경우 최근 CJ제일제당 출신의 글로벌 바이오 소재 전문가인 김소영 박사를 부사장으로 영입, 정밀 발효와 합성 생물학 기반의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았다.

결국 진 의장의 투트랙 행보는 오는 23일 리보세라닙의 FDA 최종 결론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리보세라닙 FDA 허가라는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꿸 경우, CAR-T 중심의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장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3수 끝에 미국시장 벽을 넘고자 하는 HLB의 승부수가 통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HLB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말을 아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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