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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매각’ 녹십자, 알리글로 날개 단다 [5대 제약사 Z-스코어 ②]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1 00:00 최종수정 : 2026-05-11 08:29

‘캐시카우ʼ 녹십자웰빙, 지주사에 매각
실탄 확보해 혈액제제 사업 집중 투자

기업가치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다양한 변수를 입체적으로 고려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유한양행·녹십자·종근당·대웅제약·한미약품 등 5대 제약사의 재무건전성과 자본활용도를 진단한다. 각 기업이 처한 현재 상황과 그 대응, 나아가 미래 신사업으로 향하는 자금의 흐름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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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GC녹십자가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녹십자웰빙을 떼어 내는 결단을 내렸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라는 성과 이면에 자리한 유동성 경색 징후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확보한 자금을 사업 핵심 동력인 혈액제제 ‘알리글로’에 투자하는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2조 클럽 눈앞 이면에 약해진 재무체력

10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 3월 말 보유 중이던 핵심 자회사 녹십자웰빙 지분 22.1% 전량을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GC)에 매각했다. 거래 규모는 약 505억 원이다.

GC녹십자는 이번 매각 배경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 확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는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유동성과 자본효율성을 끌어올리고, 혈액제제 알리글로와 알리글로 피하주사(SC) 제형 개발 등에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99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5%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2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둔 상태다. 다만, 역대 최대 매출 이면에는 외형 확장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의 매출은 늘었지만, 재무 체력은 약해졌다. 2022년 9589억 원이던 GC녹십자의 총부채는 지난해 1조5768억 원으로 3년 만에 64% 늘었다. 신약 개발과 녹십자웰빙의 보톡스 제조업체 ‘이니바이오’ 인수 여파다. 외형을 키우면서 총자산은 2022년 2조5255억 원에서 지난해 2조9711억 원으로 불어났지만,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은 2022년 4397억 원에서 지난해 2246억 원으로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은 Z-스코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GC녹십자의 Z-스코어는 2022년 2.44에서 2023년 2.00로 하락하다가 2024년 2.25로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1.92로 다시 떨어졌다.

알트만 Z-스코어는 투자자와 금융기관 등이 기업의 신용위험을 판단하거나 투자·대출 여부를 결정할 때 활용하는 지표 중 하나다. Z-스코어가 3점 이상이면 안정적, 1.8점 미만이면 부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GC녹십자의 경우, 외형은 커졌지만 당장 융통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둔화되며 유동성 경색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부채뿐만 아니라 자본효율성도 떨어졌다. GC녹십자의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2019년 14.4%에 달했으나, 2022년 3.2%로 꺾인 데 이어 지난해 2.5%까지 내려왔다.

ROIC를 통해 기업이 실제 영업활동에 투입한 자본으로 얼마나 내실 있게 이윤을 창출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세후영업이익(NOPAT)을 투하자본(IC)으로 나눠 산출한다.

GC녹십자의 세후영업이익은 2022년 658억 원, 2023년 251억 원, 2024년 333억 원, 2025년 581억 원이다. 투하자본은 2022년 2조368억 원, 2023년 2조2142억 원, 2024년 2조2866억 원 2025년 2조3270억 원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본업 강화하는 GC녹십자

GC녹십자는 외부 차입에 의존하기보다, 근본적인 자본효율성을 높이고 유동성을 수혈하기 위해 녹십자웰빙을 지주사에 매각하는 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녹십자웰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47억 원, 영업이익 173억 원을 기록한 알짜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 80%에 달하는 태반주사제 ‘라이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품귀 현상을 빚는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의 국내 유통까지 맡으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GC녹십자는 당장 녹십자웰빙이 창출하는 현금 수익에 안주하기보다, 505억 원이라는 유동성을 수혈해 본업의 근본적 체질을 바꾸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GC녹십자는 약해진 재무체력 보강과 함께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혈액제제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혈액제제 매출은 GC녹십자 전체 매출의 38.4%(5602억 원)를 차지한다. 이는 처방의약품 32.9%(4798억 원), 백신제제 20.6%(3006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그 중심에는 알리글로가 있다.

GC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는 2023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알리글로는 2024년 8월 미국 공식 출시 후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 2024년 하반기에만 3600만 달러(약 529억 원)의 실적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억600만 달러(1557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알리글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2024년 12월 미국 혈액원 운영사 ABO홀딩스를 인수했다.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넘어 장기적인 원가 절감을 위한 핵심 기반 마련 차원이다.

원가 절반 기반을 다진 GC녹십자는 정맥주사 제형 알리글로에서 투약 편의성을 높인 SC 제형 알리글로를 개발하고 있다. SC 제형은 기존 정맥주사 대비 약 30% 높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 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연평균 17%로 알려졌다.

GC녹십자는 정맥주사 제형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뒤 2027년 SC 제형 알리글로의 임상 3상 진입, 2031년 FDA 품목허가를 획득해 상업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미국 내 수요 증가에 맞춰 인프라 투자도 나선다.

현재 알리글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충북 오창공장의 가동률은 68% 수준으로, 설비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GC녹십자는 2027년 오창공장 내 여유 공간을 활용해 SC 제형 전용 생산라인 구축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녹십자웰빙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알리글로 SC 제형 개발과 오창공장 증설 등 혈액제제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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