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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압구정5구역 도촬 논란, DL이앤씨는 왜 무리수를 뒀나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13 17:25 최종수정 : 2026-04-13 17:56

[데스크칼럼] 압구정5구역 도촬 논란, DL이앤씨는 왜 무리수를 뒀나
지난 10일 서울 압구정5구역 입찰 현장에서 발생한 ‘도촬 사건’은 행위 자체 외에도 그 주체가 누구냐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입찰 과정 전반을 총괄하는 직원이 직접 ‘볼펜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해당 행위 당사자가 신입이나 말단 직원이 아닌 점에서 개인적인 판단으로 도촬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사건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그중 하나로 꼽히는 게 압구정 일대에 형성된 특정 건설사 선호 분위기다. 압구정 일대는 과거 현대건설이 시공한 단지들이 밀집해 있고, 지역 내에서 브랜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이 같은 경쟁 구도가 현장 직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한 도시정비 관계자는 “사업지에서 경쟁사의 선호도를 뒤집기 위한 과정에서 입찰 조건을 사전에 확보하고, 이를 반박 논리나 홍보 전략에 활용하려 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단정적인 판단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한 관계자는 “일부 사업지에서는 특정 건설사나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특히 높게 형성돼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 경쟁사 입장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정비사업 시장에서 공정 경쟁 기조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벗어난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DL이앤씨를 둘러싼 내부 환경 변화 역시 변수로 거론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 주택사업부문 인력은 2021년 말 2542명에서 최근 1800명대 수준으로 4년 사이 약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수주에 참여하는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DL이앤씨가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조직을 떠난 일부 인력들이 부동산 금융업계로 이직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한동안 치열한 입찰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던 DL이앤씨가 편법을 동원하는 판단 착오를 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이를 특정 행위와 직접적으로 연결 짓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DL이앤씨는 최근 주택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사업본부장 출신 인사를 대표직에 선임하는 등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 조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업계에서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 정비사업 입찰 경쟁 환경의 압박과 구조적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치열한 수주 경쟁 속에서 과정보다는 결과만 중요시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차적 정당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배경이 작용했든 입찰 장소에서 도촬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입찰 경쟁이 얼마나 높은 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권혁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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