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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9%까지 늘린 신세계百의 소각 로드맵 [자사주 리포트]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23 05:00

2027년까지 매년 20만 주 소각
상법 개정 따라 기한 내 처분 추진

자사주 9%까지 늘린 신세계百의 소각 로드맵 [자사주 리포트]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 동안 매년 20만 주 이상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한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2% 규모로, 주주가치 제고 차원의 조치다.

눈길을 끄는 점은 과거 신세계백화점이 자사주를 찾아보기 힘든 기업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유통업종 전반의 기업가치 저평가가 부각되고 주주환원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최근 3년 사이 자사주 비중을 약 10% 수준까지 확대했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신세계백화점도 확보해 둔 자사주 처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의 자사주 보유 비율은 9.10%다. 전체 발행주식 964만5181주 가운데 87만7500주의 자기주식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 10.94%였던 자사주 비율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지난해 2월 20만 주를 소각하면서 9.10%로 낮아졌다.

9.10%는 동종업계 가운데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백화점의 자사주 비율은 4.40%(지난해 반기 기준)이며, 롯데쇼핑과 한화갤러리아는 각각 0.06%, 0.04%(지난해 반기 기준)에 불과하다.

다만 신세계백화점 역시 과거에는 자사주 비중이 0%대에 머물던 기업이었다.

그렇다면 보유 자사주가 거의 없던 회사가 최근 몇 년 사이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사주를 확보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0%에서 10%까지 높아진 사연

신세계백화점은 2023년 이전까지 자사주 비율이 0.09%에 불과했다.

이는 자사주 매입보다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강화에 투자를 집중해 온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백화점 사업은 공간 경쟁력이 곧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대규모 점포 리뉴얼과 신규 콘텐츠 도입 등에 막대한 돈이 필요로 한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은 주요 점포 리뉴얼과 매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자금을 투입해 왔다. 자사주 매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보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장 전략에 무게를 둔 셈이다.

업황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오프라인 유통업은 매장 출점과 리뉴얼, 물류 인프라 구축 등에 지속적인 현금 투입이 필요한 산업이다. 이 때문에 자사주 매입보다는 투자와 배당 중심의 보수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해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자사주 매입 대신 주당 배당금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이어왔다. 여기에 이명희닫기이명희기사 모아보기 총괄회장과 정유경닫기정유경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지분율이 안정적인 만큼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확보 필요성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랬던 신세계백화점이 2023년을 기점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23년 3월 자기주식 40만 주(약 4%)를 취득하면서 자사주 비율을 4.15%(40만8774주)로 확대했다.

2022년 말 기준 신세계백화점의 자사주는 8774주(0.09%)뿐이었다. 이후 자사주 확보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신세계백화점은 2024년 66만8726주(6.8%)를 추가로 취득했다. 그 결과 자사주 비율은 10.94%(107만7500주)까지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과 유통업종 주가 저평가 해소 움직임이 맞물린 영향을 꼽는다.

정부가 2024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밸류업 정책을 본격 추진하자 신세계백화점도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단순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않고 매입한 자사주를 단계적으로 소각해 주당 가치를 높이겠다는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매년 2%씩 자사주 소각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운영 중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매년 20만 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있다. 소각 규모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2%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투자 중심 경영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상법 개정 등으로 인해 주주환원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신세계백화점의 자사주 소각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나온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에 따라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면서 신세계백화점은 자사주 소각에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신규 취득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내 소각해야 한다. 임직원 보상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의 명확한 목적이 있고, 이를 매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받는다면 예외적으로 보유를 허용하기도 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진행한 이사회에서 2027년 소각 예정인 자기주식 20만 주를 제외한 잔여 자사주 47만7500주에 대해 상법 개정에 따른 추가 소각 검토를 승인했다”며 “개정 상법 시행일인 올해 3월 6일로부터 1년 6개월 내에 잔여 자사주 전량을 처분 및 소각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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