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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이란·이스라엘 거점 '無’ …중동 리스크 ‘간접 영향’ 촉각 [은행은 지금]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03 16:21

국내銀 UAE·바레인 사무소 피해 아직 없어…전쟁 확산은 우려
금융당국·은행권 긴급 대응체계 가동, 2차제재 리스크 주시
수출기업 유동성 지원 확대…사이버 보안 점검도 병행

5대 시중은행 사옥 / 사진제공 = 각 사

5대 시중은행 사옥 / 사진제공 =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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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사태 이후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중동 현지에 지점과 사무소 등을 둔 은행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등 당사국에 지점이나 사무소를 둔 국내 은행들은 없지만,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국가에는 국내 일부 은행들이 진출해있는 상태다.

각 은행과 금융지주들은 주말을 반납하고 회장들이 주재하는 긴급대응체계를 꾸려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중동 리스크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수출기업 및 현지 기업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국내은행 중동 사무소, 현지인력 위주 운영…파견인력 재택전환

중동 지역에 위치한 국내 주요 은행 지점, 사무소

중동 지역에 위치한 국내 주요 은행 지점,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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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이, 국책은행 중에서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이 중동에 사무소 혹은 지점을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UAE 두바이지점, 하나은행은 바레인과 아부다비 지점, 우리은행은 바레인과 두바이에 각각 지점을 보유 중이다. 우리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이란에 사무소를 열었었지만, 지난해 이란에 대한 국제제재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청산을 결정했다.

현재 이들 사무소·지점은 현지인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내국인 직원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 사무소를 둔 은행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현지 직원들의 직접적인 물적·인적 피해 보고가 들어오지는 않았다”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중동 지역 파견 직원을 재택근무로 즉시 전환하는 등 수은 구성원에 대한 안전 대책도 한층 강화한다. 필요시에는 제3국(또는 본국)으로 이동 조치도 실시할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전쟁 분위기가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데다, 이란의 미사일 공습으로 미군이 주둔한 주변 걸프 국가들도 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동 지역의 허브인 두바이국제공항은 이란 측의 드론 공격으로 터미널 건물 일부가 부서지고 직원들이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2일에는 UAE,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 국가의 외무장관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이란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산은·기은·신보 등 13.3조 정책금융 투입…중동 수출기업 선별 지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등과 함께 개최한 중동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회의 현장/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등과 함께 개최한 중동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회의 현장/ 사진제공=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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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삼일절 연휴를 반납하고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먼저 이억원닫기이억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3일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등과 함께 중동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경제·금융시장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재경부, 금융위, 한은, 금감원 등이 긴밀히 공조하면서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시 기 마련된 시장안정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가 마련한 시장안정조치 계획에는 100조원 규모의 회사채/CP시장 및 부동산PF 연착륙 관련 시장안정프로그램 등이 포함됐다.

나아가 이 위원장은 “개별 기업별로는 중동지역 수출비중이 높은 취약 중소·중견기업이 존재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산은(8.0조원)·기은(2.3조원)·신보(3.0조원)가 운영하는 총 13.3조원 규모 금융지원 프로그램(자금지원, 금리감면 등)을 통해 중동상황에 영향을 받은 중소·중견기업을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중동상황으로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우리 기업의 경영애로 극복을 위해 ‘위기대응 특별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키로 했다. 중소·중견기업에 최대 2.2%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올해 7조원, 향후 5년간 총 40조원 규모의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5대 금융지주, 긴급대응체계 운영…피해기업 운전자금 지원 확대

은행별 중동 리스크 대응방안 및 피해기업 자금지원 계획

은행별 중동 리스크 대응방안 및 피해기업 자금지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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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내부적으로는 현지 점포의 물리적 안전보다도 대이란 연계 거래에 대한 달러 결제 차단 가능성과 2차 제재 리스크를 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확대할 경우 제3국 금융기관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2차 제재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특히 두바이 등 중동 금융허브를 경유한 중개무역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거래 상대방의 최종 실소유자(UBO)에 대한 재점검과 달러 결제 사전 심사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을 포함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핵심 경영진이 참여하는 비상대응체계를 통해 환율·금리·유가 등 주요 지표와 시장 변동성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뿐 아니라 외화 조달 여건과 글로벌 유동성 흐름까지 점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지난 2일 중동위기 대응을 위한 그룹위기관리협의회를 개최했다. 신한금융은 현재 위기관리 단계를 ‘주의’로 유지하고 주간 단위 정례 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과 그룹 영향도를 점검하기로 했다. 향후 상황이 ‘경계’ 단계로 격상될 경우에는 그룹 CEO 주재의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 역시 각각 비상대응체계를 꾸리고 전사적 지원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들 금융지주가 회의를 통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분쟁 리스크 확대로 경영 애로를 겪는 수출 및 해외진출 중견·중소기업 지원이다. 특히 중동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자금 흐름과 대금 회수 지연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 시 만기연장·금리 감면 등 유동성 지원을 신속히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될 경우 금융기관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전산 시스템 안정성과 정보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과 외부 접속 보안 체계를 재점검하는 등 비금융 리스크에 대한 대응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피해기업에 대한 운전자금 지원도 전방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분쟁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및 해외진출 중견·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3월 1일부터 선제적으로 ‘KB재해복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피해규모 이내에서 최대 5억 원의 운전자금과 피해시설 복구를 위한 시설자금을 지원한다.

신한은행 또한 분쟁 리스크 확대로 경영 애로를 겪는 수출 및 해외진출 중견·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신한 재해복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구체적으로는 피해 규모 범위 내에서 최대 10억 원의 운전자금 및 시설복구 자금 지원 등이 포함됐다.

하나은행은 이란 사태로 피해를 입은 기업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총 12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고, 해당기업에 최대 5억원 이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역시 각각 최대 5억원 단위의 운전자금 지원에 나선 상태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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