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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버팀목’ 쿠팡에 부는 고용 한파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23 12:17

쿠팡에 드리운 ‘고용 불안’ 그림자
물동량 감소·전방위 조사에 채용↓

쿠팡 물류센터 이미지. /사진=쿠팡

쿠팡 물류센터 이미지.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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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한때 국내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 기업으로 꼽혔던 쿠팡에 고용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이른바 ‘탈팡’(쿠팡 탈퇴) 행렬과 정부의 전방위적 조사 여파에 채용 절차가 중단되거나 현장 업무가 위축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고용 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쿠팡은 그동안 대규모 물류 인프라 투자와 직고용 확대를 통해 ‘고용 창출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물류센터와 배송 인력을 중심으로 한 고용 확대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하지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고용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물동량 감소·채용 중단…현장 체감도 커져

2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일부 채용 전형이 중단되거나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탈팡’ 현상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함께 각종 정부 조사에 따른 대응이 겹치면서 본사와 현장 가릴 것 없이 채용 여력이 이전보다 줄어든 상태다.

노조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쿠팡노조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진행되고 있는 회사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 상황을 보며 쿠팡을 지켜 온 현장노동자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실제로 현장에서 이미 여러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미 현장에서는 배송 물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개인의 고용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작금의 상황을 ‘이례적’이라고 표현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10곳이 넘는 정부기관이 회사의 사업 및 운영 전반을 동시다발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서다. 노조는 “올해만 해도 대기업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지만, 쿠팡처럼 중첩적이고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된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중대한 제재가 내려질 경우, 그 여파가 고용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노조는 “만약 회사 운영이 어려울 정도의 제재가 현실화된다면 노동자의 일자리가 과연 온전히 지켜질 수 있겠나”라며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에서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노조 활동 역시 의미를 잃게 된다”고 했다.

다만 노조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한 책임 규명과 개선 조치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노조는 “정부기관이 철저히 조사하고 회사가 합당한 개선 조치를 이행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면서 “하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자와 쿠팡을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소상공인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입점업체는 또 다른 피해자…‘불안감 고조’

고용 불안은 쿠팡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매출 감소를 호소하는 입점업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덕현 서울시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서울 소상공인들은 장사가 안 되는 수준을 넘어 결제 알림 자체가 멈췄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쿠팡 입점업체 중에는 하루 30~50건이던 주문이 한 자릿수로 급감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취소와 반품이 늘면서 자금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소상공인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매출 감소뿐 아니라 ▲최대 60~90일에 달하는 정산 주기 ▲고금리 대출 구조 ▲자사 브랜드(PB) 상품 우대 논란 ▲과도한 광고·판촉 비용 부담 등 그간 쿠팡에 대한 불만도 함께 거론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다.

제재와 고용, 균형점 찾을 수 있을까

현재 쿠팡은 고용 및 영업 불안 해결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쿠팡 사태를 둘러싼 정부의 대응이 과거 다른 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와 비교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는 앞서 쿠팡노조 역시 언급한 바가 있다. 잘잘못을 가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필요한 정도를 넘어 기업 운영 전반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경우 그 부담이 고스란히 고용과 거래 생태계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와 기업 제재가 불가피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고용과 생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조사와 제재의 목적이 신뢰 회복과 제도 개선에 있는 만큼, 그 결과가 또 다른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의 핵심은 속도와 범위가 될 것”이라며 “플랫폼 특성상 고용과 거래 규모가 큰 만큼 그 영향이 현장 노동자와 소상공인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크기에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고용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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