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30일 롯데케미칼의 영업적자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잇따라 내리고, 롯데지주의 등급도 하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 ‘AA-’에서 ‘A+(안정적)’으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롯데지주의 장기 및 단기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안정적), ‘A1’에서 ‘A2+’로 하향조정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주력 계열사들의 자체신용도 가중평균으로 롯데그룹의 통합신용도를 산출한다. 여기서 가중치가 높은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하락으로 지주회사인 롯데지주 신용도의 근간이 되는 통합기준신용도가 덩달아 떨어졌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업의 불황으로 영업적자와 재무건전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과거 3개년 평균 롯데지주의 계열 총자산의 43%, 매출 49%, 총차입금 34%를 롯데케미칼이 차지하고 있어 롯데케미칼의 신용도가 롯데지주 계열통합 신용도 결정에 매우 주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는 2023년 신용등급이 하락한 적 있다. 2023년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 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떨어졌고, 롯데지주의 무보증사채 등급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강등됐다. 강등 배경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었으며, 롯데지주도 연계 하락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부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 사업 분야에 걸쳐 비핵심 사업 및 자산 정리 등 재무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신동빈닫기

롯데케미칼은 올 상반기 파키스탄 소재 PTA 생산 판매 자회사인 LCPL 보유 지분 75.01%를 전량 매각해 약 979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 3월에는 보유하고 있던 일본 소재기업 레조낙 지분 4.9%를 2750억 원에 매각, 그간 확보한 배당금을 합쳐 약 800억 원의 차익을 얻었다. 인도네시아법인과 미국법인 지분 일부에 대해 주가수익스왑(Price Return Swap, 이하 PRS) 계약을 맺어 총 약 1조3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또 말레이시아 소재 합성고무 생산 회사인 LUSR은 청산했으며, 지난 6월에는 수처리 분리막 생산공장을 팔았다.
롯데케미칼의 자산 경량화 작업과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내는 만큼 향후 롯데지주 신용도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266억 원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직전 분기보다 1000억 원 이상 적자 폭을 줄였다.
이 외에 올해 2월 롯데웰푸드 증평공장과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던 ATM사업 매각을 진행했고, 3월에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롯데렌탈 지분 56.2%를 1조5800억 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마트 수원영통점과 롯데슈퍼 여의점 등 비효율 자산을 팔았고, 호텔롯데는 3300억 원 규모의 L7 강남 바이 롯데 등 비효율 자산을 처분했다. 지난달에는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1450억 원 규모의 자사주 5%를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도 했다.
신용등급 조정에 따른 자금 조달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조 환경 등을 고려한다면 이자비용 증가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롯데지주 측은 “즉시 사용 가능한 현금 및 예금, 미사용여신한도가 1조 원 이상으로 회사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