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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박봉수·류열 “2인자로 살아남는 법”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6-02 00:00

쌍용→한진→아람코 격변기 자리 지켜
3~5년 임기 CEO보다 회사 더 잘 알아
외국인 대표 대신해 대외활동도 ‘활발’

에쓰오일 박봉수·류열 “2인자로 살아남는 법”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정유기업 에쓰오일에는 최고경영자(CEO) 부럽지 않은 ‘2인자’가 있다. 정확히 표현하면 2인자 두 사람이다. 바로 박봉수 사장과 류열 사장이다.

이들 모두 4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에쓰오일 실세 중 실세다. 쌍용에서 한진을 거쳐 아람코로 계속 주인이 바뀌는 격변기를 거치면서도 주요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며 장기집권 중이다.

‘CEO도 아닌데 더 CEO 같은’ 두 사람 행보를 차근차근 살펴보자. 에쓰오일은 크게 운영, 전략·관리, 마케팅(영업) 등 3대 부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각 부문을 담당하는 사장급 총괄 아래 수석부사장, 부사장 본부장이 세부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다.

박봉수(66) 사장은 생산을 책임지는 운영총괄이다. 박 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쌍용양회라는 이름을 쓰던 시절인 1983년 입사했다. 임원 승진은 회사가 쌍용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직후인 1999년이다.

2000년대 한진그룹·아람코 공동경영부터 현재 아람코 단독경영 체제 등으로 급변하는 와중에 그는 승승장구했다. 2006년 영업부문장(현 마케팅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를 제외한 임원 가운데 최고 위치에 올랐다.

현재 박 사장은 입사 43년차, 임원 27년차, 고위임원으로도 20년차를 맞았다. 3~5년 단위로 거쳐가는 아람코 출신 외국인 CEO보다 회사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총괄급으로 맞은 CEO만 현 안와르 알 히즈아지 사장까지 총 7명에 이른다.

박 사장 주특기는 생산 분야에 있다. 특히 회사가 2010년대 진행한 대규모 정유·석유화학 설비(RUC·ODC) 구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가 있다.

류열(65) 사장은 전략·관리총괄이다. 경영지원 업무와 신사업 추진까지 맡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박 사장보다 1년 앞선 1982년 역시 쌍용양회 시절 입사했다. 승진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뎠다. 2002년 임원을 달고 2006년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올랐다.

본격적으로 두각을 보인 건 2010년 전후다. 2009년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승진한 이듬해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2년 조직개편 이후 자리를 옮겨 마케팅부문을 이끌었다. 2017년부터는 박 사장이 겸직하던 경영관리 부문을 류 사장이 맡는 동시에 신사업 업무도 책임지고 있다.

현재 에쓰오일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대주주 아람코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샤힌 프로젝트’다. 울산 온산 산업단지에 9조원을 들여 대규모 석유화학 관련 시설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오는 2026년 말 완공되면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 2022년 발표됐다. 내부 사업 검토는 적어도 2018~2019년도 시작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류 사장에게 전략총괄을 맡긴 것은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할 적임자로 선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봉수·류열 사장이 이토록 중역이다 보니 두 사람의 활발한 대외 활동도 눈에 띈다. 에쓰오일 CEO는 아람코에서 온 외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국내 활동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도 하다.

박봉수 사장은 지난 2월 현신균 LG CNS 사장과 AI·빅데이터 등 신기술 기반 지능형 공장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자리에 나왔다.

앞서 1월에는 2600억원을 들여 온산 사업장에 천연가스 자가발전 시설 건립을 위해 김두겸 울산시장과 만났다. 박 사장은 “샤힌 프로젝트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한 울산시의 전폭적인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류열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IT 전시회 CES 2023에 참석했다. 에쓰오일은 IT와 거리가 있는 전통 에너지 기업이지만, 신사업 기회 확보를 위해 직접 투자 벤처기업들을 소개하는 부스를 마련해 참가하고 있다.

류 사장은 에쓰오일 경영진 가운데 최초로 CES 현장를 직접 찾았다. 류 사장은 “청정 에너지 공급자로서 경영 환경 변화 속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데 방향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올해 CES에서는 안와르 알 히즈아지 사장과 함께 삼성SDS,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 사전 협의된 기업 전시장을 동행하기도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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