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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보복 여행에 정국 혼란 ‘삼중고’…바람 잘 날 없는 테마파크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2-19 10:23

소비 심리 부진 속 엔데믹 이후 보복 여행 심리 더해져
지난해, 입장객 수 성장세 꺾여…계엄 사태 ‘설상가상’

테마파크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테마파크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국내 테마파크업계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소비 침체 장기화와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촉발한 보복 여행 심리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특히 지방에 있는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 불안정까지 더해지면서 연말 성수기 대목을 앞둔 테마파크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레저부문의 3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이 2090억 원으로, 전년(2190억 원) 대비 약 4.6% 하락했다. 영업이익 역시 45.3% 준 29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5676억 원) 대비 2.3% 상승한 5806억 원을 기록했다.

서울권 테마파크들은 비교적 선방했다. 유동인구가 밀집된 곳에 있으며,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호텔롯데 롯데월드사업부문을 보면 2024년 3분기 매출이 112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2845억 원으로, 전년(2777억 원) 대비 2.4% 올랐다.

이와 달리 이월드, 경주월드 등의 지방 테마파크는 수도권 테마파크보다 다소 어려운 실정이다. 이월드는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테마파크로, 대구 달서구에 있다. 올해 3분기 이월드 테마파크사업 매출은 62억 원으로, 전년(74억 원) 대비 16.2% 감소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261억 원으로, 전년(288억 원)보다 9.4% 줄었다.

올해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곳들도 최근 사정을 봤을 때 그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랜드는 지난해 매출이 567억 원으로, 전년(499억 원) 대비 13.6% 성장했다. 반면, 경상북도 경주시에 위치한 경주월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491억 원)보다 13.8% 빠진 423억 원에 그쳤다.

이처럼 국내 경기가 악화하면서 테마파크업계는 올해 들어 회복세가 한풀 꺾인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수도권 테마파크는 비교적 선방했지만, 지방에 있는 테마파크는 더욱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물론, 삼성물산 레저부문은 에버랜드 외에도 리조트와 골프장, 캐리비안베이 등의 사업을 전개 중이다. 호텔롯데 롯데월드사업부문 역시 잠실 롯데월드 외에 롯데타워 서울 스카이와 아쿠아리움, 워터파크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이에 에버랜드(용인)와 롯데월드(잠실)의 매출은 정확하게 집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에버랜드 넷플릭스 콘텐츠 '기묘한 이야기' 콜라보. /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 넷플릭스 콘텐츠 '기묘한 이야기' 콜라보. /사진=에버랜드

테마파크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거리두기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이 모두 절반 넘게 하락하며 휘청였다. 그러나 엔데믹과 함께 매출은 빠른 회복세를 그렸고, 지난해에는 대부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는 최근 5년간(2019~2023년) 테마파크 입장객 현황에서도 나타난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2019년 661만 명에서 2020년 275만 명으로 줄었다가 이후 2021년 371만 명, 2022년 577만 명, 2023년 588만 명으로 입장객이 완연하게 증가하고 있다.

롯데월드도 ▲2019년 579만 명 ▲2020년 156만 명 ▲2021년 246만 명 ▲2022년 452만 명 ▲2023년 519만 명으로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서울랜드는 ▲2019년 148만 명 ▲2020년 65만 명 ▲2021년 106만 명 ▲2022년 138만 명 ▲2023년 133만 명으로 회복세를 시현 중이다.

이월드도 우려와 달리 ▲2019년 187만 명 ▲2020년 69만 명 ▲2021년 132만 명 ▲2022년 234만 명 ▲2023년 311만 명으로 크게 개선됐다. 경주월드는 ▲2019년 123만 명 ▲2020년 62만 명 ▲2021년 97만 명 ▲2022년 153만 명 ▲2023년 110만 명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주춤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 이월드 측은 “연간회원권을 끊은 고객들이 자주 방문하면서 입장객 수가 부풀려진 면도 있다”며 “이월드가 대구지역 도심에 있어 연간회원권 고객들이 평균 연 10회 정도 찾는다”라고 설명했다.

매출 추이에서는 차이가 좀 더 두드러진다.

에버랜드 사업을 전개하는 삼성물산 레저부문 매출은 ▲2019년 6960억 원 ▲2020년 4260억 원 ▲2021년 5171억 원 ▲2022년 7566억 원 ▲2023년 7752억 원으로 2022년부터 코로나19 이전 수치를 넘어섰다. 호텔롯데 롯데월드부문 매출도 2019년 3116억 원에서 2020년 1245억 원으로 밀려났다가 2021년 1499억 원, 2022년 3307억 원, 2023년 3826억 원으로 부진을 털어냈다.

서울랜드 역시 ▲2019년 517억 원에서 ▲2020년 215억 원 ▲2021년 314억 원 ▲2022년 499억 원 ▲2023년 567억 원으로 매출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월드와 경주월드의 실적 추이는 수도권 테마파크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월드는 ▲2019년 329억 원에서 ▲2020년 129억 원 ▲2021년 251억 원 ▲2022년 404억 원 ▲2023년 404억 원으로 지난해 들어 성장세가 멈췄다. 경주월드 또한 ▲2019년 407억 원 ▲2020년 218억 원 ▲2021년 348억 원 ▲2022년 491억 원 ▲2023년 423억 원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이는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해외로 떠나려는 보복 여행 심리가 폭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돈을 쓰지 않아 내수 경기는 악화하고, 지방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지방 대표 관광 명소인 테마파크도 함께 영향을 받는 구조다.

한국관광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최근 5년간 출국 현황은 2019년 2871만 명이던 것이 2021년 122만 명까지 줄었다가 2023년 2271만 명으로 크게 뛰었다. 올 들어서는 3분기까지 1992만 명으로 집계돼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월드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어트랙션. /사진=롯데월드

롯데월드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어트랙션. /사진=롯데월드

힘겨운 상황에서 국내 테마파크업계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나 게임 IP(지적 재산권), 만화 속 캐릭터와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에버랜드는 넷플릭스 콘텐츠 ‘기묘한 이야기’와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을 빌려 체험 구간을 만들었고, 롯데월드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게임 배경을 토대로 어트랙션을 조성했다. 나아가 산리오나 무민, 스누피, 보노보노 등의 만화 캐릭터를 활용해 시즌별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이월드는 가을철 코스모스 100만 송이를 전시해 입장객들을 맞았고, 경주월드는 지난달 신상 롤러코스터를 선보이면서 고객 경험에 집중했다. 서울랜드는 오비맥주 등 식품기업과 페스티벌을 열면서 테마파크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그 같은 노력에도 올해 실적이 주춤한 것은 여전히 부담이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국내 정국 혼란마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어렵게 됐다.

지방의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테마파크는 지역민들의 나들이 장소이면서도 관광객들이 찾는 대표 명소이기도 하다”며 “코로나가 풀리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방에도 방문하고 있지만, 계엄령 여파로 예약을 취소하는 외국인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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