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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진심 경영', 매출 떨어져도 이유 있었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6-05 16:17 최종수정 : 2024-06-05 16:25

창업주 권원강, 옛 동지 송종화 부회장과 '진심 경영'
교촌 1분기 매출 5.9% 하락해…영업이익은 2배 늘어
글로벌 출점, 신사업 확대 '투 트랙' 전략…사옥 이전

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교촌이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에서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 교촌은 내수 시장에서 치킨 프랜차이즈가 포화상태인 만큼 무리한 출점보다는 글로벌 진출과 신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창업주 권원강 회장과 오랜 시간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송종화 부회장이 올드보이의 관록으로 경영에 나서 주목된다.

교촌은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1204억원) 대비 5.9% 하락한 1133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직영 매장을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매출이 일부 감소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MF는 기업이 해외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현지 기업과 계약을 맺어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교촌은 영업이익에서 전년(59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19억원을 보였다. 원부자재 비용 절감과 판관비를 줄이면서 수익을 끌어올렸다. 이처럼 교촌은 경쟁 업체인 bhc, BBQ와 달리 외형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 최근 3년간 교촌의 가맹점 현황을 보면 2021년 1339개에서 2022년 1368개, 2023년 1378개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bhc, BBQ 가맹점 수는 현재 2000여 개가 넘는다.

이에 교촌은 2022년 치킨업계 매출 1위 자리를 bhc에 물려줘야 했다. 실제로 교촌은 지난해 매출이 별도 기준 4259억원으로, 전년(4989억원) 대비 14.6%나 하락했다. 반면 bhc는 지난해 매출이 5356억원으로, 전년(5075억원)보다 5.5% 상승했다. 교촌은 그러나 가맹점 매출이 평균 7억5000만원으로, bhc(5억9800만원)나 BBQ(4억3500만원)를 상회한다.

교촌은 지난 2022년 12월 창업주 권원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사업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권 회장은 이듬해 9월 송종화 부회장을 11년 만에 소환했다. 송 부회장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사장 등을 재직했다. 그는 교촌을 미국, 중국 등 해외로 진출시킨 인물이다. 권 회장은 송 부회장을 교촌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951년생 권 회장과 1960년생 송 부회장의 평균 나이는 67.5세다.

두 올드보이 귀환으로 교촌의 글로벌 진출과 신사업 확대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교촌은 현재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7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출점을 펼치고 있다. 상하이, 항저우, 난징, 창저우 등 중국에서만 4개 도시 15곳의 매장을 두고 있다. 대만에서도 타이베이 등 수도권 지역에 3개 매장을 보유하는 등 중화권을 위주로 진출해있다.

교촌은 신사업에서도 밀키트, 소스, 외식업, 친환경 포장재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교촌의 인기 메뉴인 블랙시크릿치킨을 팝콘으로 만들기도 했다. 치킨에 사용되는 간장, 레드, 허니 소스를 대형마트에 판매하거나 라면, 볶음밥으로 개발했다. 최근에는 치킨과 전혀 다른 외식 브랜드 ‘메밀단편’도 세웠다. 현재 여의도에 매장을 냈으며, 추가 출점도 고려 중이다. 교촌은 친환경 패키징 자회사인 케이앤엘팩과 ESG 경영에도 보폭을 맞추고 있다. 교촌의 친환경 포장재로는 제품 포장용과 벌집 형태의 과일망, 종이 원단을 가공해 만든 포장재 등이 있다.

교촌은 또 가맹점과의 상생 경영에도 시동을 걸었다. 우선 가맹점주 인건비 부담 등을 덜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가맹점에 디지털 무인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KT와 테이블 무인 주문기 ‘하이오더’를 매장에 설치했다. 고객은 해당 단말기로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교촌은 드론 물류배송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경기도 청평 일대에서 드론으로 치킨을 배송한다.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와는 건국대 서울캠퍼스 일부에 로봇으로 치킨을 나른다. 수도권 일부 매장에서는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가 만든 협동조리로봇을 도입해 로봇이 치킨을 튀기도록 했다.

교촌 앱 리뉴얼.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 앱 리뉴얼.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은 또 지난해 11월 사내 ‘디지털혁신본부’도 설립했다. 이어 앱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앱 디자인은 직관적으로 개편했으며, 재주문 시 클릭 한번으로 주문하도록 시스템도 바꿨다. 퀵오더 기능도 도입해 손쉽고 빠르게 주문하도록 했으며, 교환권을 사용하려는 고객을 위해 앱 메인에 해당 탭을 마련했다. 가맹점주의 경우 최소주문금액을 자유롭게 설정하도록 했다. 이에 교촌 자사앱 이용객 수는 2021년 254만명에서 2022년 428만명, 2023년 532만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최근에는 전국 각지에 있는 가맹지역본부(지사)의 직영 전환에도 나섰다. 이는 기존 유통망을 단순화하는 조치다. 이전에는 본사가 공급업체로부터 각종 원재료와 부자재를 납품받아 이를 전국 주요 거점에서 운영 중인 가맹지역본부로 보냈다. 이후 가맹지역본부는 납품받은 제품을 가맹점주로 다시 전달했다. 교촌은 이러한 유통망을 2단계에서 1단계로 줄여 물류 효율화를 구축하기로 했다. 교촌이 가맹지역본부를 직영으로 전환하면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교촌은 지난 4월 본사 사옥을 판교로 옮겼다. 교촌의 사옥 이전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또한, 새로운 슬로건인 ‘푸드와 행복이 잇닿다’도 새롭게 공개했다. 권 회장은 교촌의 새 경영 철학으로 ‘진심 경영’을 내세웠다. 진심을 담은 교촌의 음식이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모두가 누리고 공감하겠다는 의지라고 한다.

권원강 교촌 회장은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우리 기업 철학은 100년 기업을 향한 교촌철학의 진수”라며 “교촌의 본질에 혁신이 더해진다면, 교촌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식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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