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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앞두고 불경기 피하지 못한 CJ제일제당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2-14 12:05

CJ제일제당 지난해 매출 29조…1년 만에 30조 밑으로
식품·바이오·축산 등 전 사업에서 불경기 피하지 못해
CJ그룹 임원인사 장기화…승부사 최은석 대표도 고심

사진은 서울 명동역 부근 ‘라이프워크 도깨비마트’내부 CJ 제일제당 비비고 브랜드존. /사진=손원태기자

사진은 서울 명동역 부근 ‘라이프워크 도깨비마트’내부 CJ 제일제당 비비고 브랜드존. /사진=손원태기자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K푸드 선봉장인 CJ 제일제당(대표 최은석닫기최은석기사 모아보기)도 결국 불경기를 피하지 못했다. CJ 제일제당은 지난해 CJ 대한통운 합병 이후 첫 연매출 '30조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1년 만에 대내외 경기 불황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CJ 그룹 인사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최은석 대표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CJ 제일제당은 자회사 CJ 대한통운 포함 지난해 매출이 29조235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30조795억원)보다 3.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전년(1조6647억원) 대비 22.4% 하락한 1조2916억원을 기록했다. CJ 제일제당은 앞서 지난해 매출 30조를 돌파하면서 최대 실적을 냈다. 2011년 CJ 대한통운 인수 후 11년 만이었다.

구체적으로 CJ 제일제당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식품, 바이오, 사료, 축산 등 전 사업에서 부진했다. 식품에서 국내 매출은 전년(1조4269억원)보다 3% 떨어진 1조3800억원을, 해외 매출은 전년(1조4057억원)보다 1% 하락한 1조3866억원을 보였다. 특히 내수 침체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에 처음 뒤처졌다. 다만, 햇반과 만두 등 주력 제품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해 영업이익은 87% 반등했다. 여기에 미국 식품기업인 슈완스 인수 후 미국 냉동피자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프랑스, 스웨덴, 호주 등 서구권 수출 다변화도 일궜다.
지난해 4분기 CJ 제일제당 국내, 해외 식품 부문 매출. /사진=CJ 제일제당 IR자료

지난해 4분기 CJ 제일제당 국내, 해외 식품 부문 매출. /사진=CJ 제일제당 IR자료

바이오 사업에서 CJ 제일제당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8775억원으로, 전년(9730억원) 대비10%나 줄어들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82%나 급전직하했다. 원재료인 원당가격 상승과 계열사 셀렉타로 발목이 잡혔다. 다만, 고수익 제품인 트립토판과 발린, 알지닌, 히스티딘 등 스페셜티 아미노산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더구나 셀렉타의 경우 지난해 10월 매각했다. CJ 제일제당은 셀렉타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오히려 275억원 늘어난다고 부연했다. 사료, 축산 사업의 경우 CJ 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이 2조4917억원, 영업손실 864억원을 냈다. 주요 사업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서 수요 부진으로 판가가 고꾸라졌다.

CJ 제일제당 자회사인 CJ 대한통운도 지난해 매출이 11조7679억원으로, 전년(12조1307억원) 대비 3% 떨어졌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802억원으로, 전년(4118억원)보다 오히려 16.6% 증가했다. 글로벌 교역량 감소로 매출은 역성장을 그렸으나 미국, 인도 등 전략 국가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또한, 국내에서 택배·이커머스 도착 보장 서비스, 패션·뷰티 버티컬 커머스 물량 확대 등이 수익성을 높였다.

CJ 제일제당은 올해도 작년처럼 식품 트렌드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제품 ‘소바바 치킨’, ‘통새우 만두’ 등이 소비자들에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커머스, 온라인 플랫폼과 같은 DTC(Direct To Consumer) 매출 규모도 전사적으로 키운다. 해외에서는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피자, 만두 점유율을 높이고, 유럽과 호주 등 수출 다변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바이오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스페셜티 품목을 지속 확대한다. 사료, 축산 사업에서는 축산물 가공·유통 등 고부가가치 '밸류체인' 비중을 점차 늘려나간다.

하지만, CJ 제일제당의 높은 차입금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CJ 대한통운 제외 지난해 4분기 CJ 제일제당의 단기차입금은 7조251억원이다. 전년(6조7425억원) 대비 4.2% 불어났다. 인건비, 운반비, 판매촉진비, 광고비 등 판관비를 대대적으로 감축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CJ 제일제당 판관비는 전년(1조2946억원)보다 12.6% 감소한 1조131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CJ 제일제당은 지난달 차입금 상환을 위해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CJ 제일제당 최은석 대표. /사진=CJ 제일제당

CJ 제일제당 최은석 대표. /사진=CJ 제일제당

CJ 제일제당 최은석 대표는 2020년 그룹 수장에 오른 후 지난해 3월 ‘30조 시대’를 열며 재선임됐다. 그는 CJ GLS 경영지원실장으로 근무하던 중 CJ 대한통운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이후 2017년 그룹 지주사로 복귀해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 ENM을 3대 축으로 재편했다. 그러나 대내외 경기 불황 속 여러 차례의 인수·합병(M&A)이 이어지면서 지난 한 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그의 결단력은 CJ 제일제당을 K푸드 선봉장으로 올려놓았지만, 그 만큼의 높은 차입금을 곁들이게 했다.

새해를 넘겨 설 연휴도 지났지만, CJ 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는 아직 깜깜무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 그룹 회장은 앞서 지난달 초 CJ 올리브영과 CJ 대한통운 본사를 찾았다. 그의 공개 행보는 5년 만으로, 공교롭게도 두 회사 모두 지난 한 해 호실적을 그렸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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