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기자수첩] 씁쓸한 소액생계비 대출 흥행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4-10 00:00

[기자수첩] 씁쓸한 소액생계비 대출 흥행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저소득 취약 차주를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의 자금을 빌려주는 소액생계비 대출이 ‘씁쓸한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금리가 매섭게 오르면서 늘어난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높은 물가로 생계를 위협받는 이들은 한 푼이라도 더 빚을 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소액생계비 대출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층의 자금난을 지원하고 소액의 급전을 마련하지 못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없도록 연체 여부나 소득 유무와 상관없이 최대 100만원의 자금을 신청 당일 즉시 대출해주는 제도다.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접수된 소액생계비 대출은 총 5499건, 35억1000만원 규모다. 평균 대출 금액은 64만원 수준이다.

앞서 소액 생계비 상담 사전 예약 접수가 진행된 지난달 22~24일에는 예약 가능 인원의 98%인 총 2만5144명이 신청했다.

사전 예약 첫날인 22일에는 신청자가 폭주해 대출실행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하루에만 주간 상담 가능 인원인 6200명에 대한 예약 접수가 마감됐다.

연 15.9%라는 낮지 않은 금리에도 소액생계비 대출에 대한 수요가 넘치는 건 최근 고금리·고물가, 경기침체로 서민 경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급격한 금리 인상기 속 2금융권과 대부업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신용자나 취약계층이 돈을 빌리기 더 어려워졌다.

갈 곳이 없어진 차주들은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까지 진행된 소액생계비 대출 상담 6871건 중 불법 사금융 신고 및 안내가 이뤄진 건은 786건으로 전체의 11.4%에 달한다. 10명 중 1명은 고금리 불법 대출을 받은 셈이다.

신용도가 낮고 소득이 적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 2만원씩 65일을 상환해야 하는 불법사금융 업체에서 100만원을 일수대출로 빌렸다가 센터를 찾은 사례도 있었다.

소액생계비 대출은 은행권 기부금 등을 토대로 마련된 재원으로 올해 총 1000억원 규모로 공급될 계획이었다. 금융위는 지금과 같은 소진 속도라면 오는 7월께 예산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신청 수요에 금융위는 추가 재원 마련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소액생계비 대출 흥행 현상은 제도권 내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서민이 많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급전 수요는 폭발하는데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이 돈을 빌릴 시장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법정 최고 금리가 낮아질수록 금융사는 대출 문턱을 높이고, 제도권 금융의 마지노선인 대부업체에서조차 밀려나 불법 사채를 이용하는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 최고 금리 인하가 오히려 서민을 제도권 밖으로 밀어낸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02년 연 66%에 달하던 우리나라 법정 최고 금리는 2021년 7월부터 연 20% 수준까지 내려왔다. 금융위는 2020년 11월 법정 최고 금리를 연 20%로 낮출 경우 3만9000명이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문제는 이들이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해 향후 금융시장의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취약계층의 돈줄을 일시적으로 터주는 것은 ‘미봉책’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소액 생계비 대출의 본래 취지인 불법사금융 차단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민간 시장에서 합법적으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법정 최고 금리부터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다케나카 개혁의 성과와 대가: 레소나은행과 다이에이의 구조조정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2002년 10월 발표된 이른바 다케나카 플랜으로 지칭되는 ‘금융재생 프로그램’은 일본 금융시스템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부실 처리를 미루는 관행을 종식시키려는 시도였다. 은행의 자산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부실채권에 따른 손실을 지체없이 인식하도록 한 이 정책은 일본 금융시스템의 부실채권 정리를 본격화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실채권의 손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회복하고 채무기업의 상환 능력을 개선하는 일까지 이루어져야 금융시스템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그러나 부실채권 정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 손실이 드러 2 패트릭윤 한신평 대표 “신뢰 원칙 지키며 변화 대응”···사람 중심 AX로 경쟁력 ‘강화’ “AX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AI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열린 소통으로 임직원의 강점을 살리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패트릭윤 한국신용평가 대표는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전환(AX)에 대한 원칙을 이같이 설명했다.신용평가사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는 기업과 채권에 등급을 부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투자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위험을 분석하고, 그 판단의 근거를 시장에 설명하는 데 있다. 분석 속도가 빨라져도 데이터의 정확성과 판단의 독립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평가의 신뢰를 높이기 어렵다.윤 대표가 추진하는 AX도 이 같은 신용평가업의 특성에서 출발한다. AI를 3 은행의 30분을 탓하기 전에 지난 6일 극적으로 체결된 금융노사간의 합의에서는 내년 4월부터 은행의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업 종료 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하되, 개점 시간을 9시 30분으로 미뤄 대면영업을 6시간 30분까지 줄이는 것이 골자다.오전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는 직장인에게 은행 방문은 이전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점심시간에 다녀오려고 해도 사람이 몰려 대기시간이 늘어지는데다, 준비할 서류가 많거나 상담이 길어지는 업무를 봐야 한다면 결국 반차까지 고민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은행원들이 받는 거액의 성과급과 연봉을 거론하며 ‘고객 불편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득만 챙긴다’는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