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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취임식 불발’ 강석훈 산은 회장…부산 이전·기업 구조조정 가시밭길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6-09 09:37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강석훈닫기강석훈기사 모아보기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임기 시작부터 주요 현안 처리에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본사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첫 출근과 취임식이 불발된 데다 노조와 합의도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본격적인 업무 추진에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산은 노조는 9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강 회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 7일 산은 회장으로 임명됐다. 앞서 강 회장은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 도착했으나 미리 정문 앞에 대기 중이던 산은 노조의 출근길 저지 투쟁으로 건물 진입에는 실패했다. 강 회장은 출근을 반대하는 노조원들과 8분가량 대치한 뒤 결국 외부 임시 집무실로 발길을 돌려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산은 노조는 강 회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노조원들은 “산은 본점 지방 이전 임무를 받고 온 낙하산 회장을 거부한다” 강 회장을 막아섰다. 또 “산업은행 지방 이전을 추진하는 낙하산을 박살 내자”, “정책 금융 말아먹는 낙하산은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쳤다. 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일하려고 왔다. 제가 일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면서 “더 많은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겠다”고 설득했다.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해선 “대화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같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발길을 돌렸다.

강 회장은 이날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과 독대 면담을 갖고 협의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 끝에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취임식도 미뤄졌다. 강 회장은 제19대 국회의원과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역임한 경제 분야 정책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이었다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경제 교사’로 활약했다. 2016년 5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박근혜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맡아 경제정책을 총괄했고 20대 대선 과정에선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본부 정무실장을 맡아 경제공약 설계에 참여했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엔 인수위 정책특별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부터 강조해 온 공약 사항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다. 산은 노조는 “산은의 지방 이전이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반대로 국가 경쟁력만 훼손할 것”이라며 이전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노조는 강 회장 임명 후 성명을 내고 “노동조합은 산은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해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수백, 수천 번을 얘기해 왔다. 대부분의 금융전문가들도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며 “강 회장이 본점 지방이전 미션을 부여받고 올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의 산은 출입을 단 한 발짝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 좀 안다'는 사람이면 모두가 반대하는 본점 지방 이전을 추진할 낙하산의 출입은 결단코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 노조가 부산 이전 공약과 관련해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노사 합의가 이뤄질 때 까지 출근 처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인 만큼 당분간 출근길 대치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권 역사상 최장 출근 저지 사례는 지난 2020년 임기 시작 27일 만에 첫 출근에 성공한 윤종원닫기윤종원기사 모아보기 IBK기업은행장이다. 강 회장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면서 구조조정 현안도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은은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쌍용차 매각,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합병 등 굵직한 과제가 쌓여있다.

앞서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을 위해 현대중공업으로 매각하려 했지만 유럽연합(EU)의 반대로 불발됐다. 쌍용차의 경우 인수 의사를 밝힌 에디슨모터스가 투자계약 인수 대금을 미납해 쌍용차가 지난 3월 인수·합병 계약을 해지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이후 지난달 KG그룹이 새로운 인수 후보로 결정되며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KDB생명 매각도 풀어야 할 숙제다. 산은은 2020년 12월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와 KDB생명 지분 92.73%를 20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했으나 지난 4월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JC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며 대주주 자격 변경 승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의 경우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현재 EU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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