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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미래도전 ③] 최태원 회장, ‘딥체인지’ 글로벌 영토 확장으로 심화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2-02 00:00

환경 등 맞춤형 현지화 한층 강화
AI·바이오 신사업 고도화 심혈

▲사진: 최태원 SK 회장

▲사진: 최태원 SK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이 “바꾸지 않으면 생존도 없다”는 ‘딥 체인지’를 내걸고 추진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이 ‘뉴SK DNA’로 뿌리내리고 있다. 이를 구심으로 SK 각 계열사들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인수합병(M&A)으로 규모를 키운 SK는 그룹을 한데 묶는 문화가 뚜렷하지 않았다.

공기업에서 출발한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극명한 조직문화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SK텔레콤은 각종 내외부 평가에서 수평적인 구조와 혁신을 대표하는 국내 대기업으로 꼽혔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보수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으로 이름났다. 일례로 올해 주총에서는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이 수년에 걸쳐 인터넷·플랫폼·미디어 등 ICT·서비스 업체로 자리 잡기위해 힘쓴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비교적 안정적인 정유사업이 주력인 점이 이같은 차이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소속 그룹이 여러 번 바뀐 반도체 제조사 SK하이닉스가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SK 3축’으로 합류했다.

SK는 ‘따로 또 같이’ 경영을 내세우며 계열사별 개성을 장려했다. 경영관리체계인 SKMS에서도 개정 전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간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 SK 묶는 ‘사회적 가치’

그러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전사 경영 공통목표로 설정한 이후 그룹의 구심점이 생겼다는 평가다. 2016년 SK는 SKMS를 전면 개정하며 ‘이해관계자 행복’을 경영 지향점으로 삼는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그해 최태원 회장은 “서든데스 하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바꾼다는 자세를 임해야 한다”며 ‘딥 체인지’ 원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SK 모든 계열사들은 매출·영업이익 등 재무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올해 딥 체인지 추진 4년차를 맞아 또 한번 ‘깜짝 선언’을 했다.

계열사별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금액으로 수치화해 매년 발표하고, 이를 경영 KPI(핵심평가지표)에 50%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SK CEO들은 임박한 연말인사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에 따른 성적표를 받게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그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방법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머싱러닝과 AI 등 기술로 사회적 가치를 양적·질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SK이노, 정교한 현지화 전략

에너지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숙명적으로 환경오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온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 환경 공정과 관련한 항목에서 1조4275억원 적자가 났다고 평가했다. 같은기간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2조1202억원으로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당시 SK이노베이션 정인보 상무는 “정유·석유화학·철강·전력 등 에너지 기업들은 경제적 가치를 추구할수록 사회적 가치를 훼손한다”면서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리스크라고만 생각했던 환경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늘리고 또 동종업계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 환경 성과를 창출하고,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으로 평가받는 신사업을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회적 가치 창출 역량을 활용해 해외 진출에 나서는 점도 흥미롭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부터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 시작했다. 맹그로브는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갯벌 혹은 바닷가에 서식하는 태생식물로 지구온난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베트남 맹그로브 숲은 아시아의 허파’라고 불린다.

하지만 전쟁·난개발 등으로 인해 전체 면적 중 30%만 남은 상태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대응에 대한 관심 증가로 베트남 정부도 복원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에서 석유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베트남 1위 민영기업 빈그룹에 1조1800억원을 들여 지분을 사들이는 등 현지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 곳이다.

업계에서는 SK의 베트남 진출 전략이 단순히 해외 투자자 입장이 아닌 현지 문제에 직접 개입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린다.

다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소송과 관련해 불거진 인력·기술유출 의혹은 그룹 경영목표 측면에서 부담이 되고 있다.

◇ SK 바이오팜, 신약 기대감 UP

바이오·제약은 지난해 최태원 회장이 밝힌 SK의 ‘5대 육성사업’ 가운데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는 사업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정)’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고 내년 2분기 현지 출시가 예정됐다.

제약·바이오기업이 자체개발한 신약을 개발, 임상, 판매까지 전 과정을 독자 진행한 것은 한국 최초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임상단계에서 해외기업과 기술수출 형태로 R&D 투자부담을 완화한다.

최 회장은 1993년부터 바이오 분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투자했다.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라며 연구진을 독려했다.

최 회장은 2016년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1993년 신약개발에 도전한 이후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 넘도록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왔다”며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미국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직접 담당하여 수익 극대화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와 함께 SK는 AI 기술을 적용해 바이오 신약 물질 발굴·임상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AI 신약개발 스타트업 스탠다임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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