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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공항 면세점 놓고 신라·롯데 ‘전면전’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9-02 00:00 최종수정 : 2019-09-02 08:52

독일 하이네만과 3파전 압축 관심 집중
한발 앞선 신라…세계 2위로 올라서나

▲ 신라면세점과 DFS가 운영하고 있는 창이공항 터미널 내 복충 면세 매장. 사진 = 신라면세점

▲ 신라면세점과 DFS가 운영하고 있는 창이공항 터미널 내 복충 면세 매장. 사진 = 신라면세점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신라, 롯데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담배·주류 판매 사업권을 두고 전면전을 펼친다. 해외 평가에서는 한발 앞서는 신라면세점이 창이공항 면세점을 모두 운영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라, 롯데면세점과 독일의 하이네만 등 3개 업체는 지난달 26일 마감된 창이공항 면세점 담배·주류 판매 사업권 입찰에 모두 참여했다.

창이공항 면세점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공항 이용 여행객 규모는 6560만명으로 인천공항과 두바이공항을 포함한 ‘세계 3대 공항’으로 꼽힌다.

이번 입찰 대상인 담배·주류 판매 매장은 총 2570평 규모로 연 매출은 5000억원대다. 최종 낙찰된 사업자는 내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총 6년간 창이공항의 주류·담배 면세점 사업장을 운영하게 된다.

이 공간은 본래 DFS그룹이 40여년간 운영을 해온 곳이다. 하지만 창이공항 측과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2022년까지 연장 가능했던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에 세계 면세사업규모 2위, 3위인 롯데, 신라 모두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2013년에도 담배·주류 판매 사업권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앞서 업계에서는 DFS 측이 재계약이 아닌 신규 계약으로 조건을 유리하게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DFS는 창이공항의 높은 초기 비용 조건 탓에 이번 입찰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에드 브레넌 DFS그룹 회장은 무디리포트를 통해 “우리의 입찰 불참 결정은 현 창이공항 면세점·담배·주류 판매 사업자로서 사업 환경에 관한 독특한 이해에 바탕을 둔 것”이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는 국제적 맥락에서 담배·주류 판매에 관한 규정을 바꾼 것은, 창이공항에 머무르는 것이 재정적으로 생존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라고 밝혔다.

예상을 깨고 DFS, 듀프리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입찰참여를 포기함에 따라 한국 2개 사업자와 독일 1개 사업자 ‘3강 구도’가 굳어지게 됐다.

해외 매출 목표를 높여 잡은 롯데면세점은 창이공항 입찰에 적극적이다. 입찰 마감 수개월 전부터 이번 입찰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별도로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7조7817억원을 올려 글로벌 2위 사업자로서 위상을 굳혔다. 창이공항 사업권을 접수할 경우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이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불리한 요소도 지니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3년 괌 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성공해 10년 동안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경쟁자인 DFS가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괌 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을 거듭한 바 있다.

무엇보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에서 5년간 4조1400억원의 임차료를 베팅했다가, 과도한 임차료 부담을 못 견디고 2017년 사업권을 부분 반납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은 입찰가 외에도 정성평가를 거친다”며 “롯데면세점의 사업권 반납은 신뢰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하이네만은 세계 6위 면세 사업자로 시드니 공항 면세점 운영으로 국제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시드니 공항 면세점 계약이 2022년 8월 만료를 앞둠에 따라 창이공항 면세점 입찰에 전략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라면세점은 국내에서 롯데면세점에 비해 규모 면에서 밀리지만, 국제 시장 평가에서는 한발 앞선 상태다.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신라면세점은 6조9950억원을 벌어들이며 글로벌 면세 사업자 순위 5위에서 3위로 도약한 바 있다.

신라면세점은 이번 입찰에서 기존 사업자라는 리스크를 꺾고 이례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길 기대하고 있다. 창이공항은 면세점을 갖춘 이래 주류·담배 판매 사업자와 화장품·향수 판매 사업자를 동일한 업체로 선정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는 이런 내부 제한을 없애고 신라면세점의 제안서도 받아들였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2014년 창이공항 면세점 화장품·향수 판매 사업자 선정에서 경쟁 업체를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2022년까지 계약 연장을 하는 등 창이공항그룹으로부터 이미 면세점 운영 역량을 인정받았다”면서 “그간 교류를 이어왔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평가에서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창이공항 면세점 운영의 낮은 수익성과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신라면세점이 입찰가를 어느 수준으로 써냈을지는 미지수다.

창이공항은 신라면세점 해외 매출 1조원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사업장이지만, 영업손익을 따져보면 최대 600억원대 적자(2015년)를 기록한 곳이다. 지난해는 105억원 적자가 창이공항 면세점에서 났다.

임대료 등 부대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사업지 특성은 신라면세점에 부담 요소다.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창이공항그룹이 제시한 이번 입찰 조건만 해도 약 2800만달러에 달하는 초기 계약금과 품목별로 월별 지급해야 하는 추가 임대료 등 비용 제시가 많았다.

이 때문에 유력 후보였던 DFS도 40여년간의 운영 역사를 포기하고 이번 입찰에 불참했다. 업계 관계자는 “창이공항 면세점은 세계 3대 공항이라는 상징성 면에서 매력적이지만, 임대료가 높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면서 “한국 인천국제공항 수준 임대료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은 이번 입찰에서도 합리적으로 운영 가능하다고 판단한 수준에서 입찰가를 썼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입찰에 성공할 시 국내외 유수의 브랜드 제품을 원하는 만큼 매입할 수 있는 ‘바잉 파워’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신라면세점이 창이공항 면세점 운영을 모두 맡게 될 경우 글로벌 순위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와 3위 한 단계 차이를 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매출 격차는 7867억원이다. 창이공항 면세점 담배·주류 판매 연 매출이 5000억원대임을 고려하면, 매출 순위 역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창이공항 면세점 담배·주류 판매 최종 사업자 선정은 올해 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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