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 대출잔액은 17조3487억원이었다. 상반기(17조4470억원)보다 1000억여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2014년 11조20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하다가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11조7691억원으로 9643억원(7.6%) 줄었다.
대부업계는 지난해 2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업체들이 수익성 유지를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신규 신용대출을 대폭 줄였다고 주장한다. 대부업체들은 대신 회수 가능성이 큰 담보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체 대출 유형 중 담보대출 비중은 2017년 23.6%에서 지난해 말 32.2%로 늘어났다. 부실 가능성이 높은 차주에게 대출해주기보다 아예 리스크를 없애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차입금리 낮추기를 통한 비용 절감에도 다급히 나서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업계 전체 자금 조달액 중 사모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7.2%로 전년(13.1%)보다 4.1%포인트 늘었다. 발행 금액은 2조194억원으로 전년(1조4604억원)보다 5590억원 가량 늘었다. 금감원은 대형 대부업체가 타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빌려오는 것보다 금리가 싼 단기 사모사채 발행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업체의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2일 발간한 '㈜리드코프 신용등급 유지 및 KMI 변경' 리포트에 따르면 리드코프는 대부자산 마진율이 0.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리포트에서 한신평은 "소비자금융사업부문 마진율이 한계에 달했다"며 "2019년 1분기 대부자산운용수익률 18.84%, 대출원가율(외부조달비용, 대손발생비용, 모집비용,일반관리비용) 18.77%로 대부자산 마진율이 0.0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형사 중에는 아예 신규대출을 중단한 곳도 있다. 대부업계 1위 산와대부는 지난 3월부터 신규대출을 공식적으로 중단하고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일본계 산와머니가 한국 시장 수익성이 나빠지니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형 대부업체 대부분이 신규대출을 줄이고 기존 채권의 만기만 연장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면서 "대부업체에서 마저 돈을 빌릴 수 없는 차주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