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서지용의 금융산책] 정책금융과 은행의 역할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7-24 00:40 최종수정 : 2017-07-24 01:01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의 금융산책] 정책금융과 은행의 역할
[한국금융신문] 중소기업 의무비율 제도 개선 시급

관계형 금융활성화 위해 제도 필요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지원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우선, 청(廳)단위의 중소기업 지원조직이 부(部)단위로 승격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중소기업 정책부서로서의 정책총괄기능이 제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중소기업 정책조직의 독립성 제고 및 기능강화 차원에서 부서 승격을 수차례 주장해온 필자와 같은 연구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국내 증권업계에도 정책금융지원 강화와 관련된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5개 증권사를 중심으로 발행어음 판매를 통해 조달된 자금 50%가 중소기업 등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에 투자될 전망이다. 이로써, 해외 초대형 투자은행처럼 중소기업에 대한 벤처투자자로서 국내 증권사의 역할 변화도 예상된다.

한편, 그동안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등 금융지원을 주도했던 국내 은행들의 경우 최근 들어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다소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년 5월 발표된 OECD 국가들의 중소기업대출 현황을 다룬 연차보고서(Financing SMEs and Entrepreneurs 2017)에 따르면, OECD 회원국 24개국 중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대출 거부율이 40.9%로 회원국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출 거부율은 OECD 평균수치인 10.2%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동 수치가 가장 낮은 핀란드의 3.0% 대비 약 14배나 높다. 비록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로 인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대출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대출 대비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중소기업대출에 비해 담보확보가 용이한 주택담보대출의 특성이 신용위험을 낮추려는 은행권 대출사업성향에 상당부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2006년 신BIS협약이라 불리우는 바젤 Ⅱ의 시행이후, 2009년 국내 은행권은 고급내부등급 접근법(advanced internal rating approach)을 기반으로 하는 신용평가모형 구축을 완료한 바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은행이 자체산출한 부도시 잔액, 예상부도율, 부도발생시 손실율을 이용해 위험가중치를 은행이 직접 산출하게 함으로써, 차주의 신용수준 평가가 바젤Ⅰ에 비해 한층 세분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의 높아진 신용위험에 대한 민감도와 완충자본(capital buffer) 등 추가적 자본확충을 요구하는 바젤 Ⅲ의 도입은 은행으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중소기업대출 축소를 가져오게 한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차주 위험도가 높고, 거래 당사자들의 보유 정보에 차이가 발생하는 소위 정보비대칭(asymmetry of information)현상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경기수준에 따라 대출이 편중되는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의 양상을 보인다. 즉, 경기확장기에는 예대마진이 높은 중소기업대출을 늘리고, 경기위축기에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신규대출의 축소 또는 기존대출 회수에 주력하는 은행들의 대출행태가 나타난다. ‘은행들이 비올 때 우산 뺏는다’라는 지적도 국내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에 대한 경기순응적 행태를 우회적으로 풍자한데에서 기인한다. 중소기업대출의 경기순응성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함으로써, 고용의 상당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주로 정부의 정책지원 영역으로 분류되고, 정책자금의 집행자 역할은 주로 은행들이 담당해왔다.

특히, 정책금융의 경우 주로 정부가 은행에 자금을 공급하고, 은행의 여신심사를 통해 중소기업에 자금이 지원되는 온렌딩(on-lending)방식으로 일반화된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온렌딩 방식의 경우 은행권에 대한 자본적정성 요건 강화로 인해 국내 시중은행들이 엄격한 대출심사를 통해 우량기업에 한해서만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려던 당초 정책금융의 취지에서 벗어난 면이 있었다.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효과적 정책금융방식을 제시한 연구가 해외저명학술지에 발표된 바 있는데, 해당 연구(A study of effective financial support for SMEs to improve economic and employment conditions: Evidence from OECD countries, Managerial and Decision Economics, 2017)는 OECD국가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효과적인 정책금융지원방식으로서 중소기업대출의 경기순응성 해소와 중소기업·은행간 관계형 금융강화를 제시한다. 즉, 해당 연구는 경제성장과 고용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정책금융지원방식을 정부재원 중심의 지원방식에서 경기순응성 해소와 관계형 금융강화로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동 연구결과는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강화하려는 문재인 정부정책에 주요 시사점을 제시한다. 경기에 상관없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이른바 시장조성자(market maker)로서 은행들의 새로운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책자금을 일부 우량기업 위주로 대출하는 은행의 기존 정책금융지원방식으로는 수혜 중소기업을 확장하기에 한계가 있고, 경기순응성과 정책자금의 중복지원 문제점이 지적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적극적인 중소기업 금융지원의 모습을 보이는 시장조성자로서 은행들의 역할수행을 유도해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은행관련 정책전환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첫째,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중소기업대출의 경기순응성 개선을 위한 동 제도의 효과성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자본규제 강화로 인해 중소기업대출 실행시 체증하는 은행권 신용위험 부담은 저리자금이라는 반대급부 제공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매력적인 유인책이 될 수 없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은행들의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을 통한 저리자금 확보라는 유인이 은행위험 증가라는 부담보다 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이 중소기업금융의 시장조성자 역할을 적극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에 대한 유인책이 좀 더 효과적이다. 자본확충을 위해 은행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정부의 신용보강 지원 및 조성된 자금의 상당부분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하는 정책안 마련이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 사료된다.

둘째, 관계형 금융제도의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정책 개선도 시급하다. 중소기업에 대한 연성정보(soft informat ion)를 가지고 있는 주거래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금융지원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의 전환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 낮은 신용등급, 담보부족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은행들의 대출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의 완화조치 등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기에서 제시된 정부의 은행관련 사전적 지원정책들은 은행이 중소기업금융의 시장조성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끔 하는 주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관리자 기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한국의 먹, 인공지능 시대의 정신이 되다 바야흐로 초지능의 시대다. 전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문명사적 파도 위에 올라타 있다.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믿어왔던 사유와 창작의 세계마저 0과 1이라는 정교한 이진법과 알고리즘, 그리고 방대한 데이터의 질서 속으로 빠르게 치환되는 상황이다. AI는 인간의 목소리를 흉내 내고 단 몇 초 만에 화려한 이미지를 구현해 낸다. 참과 거짓, 존재와 부재가 선명하게 구분되는 디지털의 세계는 명확하고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눈부신 기술의 정점이 가장 오래된 우리의 유산, 바로 ‘먹(墨)’과 여백의 미학을 다시 사유해볼 지점이다. 왜 차가운 반도체와 실리콘의 시대에 다시 먹 이야기일까. 흔히 동아시아 2 엔비디아의 반란군이 엔비디아를 위협한다 - 모어스레드(摩尔线程)의 GPU 대역전 [전병서의 中 첨단기업 리포트⑧] 엔비디아의 전설, 적진을 뛰쳐나오다2020년 가을, 베이징의 어느 사무실에서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조용한 소문이 돌았다. '장젠중(张建中)이 엔비디아를 떠났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핵심 참모 전체를 데리고. 54세의 나이에 엔비디아라는 세계최고의 AI 칩 회사의 부사장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이 남자가 하려는 것은 단 하나였다. 중국 스스로의 GPU를 만드는 것.장젠중은 중국 GPU 역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그는 2006년 엔비디아에 합류해 중국 총경리로 시작, 15년에 걸쳐 글로벌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경력의 소유자다. 그가 엔비디아 재직 시절 이룩한 것은 놀랍다. 중국 독립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3 펀드, ETF처럼 사고 팔 수 없나요? 저는 진작에 알고 있었습니다, 근데 아무도 안 믿더라고요2010년, 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TIGER ETF 사업부를 맡으면서 한 가지 확신을 품었습니다. "ETF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언젠가 ETF가 전통 펀드를 다 잡아먹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꽤 무서운 표현이지만, 그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ETF의 무기는 강력했습니다.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고, 비용은 싸고, 뭘 사는지 매일 공개됩니다. 반면 전통 공모펀드는 어떤가요. 오늘 샀는데 가격은 내일 알 수 있고, 수수료는 비싸고, 운용사가 뭘 사는지는 한참 지나야 공개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굳이 공모펀드를 이용할 이유가 점점 사라지는 구조였습니다.그래서 저는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