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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의 금융산책]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6-19 00:38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

[서지용의 금융산책]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한국금융신문]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K Bank)가 금년 4월초 금융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케이뱅크는 영업을 시작한지 한달여만에 가입자수 25만명을 돌파하는 등 당초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흥행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탄탄한 오프라인의 영업망과 모바일 뱅킹 인프라를 구축한 시중은행들도 케이뱅크의 기대이상 영업성과에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조만간 영업을 시작하는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Kakao Bank)의 출범이 이루어지고, 3호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인공이 구체화될 경우 은행산업의 레드오션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과연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적 시장진입은 이미 완료되었고, 오프라인 영업중심의 기존 은행들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반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넘어야할 산은 아직 많이 남아있어, 케이뱅크의 성공적 시장진입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여부를 점치기 쉽지 않다. 이로써, 우리보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시대를 경험한 선진국들의 성공 및 실패 스토리를 살펴보고,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참고해야할 시사점을 찾아내는 것이 시의적절한 상황이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은 1995년 10월 설립된 미국의 Security First Network Bank(SFNB)이다. SFNB는 영업개시초기 높은 예금금리와 은행방문이 필요없는 거래 편의성을 무기로 영업시작 2년 만에 미국 전역에서 약 5천만 달러 규모의 연간 예금액을 확보했으며, SFNB에 접속하는 일일 인터넷 접속수도 수만 건을 기록하는 등 기대이상의 거센 돌풍을 이어갔다. 하지만, SFNB는 불과 6년만인 2001년 8월, 캐나다의 RBC 은행에 합병되면서 문을 닫았다. 은행 홍보를 위해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과 자금운용에서 문제를 드러낸 결과였다. 또한, 1996년 10월에 출범한 미국의 Net Bank도 출범 당시 은행권 평균 예금금리를 훌쩍 뛰어넘는 파격적 예금금리를 무기로 금융고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Net Bank도 11년만인 2007년에 파산했다. Net Bank는 고비용 예금이자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했는데, 경기침체로 인해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역사에서 사라졌다.

반면, 2000년대에 영업을 시작한 미국의 Charles Schwab Bank, Ally Bank, 일본의 Jibun Bank의 경우 성공적 영업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Charles Schwab Bank는 온라인 증권사인 Charles Schwab이 출자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미국내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의 하나로 성장했다. 또한, Ally Bank는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인 GM이 2004년 출자하여 설립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Charles Schwab Bank와 자산규모 1, 2위를 다투는 대형은행으로 성장했다. Jibun Bank는 통신회사(KDDI)와 은행(BTMU)의 합작으로 2008년 출범한 대표적 일본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 6개월만에 4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는 등 20대 젊은 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SFNB와 Net Bank와는 달리 후발주자인 Charles Schwab Bank, Ally Bank, Jibun Bank가 성공적으로 지속가능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위험자산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SFNB와 Net Bank는 예대금리 마진을 최소화하는 가격차별에 주력했다. 영업초기 신규 고객확보에 성공한 면이 있었지만, 고비용의 예금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저신용자 위주의 고수익 대출로 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택함으로써 불가피하게 신용위험 증가를 초래하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영업초기 시장신인도가 낮아 자본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증가는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Return on Risk Weighted Asset)의 감소를 초래한다. 즉, 이익창출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위험부담이 여유자본의 확보를 어렵게 함으로써, 금융시장변동 및 거시경제위기 등 외부충격에 취약한 재무적 특성을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Charles Schwab Bank의 경우 모기업의 증권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부가적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낮은 예금금리 지급의 한계를 극복했으며, 저비용으로 조달된 자금을 고신용위험의 대출상품보다는 국공채와 자산유동화증권 등으로 운용했다. 상대적으로 위험관리경험이 부족한 신용위험보다는 관리에 강점이 있는 시장위험을 부담하여, 위험수준 대비 비교적 높은 수익을 창출하였다.

둘째, 전속시장(captive market)을 활용한 특화상품 영업에 주력한 점이다. 통상적으로 출범초기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예금연계형 대출상품판매 등 관계형 금융에 강점이 있는 기존 시중은행에 비해 고객 유치에 한계를 보인다. Ally Bank의 경우 신규고객 유치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는 대신 모기업의 핵심비즈니스와 연관된 전속시장을 활용하여, 자동차 구입고객 위주로 오토론, 리스서비스 등 특화 금융서비스를 통해 안정 수익기반을 확보했다.

셋째, 특정 타겟(target)고객을 선정한 점이다. Jibun Bank의 경우 출자기업인 통신분야의 고객특성을 감안하여 고연령층 고객보다는 20~30대의 젊은 고객을 타겟으로 선정하고, 모바일 중심의 비대면 결제서비스 제공에 주력했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인터넷전문은행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선진국 성공사례의 시사점을 토대로 국내시장 여건에 부합한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우선, 금산분리를 지향하는 국내 금융제도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위험부담을 늘리지 않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수익원 발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즉, 증자가 쉽지 않은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여, 위험자산의 비중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케이뱅크 및 카카오뱅크가 통신사 등 다양한 주주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전속시장을 활용하여 각 업종별로 세분화된 특화 금융서비스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저금리 기조, 금융기관들의 자산운용 위주의 겸업화 경향을 감안하여, 저축과 투자가 병행될 수 있는 고수익 하이브리드형 상품, 비용절감형 혁신 상품개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영국의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 Wise)의 해외송금서비스는 혁신 상품개발의 좋은 예이다. 트랜스퍼와이즈는 물리적 해외송금과정을 거치지 않고, P2P 플랫폼에서 개인간 해외송금 수요자와 공급자를 매칭시키는 해외송금의 국내송금으로의 전환과정을 통해 송금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예대금리위주의 가격경쟁력이 아닌 비이자수익 창출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 상품 개발능력을 핵심역량으로 갖춘 인터넷전문은행이야말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지향해야 할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의 모습인 셈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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