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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의 금융산책] 카드수수료도 관치?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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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5-15 01:07 최종수정 : 2017-05-15 01:32

▲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금융신문]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른 카드정책과 관련해서 카드사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신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관련 정책으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 및 중소가맹점 기준을 각각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고, 우대수수료율도 일정부분 낮추는 방안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초부터 영세 및 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0.7%p 인하되어 시행된 지 불과 1년여 만에 정부의 우대수수료율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다시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2012년 7월, ‘新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는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 영세가맹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을 결정한다는 시장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율의 결정의 원칙은 이미 실종된 듯하다. 오히려, 정부가 필요한 시점에 일방적으로 수수료율을 인하 한다는 전격 발표로 인해 수수료율 산정의 논리적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은행, 보험업에서는 금리 및 수수료, 보험료의 자율화가 진행되는 등 관치금융에서 탈피하여 금융권의 자율을 강조하는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데, 유독 신용카드업에서는 시장가격인 가맹점 수수료율 결정과정에서 관치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신용카드시장 참여자들의 이해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는 점이다. 영세가맹점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의 추가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카드사들의 경우에는 카드업 존폐가 우려될 만큼 수익성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영세가맹점을 배려하는 정책은 십분 이해가 간다. 하지만, 무턱대고, 신용카드시장의 주요 가격중의 하나인 가맹점 수수료율 결정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 우리보다 신용카드 역사가 앞선 미국, 유럽의 경우에도 가맹점 수수료율 결정에 정부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시장 비효율성을 제거하려고 노력한다. 즉, 카드사들의 지나친 수수료율 인상 등 가격횡포에 맞서 소비자 또는 가맹점 스스로 집단손해배상 청구가 손쉽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반독점법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카드사들의 가격담합을 통한 수수료율 인상 가능성을 통제한다. 무엇보다 가맹점의 협상지위를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 정부정책의 무게감이 쏠려있다.

미국은 지난 2010년 7월에 발효된 금융개혁법인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의 일부조항인 더빈 개정안(Durbin Amendment)에서 가맹점 수수료율에 영향을 미치는 정산수수료율(참고: 정산수수료율은 비자 및 마스터 등 브랜드 카드사와 카드발급사간의 협의를 통해 결정되며, 해당 수수료율은 가맹점이 전표매입자에 지급하는 가맹점 수수료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침)이 합리적으로 산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즉, 정산수수료는 거래건당 21센트로 하며, 거래금액 대비 최대 0.05%를 넘지 않도록 하는 상한제가 제시되었다.

또한 적격비용에 승인, 청산, 결제비용, 네트워크 관련비 등이 포함되고, 카드회원의 부가서비스 비용은 제외토록 함으로써, 카드회원에 대한 혜택비용이 가맹점으로 전이되는 것을 법으로 규제하였다.

영국의 경우에도 정산수수료율 결정에 있어, 정부의 직접 개입보다는 경쟁법 위반 여부의 관점에서 판단함으로써,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인상 가능성을 억제한다. 더욱이, 2015년 시행된 영국의 소비자권리법(Consumer Rights Act, 2015)은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율 일방 인상에 가맹점이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법적근거를 제공한 바 있다. 해당 법은 집단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위해 소송참여자를 별도 모집할 필요없이 탈퇴여부만 확인하게 함으로써, 소송절차가 간편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였다.

가맹점 수수료율 논쟁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新정부가 추진해야 할 다음의 2가지 정책방향을 제언한다. 첫째, 신용카드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해소 및 영세가맹점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기존 규정개선 및 법적보완장치의 마련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정한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의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지급수단에 따라 가격을 차별할 수 없도록 한 현행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해당 규정들은 영세가맹점의 가격협상력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가맹점이 판매가격에 따라 카드의무수납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가맹점 수수료율 범위내에서 부분적으로 가격차별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현행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영세가맹점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 선진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간소화된 집단소송제, 강화된 소비자보호규정, 가맹점 수수료율 상한선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전표매입시장의 독점화 경향을 시급하게 해소해야한다. 가맹점의 전표매입 선택권의 강화 차원에서 전표매입시장의 경쟁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전표매입자로서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장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전표매입자간 시장경쟁이 강화될 경우, 가맹점은 수수료율이 저렴한 전표매입자를 선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수수료율의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율이 결정될 수 있도록 정부의 간접적 시장 통제기조와 정책보완이 효과적이라 사료된다. 앞서 언급한대로 현행 규정의 개선, 집단소송 간소화 제도 등의 도입, 전표매입시장의 독점화 경향 해소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정권교체, 경기침체 등 굵직굵직한 정치경제적 이벤트가 생길 때마다 가맹점 수수료율 결정 논란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오랜만에 금융업 전반에 걸쳐 불고 있는 자율경영의 바람이 신용카드 산업에도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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