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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서민특성 맞게 중층구조 확립해야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0-05-26 21:37

대상 선정·자금 상환방식 형평성 훼손 우려

공공성과 리스크 중 하나만 제한해야 바람직

정책금융, 경제활동 능력 없는 서민층 제한

외국계 금융회사가 국내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의 공공성 의식이 약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서민이 금융서비스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서민금융 문제는 경제의 양극화가 고착되면서 경기상황에 무관하게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경기부양을 위한 일시적 정책금융 지원 등은 서민금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따라서 정책금융을 통한 서민금융 지원 및 선진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 김동환 정찬우 이재연 선임연구원은 ‘서민금융체계 선진화를 위한 정책금융의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을 살펴봤다.

◇ 지원의 중복성·형평성 등 문제점 내포

이 보고서는 현행 서민금융 지원체계는 사업주체의 다기화, 정보공유 부재 등으로 인해 지원의 중복성, 형평성 등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 정책 및 제도별로 추진 주체가 다르고 수혜자에 대한 정보 공유가 제한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동일인에 대한 중복지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유사한 성격의 사업에 대한 과다지원이나 필요 사업에 대한 과소지원이 이뤄지면서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질 개연성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김동환 선임연구원은 “유사한 지원사업 간에도 지원대상자의 자격 및 지원요건이 상이해 수혜자 선정의 일관성과 지원자금 상환방식에 있어서 수혜자간 형평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도권 서민금융기관은 취약한 영업기반 담보대출 확대 등 공급측면의 제약요인이 있어 서민금융시장의 수급불일치는 대부시장의 과도한 성장을 유발하면서 서민층을 부채의 함정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찬우 선임연구원은 “서민금융기관은 여수신 중심의 단순한 수익구조, 저신용·저소득층으로 제한된 고객기반, 고금리 여수신 구조로 인해 은행, 보험사와 달리 신용도가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자산운용이 불가능하고 높은 신용위험을 감당할 여력이 고갈됐다”며 “서민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소액신용은 성격상 소액·다수로 대출이 이뤄지는 관계로 많은 거래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서민들에 대한 신용대출은 외환위기 이후 담보대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줄어들었다.

서민 및 저신용기업의 자금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제도권 금융기관의 신용공여는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서민들은 과거의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부채를 지는 부채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한 일시적 지원은 효과가 제한적이고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으며, NGO의 경우 운영경비 등의 문제로 지원실적이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이재연 선임연구원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는 일시적으로 자금 등을 지원할 수 있지만 어는 정도 지속적, 안정적인 금융서비스가 필요한 서민금융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곤란하다”며 “특히, 창업지원자금의 경우 정부가 재원을 마련하지만 최종 지원자 결정 및 회수책임을 맡는 상업금융기관은 부실화를 예방하기 위해 높은 신용도와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상업원리에 의해 작동되는 경쟁적 서민금융시장은 금리, 자금조달, 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 시장 실패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민금융시장의 실패를 보정하기 위해서는 서민금융기관의 신용위험 경감을 위한 특별장치를 마련하거나, 만약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금리, 자금조달, 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정책금융과 상업금융 협조해야

이 보고서는 정책금융은 공공성과 리스크가 동시에 높은 영역이지만 둘 가운데 하나의 높은 영역만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개발시대에 요구되던 개발·설비금융 수요는 줄어드는 대신 향후에는 신기술 인력 에너지 지역개발, 환경보호, 기술 인력의 전직, 중소기업 영세 서민대책 등 새로운 유형의 정책금융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들은 대개 공공성과 리스크가 높은 영역으로서, 공공성과 리스크가 동시에 높은 협의의 정책금융 영역은 정책금융기관이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둘 가운데 하나가 높거나 리스크 평가가 곤란한 광의의 정책금융 분야는 정책금융기관과 상업금융기관이 협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공공성이 높은 분야로는 지역 및 사회개발, 환경보호, SOC 확충, 인력 개발 및 전직, 재해 및 불황의 복구, 산업 및 기업의 구조조정, 영세 소상공 및 신용불량자 등 서민금융 지원, 유동화 시장 육성 등을 들 수 있다”며 “리스크가 높거나 리스크 평가가 어려운 분야에는 미래 성장동력산업 육성, 신기술 에너지 개발, 우주 항공개발, 남북경제협력, 벤처기술력 평가 및 상용화, 혁신형 창업기업 육성 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민금융은 공공성이 강하고 일정부분 리스크를 동반하는 광의의 정책금융 영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책금융기관과 상업금융기관의 협조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민금융이 상업금융기관에 의해 수행될 수 있는 조건은 리스크와 수익의 관계가 명확해 가격책정이 가능하고 사업성이 있을 것, 상업금융기관에 의한 위험부담이 가능할 것 등이라고 분석했다.

서민금융은 두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기 어렵거나 부분적으로밖에 만족하기 어려운 분야로 정책금융기관에 의해 전담되거나 정책 금융기관-상업금융기관간 협조하에 지원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 정부 실패 억제하면서 시장실패 최소화해야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서민금융을 지원할 경우 정부실패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가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이나 정보 등의 측면에서 뛰어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의 개입이 시장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

즉, 정부실패는 시장실패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잘못된 진단과 처방으로 정책수행에 필요·충분한 자금이 적재적소에 공급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사업이나 조직이 유지되고(즉, 자원배분의 비효율성), 특정 집단에만 유리한 사업이 수행되는(즉, 소득분배의 불공정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정부 실패를 일정 수준이하로 억제하면서 시장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서민금융 지원을 담당할 정책금융기관간 연계를 강화하고 정책금융기관-상업금융기관간 협조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제도권 소액신용대출 활성화로 대부시장 축소 도모

이 보고서는 서민층의 특성에 맞게 지원대상, 지원주체(정부, NGO, 정책금융기관, 상업금융기관)간 중층구조를 확립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정부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제공되는 서민금융은 경제활동 능력이 없는 서민층으로만 제한해야 한다는 것.

정책금융기관은 NGO, 신용회복위원회나 자산관리공사 등에 자금지원, 부실채권 매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도권 상업금융기관을 지원해 소액신용대출 등 서민금융을 활성화하고 대부시장 축소를 도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책금융공사, 기은, 기보 및 신보, 중진공, 농수축협중앙회, 우체국금융 등의 설립법, 업무방법서 등에 명시적으로 서민금융 지원 근거 규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일본의 사례와 같이 서민금융의 범위를 일본 JFC와 같이 사업자금과 생활자금 등으로 대분류할 수 있다는 것.

정책금융기관간 서민금융 지원 자금의 조달 및 운용 등에 관한 MOU를 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정책금융기관들을 정책금융지주회사로 통합해 직접투융자, 신용보증 등의 원스톱 지원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책금융-상업금융기관간 서민금융 지원에 관한 전대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민금융 전대제도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관계금융 기능을 강화하는 상업금융기관에 대해 전대자금 지원조건 등을 우대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지원대상 서민금융의 종류를 저소득층에 대한 긴급생활자금, 지역활성화자금, 환경 및 생활위생 개선자금 등 공공성이 높은 자금과 창업자금, 초기 주택마련자금 등 리스크가 높거나 평가가 어려운 자금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공성이 높은 자금 가운데 신속지원이 필요한 자금은 가능한 자금가용도 우선의 대출을 중심으로 정책금융기관이 직접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속지원이 불필요한 자금, 리스크가 높거나 평가가 어려운 자금은 상업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지원하고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해 부분보증을 제공함으로써 제도권 금융기관의 소액신용대출 활성화와 대부시장의 축소를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서민금융 영역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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