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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속 빈곤’ 크라우드펀딩, 질적 성장 시급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4-03 01:04 최종수정 : 2017-04-03 11:30

업체·투자주체 쏠림…수익성 적신호
수수료·세금·소득공제 등 개선 필요

‘풍요속 빈곤’ 크라우드펀딩, 질적 성장 시급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도입된 지 1년이 넘어가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에 대해 규제 완화 등 변화의 목소리가 높다. 시장 외형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업계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에 ‘KRX스타트업마켓(KSM) 전매제한’이 해제된다. 크라우드펀딩 주식은 1년간 예탁결제원에 보호예수 및 전매가 제한됐으나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전매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거래소 측은 이번 전매제한 폐지로 인해 소액투자자들의 투자금 중간 회수가 가능해져 재투자로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전혀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문을 연 KSM은 4개월간 파리만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거래량 4주, 거래대금은 108만원이라는 초라한 성적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지난해 1월 25일부터 시행됐다. 2016년 261건의 펀딩이 진행됐지만 성공한 프로젝트는 120여개로 성공률은 46% 가량이다. 현재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는 14개 업체로 와디즈, 오픈트레이드 등의 업계 상위권 업체들에만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확보한 자금은 200억원 가량이지만 중개수수료는 5% 수준으로 업체들이 벌어가는 금액이 많지 않다. 적자가 나고 있는 업체들도 적지 않으며 이로 인해 폐업을 고려하는 업체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에 선정된 증권사들 중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이외에는 이렇다할 플레이어들이 참여하고 있지 않다.

두 증권사들의 최근 펀딩 성공률 역시 50%대 수준이며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 등은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다. 업계 자체의 파이가 커지는 것은 좋지만 수수료율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상위 1~2위 업체인 와디즈와 오픈트레이드에 펀딩 금액의 70% 가량이 몰려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측은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가 퇴출되는 것은 금융당국이 어쩔 수 없는 시장의 논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투자자들에 대해선 보호 논리를 강하게 제시하며 업체들에 관해선 다르게 해석하는 것은 이중논리”라고 꼬집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몰려있는 투자주체도 문제다. 지난 1월 금융위는 1년간 크라우드펀딩 투자자 중 개인투자자 비율이 93%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준으로도 이는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지난 3월 한달간 크라우드펀딩 총 투자자는 1224명으로 이중 일반투자자가 1160명에 달한다. 크라우드펀딩 참여자는 개인투자자와 적격투자자, 전문투자자 등 3등급으로 구성된다. 이는 적격투자자와 전문투자자에 대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일반투자자는 벤처기업에 연간 최대 500만원을 투자할 수 있으며, 적격투자는 연간 투자한도가 2000만원으로 이마저도 지난 2월에 늘어난 금액이다. 전문투자자는 투자 제한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의 애초 목적이 일반개인투자자들의 시장참여로 인한 자본시장 선순환이긴 하지만 적격투자자의 투자규모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한다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 업계는 실용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업체 한 관계자는 투자광고 및 홍보에 대한 개편과 연말정산 시 받는 소득공제도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관계자는 “벤처기업이면서 창업 3년 이내의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적용되는 소득공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스크가 큰 대상에 투자하는 만큼 거래세나 양도소득세 등을 감면하거나 면제해주는 펀딩 활성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을 금융의 관점이나 투자의 관점에서만 봐선 안 된다”며 “자본시장의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담당기관끼리 의견 교환이 안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산업부, 금융위, 중소기업청,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다양한 기관들과 관련이 있기에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정확한 콘트롤타워가 시급해 보인다라고 의견을 냈다.

지난 2월 중기청은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 중개업체에 혜택을 주며 금융위와 펀딩 업체들과 불협화음을 낸 바 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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