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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이 나를 알아본다”…거실까지 들어간 건설AI 신기술 [AI기술 대전]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16 05:00

DL·GS·롯데건설, AI 도입 ‘진화한 주거ʼ
차세대 AI스마트홈, 편의와 윤리의 균형점은?

▲ 미래형 커뮤니티 허브 ‘Welcome Concourse’ 투시도. 사진제공 = 롯데건설

▲ 미래형 커뮤니티 허브 ‘Welcome Concourse’ 투시도. 사진제공 = 롯데건설

[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집에 거의 다 왔습니다. 지하주차장 출입을 준비할까요?”

차량 내비게이션의 알림과 동시에 아파트 주차장 차단기가 자동으로 열린다. 지정된 구역에 주차를 마치자 세대 내부 조명이 하나둘 점등된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설정된 온도로 난방이 가동 중이며, 공기질 센서는 실내 오염도를 감지해 환기 시스템 작동 여부를 묻는다. 거실에 앉아 “조명 20%만 밝게 해줘”라고 말하자 실내 조도가 즉각 조정된다.

과거 상상 속 미래 주거의 모습이었던 ‘인공지능(AI) 라이프’가 실제 아파트 단지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집 안 깊숙이 들어오면서 건설사들이 구현하려는 스마트 주거 환경은 단순한 가전 제어를 넘어 주차장과 단지 공용부, 그리고 거실까지 유기적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홈 기술은 단순한 ‘기기 제어’ 중심에서 ‘생활 데이터 기반 서비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스마트폰 앱으로 조명이나 가전을 원격 조작하는 홈네트워크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가 거주자의 생활 패턴과 실내 환경 데이터를 학습해 주거 공간을 스스로 관리하는 ‘지능형 스마트홈’ 단계로 올라섰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대형 건설사들의 차세대 주거 플랫폼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DL이앤씨와 GS건설,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음성 인식 인프라와 실시간 에너지 관리, 지능형 보안 시스템을 결합한 독자적인 AI 플랫폼을 앞다퉈 도입하며 주거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AI 기반 주거 플랫폼을 통해 ‘생활 패턴 학습형 스마트홈’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가전을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거주자의 일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거 환경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기능은 에너지 관리와 생활 편의 자동화다. 시스템은 거주자의 귀가 시간이나 조명 사용 패턴, 실내 온도 변화 등을 분석해 냉난방과 조명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예를 들어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 실내 온도를 미리 조절하고 조명을 켜두는 방식이다. 반대로 외출 상황이 감지되면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줄이는 절전 모드로 전환된다.

실내 공기질 관리도 스마트홈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환기 시스템을 자동으로 작동시키고, 공기질 상태를 거주자에게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마트 주거 기술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DL이앤씨는 이 같은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주거 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AI 주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생활 환경 관리와 에너지 절감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스마트 주거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GS건설 역시 AI 기반 스마트홈 기술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음성 인식과 홈네트워크를 결합한 스마트 주거 서비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GS건설의 스마트홈 시스템은 음성 명령을 통해 조명과 난방, 커튼 등 다양한 주거 설비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거실에서 간단한 음성 명령만으로 조명을 조절하거나 난방을 설정할 수 있어 생활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에너지 관리 기능도 강화됐다.

시스템은 가구별 전력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에너지 소비 패턴을 보여주고, 효율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전력 소비를 줄이고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은 여기에 실내 환경 관리 기능도 결합하고 있다. 공기질 센서를 통해 미세먼지와 온습도 등을 측정하고 환기 시스템과 연동해 실내 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한다.

최근 미세먼지와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기능은 스마트홈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보안 기능 역시 스마트홈 기술의 중요한 영역이다. GS건설은 단지 출입 관리와 세대 보안 시스템을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계해 보안 수준을 높이고 있다. 방문자 확인과 출입 기록 관리 등 기존 홈네트워크 기능을 디지털 기반으로 고도화한 형태다.

롯데건설이 스마트 주거 개념을 IoT 기반 가전 제어를 넘어 주거 공간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핵심은 지하 공간 특화 설계 개념인 'LIVEGROUND'다.

LIVEGROUND는 'LIVABLE UNDERG ROUND'의 합성어로, 기존 주차장 중심의 지하 공간을 주거동과 커뮤니티 시설을 잇는 생활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골자다.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INTG와 공동 개발했으며, 통합 드롭오프 공간인 'Welcome Concourse'와 드라이브스루 공간인 'Park and Ride' 두 구역으로 구성된다.

Welcome Concourse는 차량 승하차 공간과 로봇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로, 생활 로봇이 짐을 차량에서 커뮤니티 라운지까지 옮겨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선큰 구조로 자연 채광을 확보해 단지 내 마당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으며, '2025 굿디자인 어워드' 공간·환경 부문 우수 디자인으로 선정됐다. Park and Ride는 지상 티하우스와 지하 카페를 자연스럽게 연결한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드라이브스루 서비스와 연계해 단지 진출입 시 커피를 주문·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건설은 LIVEGROUND를 향후 수주 단지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며, 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스마트 주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주거 상품 경쟁의 기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입지나 평면 설계, 커뮤니티 시설이 주요 경쟁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디지털 기반 주거 서비스가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 미래형 스마트홈의 일상. 사진제공 = AI생성 이미지

▲ 미래형 스마트홈의 일상. 사진제공 = AI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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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AI 기반 스마트홈은 장기적으로 주거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이 주목하는 분야다. 주거 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 관리, 생활 서비스,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마트홈 기술이 확대될수록 데이터 관리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홈 시스템은 거주자의 생활 패턴과 실내 환경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을 통해 개인 데이터 수집과 활용 기준이 규정돼 있다. 스마트홈 서비스 역시 이러한 법적 기준에 따라 데이터 수집 목적과 활용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주거 기술이 확산될수록 데이터 관리 기준과 보안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술 발전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스마트홈 산업의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AI가 집 안으로 들어온 시대, 건설사들이 그리는 스마트 주거의 미래는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동시에 생활 데이터가 축적되는 공간으로서 주거 환경의 특성을 고려한 데이터 관리 기준 역시 함께 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결국 차세대 주거 경쟁은 기술 혁신과 데이터 신뢰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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