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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짜 ‘자질 갖춘’ 보험설계사가 필요한 시점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9-16 00:00

▲사진: 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보험 기자로 현장에서 뛰기 시작한지 대략 2년이 다 되어가지만, 파고 들자면 여전히 어렵고 복잡한 것이 보험이다.

보험에 대한 기사를 쓰느라 온갖 어려운 용어를 조사하고 공부해야 하는 기자에게도 한없이 어려운데, 일반 소비자들이 보험에 느끼는 막연함과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어려운 보험을 소비자에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줘야 하는 것이 보험설계사의 의무다. 물론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험사들 역시 최적의 요율과 보장을 탑재해 좋은 상품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이렇게 나온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해줘야 하는 것이 바로 보험설계사의 역할인 것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보험 산업은 기형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일부 설계사들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고객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고액의 보험을 판매하는 등의 폐단이 발생하며 불완전판매가 양산됐다.

그런가하면 설계 과정에서 일부 설계사들이 고객에게 충분한 설명조차 제공하지 않으면서,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잡음이 발생하며 보험사들이 비난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일도 비일비재해졌다.

그 결과 보험 산업의 신뢰도 자체가 바닥을 치며, 어느덧 우리나라에서 ‘보험은 무조건 믿을 수 없고 불필요한 것’이라는 인식까지 생겨나고 만 것이다.

물론 이러한 폐단들을 오롯이 설계사와 영업 현장만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와 지점들의 무분별한 설계사 리쿠르팅과 실적 중심 영업이 보험 신뢰도 저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험설계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전문적인 ‘금융 컨설턴트’라기보다는 동네 미용실이나 카페 등에서 지인 영업을 중심으로 하는 ‘보험 아줌마’의 이미지가 강하다.

보험사들이 이들에게 ‘FP(파이낸셜 파트너)’나 ‘FC(파이낸셜 컨설던트)’ 등 금융 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부여하려 해도 본질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이와 관해 보험업계에 종사하는 한 고위 관계자는 “90년대부터 소위 말하는 ‘경력 단절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설계사 일에 뛰어들게 되고, 리쿠르팅을 담당하는 업계 종사자들도 이들을 대상으로 설계사 모집에 나서다보니 현재와 같은 모습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형성된 이미지가 보험 설계사들의 신뢰도 저하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보험설계사 인구수는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와 독립보험대리점(GA) 설계사를 합쳐 약 40만여 명으로 나타난다.

한편 3억 여명의 인구수를 지닌 미국의 보험설계사 수는 약 50만여 명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인구수 차이가 약 6배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보험설계사는 지나치게 많은 편으로 느껴진다.

오는 2022년 다가올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은 보험업계가 송두리째 뒤흔들릴 수 있는 거대한 변화로 인식되고 있다.

필자는 어쩌면 이 변화가 마치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등장한 타노스의 ‘핑거스냅’ 능력처럼 설계사들이나 영업 채널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미 일부 보험사들은 IFRS17에 대비해 비용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영업지점이나 설계사 수를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들어가고 있다.

대면채널을 대체할 온라인채널(CM)의 약진은 설계사 감축 움직임을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가망고객들이 줄어들면서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 8월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발표한 보험 사업비·수수료 개편안 역시 설계사들의 생존에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보험 영업을 둘러싼 환경이 눈에 띠게 악화되고 가혹해짐에 따라, 앞으로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저능률 설계사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경향은 보험업 전체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옳은 방향으로의 변화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변화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이상 무분별한 리쿠르팅이나 지인 영업으로 근근이 버티는 설계사가 아니라, 진짜 ‘금융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갖고 고객에게 필요한 보험과 금융 정보를 전해줄 수 있는 전문성 있는 고객의 ‘보험 파트너’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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