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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업 다각화 제자리 걸음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7-29 00:00

부동산신탁·인터넷은행 고배…전략 ‘삐걱’
IB 집중확대 성과 가시화 시차 발생 불가피

▲사진: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진: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이현 키움증권 대표의 수익 다각화 전략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 초 야심 차게 추진했던 부동산신탁업과 인터넷은행은 연이어 고배를 마시면서 멈춰섰다. 브로커리지 중심의 사업구조 탈피를 위해 투자은행(IB)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즉각적으로 실적 견인차 구실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587억원으로 81.48%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부진했던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이 개선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PI 부문은 전분기 547억원 적자에서 올 1분기 순이익 76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또 우리은행 보유지분(4%)의 배당금 수익 176억원과 연결 대상 투자조합 및 펀드 평가이익 219억원도 반영됐다.

그러나 2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키움증권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한 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95.9%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645억원으로 전년보다 18.66% 축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1분기 호실적에 기여했던 PI 부문이 다시 부진세로 접어들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던 PI 부문 손익이 국내 증시 악화에 따라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 익스포져에 따른 운용부문 부진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선전했던 주식 운용부문이 2분기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부진할 전망”이라며 “기존 효자 부문이었던 PI가 수익 안정성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프랍 운용 특성상 태생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2005년 이후 14년째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16%) 1위 자리를 지키는 등 위탁매매부문에 대한 수익의존도가 높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구조는 국내 증시가 침체된 상황에서 실적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리테일 강자로만 승부를 보기에는 수익성 한계가 있는 만큼 IB와 트레이딩 강화 등 체질개선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키움증권은 시황 의존적인 브로커리지 비중을 낮추는 등 수익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당초 부동산신탁업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사업 추진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현대차증권·마스턴투자운용·이지스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맺고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초 발표한 예비인가 명단에 키움증권 컨소시엄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출사표를 던졌으나 이 역시 예비인가에서 탈락했다. 키움증권은 KEB하나은행, SK텔레콤, 롯데멤버스 등 28개사가 주요 주주로 구성된 키움뱅크를 꾸려 지난 3월 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접수를 마쳤다. 키움증권이 최대주주(지분율 25.63%)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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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준비해왔다.

지난 2017년에는 일본 인터넷 금융그룹인 SBI홀딩스와 금융업 전반에 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다각적인 사업 방안을 모색해오기도 했다. SBI홀딩스는 일본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SBI스미신넷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당시 업계는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온라인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시 고객 유치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가 기존의 브로커리지 또는 금융상품 판매로 업셀링(up-selling) 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금융위원회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제출한 예비인가 신청을 모두 불허했다. 외부평가위원회는 키움뱅크에 대해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기존 금융회사인 키움증권에 은행을 더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던 만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은행을 만들어 금융혁신을 주도한다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를 완벽히 만족시키지 못한 게 약점이 됐다. 금융위는 올 3분기 중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공고를 다시 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을 다시 추진하더라도 자본 투하로 인해 오히려 키움증권 본업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흑자 전환하려면 여신 8조원이 필요한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 8% 원칙에 따라 자본 1조원이 필요하다”며 “키움증권 지분율(25.63%)을 감안하면 2563억원은 써야 한다. 그 전까지는 계속 이익결손금이 누적되면서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DGB금융지주가 내놓은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다.

지난 4월 초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 매각 본입찰에는 키움증권·키움자산운용 컨소시엄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뱅커스트릿, 무궁화신탁 등 3곳이 참여했다.

키움증권은 조선·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강점이 있는 하이자산운용을 인수해 대체투자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당시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우리금융지주의 불참으로 키움증권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더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매물은 홍콩계 사모펀드인 뱅커스트릿PE에게로 돌아갔다.

이 가운데 순항하고 있는 수익 다각화 전략은 IB 집중 강화가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IB 부문 역량 강화 차원에서 조직을 세분화하고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우선 작년 연초 투자금융팀을 부동산금융팀·인수금융팀·투자금융팀 등 세 개 팀으로 쪼개고 기업금융팀도 1·2팀으로 나눴다. 같은 해 8월에는 기존 IB 사업본부를 기업금융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로 분할했다. 이달 초에는 구조화금융본부 내 인프라투자금융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들어 해외 대체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최근 처음으로 해외 인프라에 자금을 태웠다.

키움증권은 국내 및 독일 보험사와 함께 스페인 Q에너지가 운영하는 스페인 내 태양광 발전소 아홉 곳에 대한 대출채권을 인수하기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대출채권 총 규모는 2800억원이다. 키움증권과 국내 보험사가 각각 1000억원과 400억원을 사들이고 독일 보험사가 140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키움증권은 대출채권을 총액 인수한 뒤 국내 기관투자가에 재판매(셀다운)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IB 본부 순영업수익은 1분기 153억원, 2분기 182억원, 3분기 174억원으로 등락하다가 4분기 355억원으로 크게 불었다.

올해 1분기에는 240억원으로 지난 4분기보다 소폭 줄긴 했지만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56.8% 증가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리테일 시장의 확대에는 한계가 있고 트레이딩과 IB 손익이증가하고 있어 종합증권사로 성장하는 과도기라고 판단한다”며 “인터넷은행 재추진을 통해 혁신적인 사업 모델 제시하는 등 중장기 성장 동력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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