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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 “그룹 IB 야성 살린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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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7-01 00:00 최종수정 : 2019-07-01 11:28

조직 정비 혁신기업 초기 투자
매년 15% 성장 잠재력 틀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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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지켜보면 알겠지만 신한캐피탈은 향후 몇 년간은 지속해서 성장할 겁니다. 내정자 기간 동안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판단을 해보니, 우리 회사는 매년 15% 성장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상하면 과속이고, 그 이하면 우리 성장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거죠.”

허영택 사장이 신한캐피탈의 ‘IB 야성’을 살리기 위해 조직 혁신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한국금융과의 인터뷰를 가진 허 사장은 “신한캐피탈은 성장 역량과 잠재력이 있다”고 진단하며 그가 가진 회사의 비전에 대해 역설했다.

◇ 그룹 내 글로벌 전문가, “신한캐피탈 성장 가능성 충분”

허영택 사장은 신한 내에서 글로벌 전문가로 통한다. 1987년 신한은행에 입행하면서 시작된 은행 경력 32년 중 절반인 16여년 동안 해외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풍부한 글로벌 경력 덕분에 해외 금융사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일하는지, 어떻게 접근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신한캐피탈은 2015~2016년 당시 투자했던 선박금융과 육류담보대출 부실사고 여파로 순이익이 급감했지만 2017년부터 부실 자산 리스크관리에 집중했다. 이때의 부실 채권은 현재 대부분 정리된 상태다.

지난해엔 회사 최대 순이익(1034억원)을 거두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허 사장은 회사가 향후 몇 년간 매년 순익이 1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신한캐피탈의 성장 동력으로 ‘원 신한’을 꼽았다. 계열사간 협업체계를 강조하는 신한금융은 다양한 형태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그룹&글로벌투자금융(GIB), 고유자산운용(GMS), 글로벌 등 매트릭스 조직을 구축했다.

눈여겨 볼 점은 협업별로 회사의 역할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IB(투자은행) 업무를 담당하는 GIB에서 신한캐피탈은 주로 초기 기업 투자를 담당한다.

허영택 사장은 “우리 회사는 초기투자, 브릿지론, 매자닌, 에쿼티 투자를 해주고 금투는 구조화 금융, 은행은 중기대출, 생명은 장기대출 등을 한다”며 “이런 것들이 전체 스트럭쳐(체계)가 되고 강력한 풀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했다.

신한캐피탈은 그룹 내 초기 기업 투자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올해 1분기에도 GIB 덕을 톡톡히 봤다는 설명이다.

신한캐피탈의 올해 1·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6.8% 증가한 456억원이었다. 1분기 성적표에서는 유가증권과 투자부문 성적이 주요했다. 올 1분기 유가증권 배당금과 손익은 34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59.3%를 차지했다.

회사의 성장 동력에 있어 직원 역량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허 사장은 신한캐피탈 직원들의 딜(Deal·투자처) 분석과 심사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중이다.

여기에 ‘신한’에서 일한다는 로열티가 더해져 회사와 직원들의 성장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원 신한 체계와 직원 역량을 잘 활용하면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내정자 선임 이후 숨가빴던 6개월

“회사에 오고 나서 대출 모집인(벤더사)들을 쭉 만났어요. 모집인들이 얘기하기를 회사 창립 이래 캐피탈 CEO 만난 건 처음이래요. 과연 리테일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사람들이 현장에서 어떤 애로 사항이 있는지 만나서 확인해봤습니다. 다 만나봤더니 ‘아 우리가 너무 딱딱하게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현장의 의견을 바로 피드백 해주고 실행하고, 그러다보니 리테일이 그동안 죽어있었는데 지금 살아나고 있어요. 그 뿐만 아니라 이전까지 리테일 부분이 B2C였다면 이제는 B2BC, 도매형 리테일로 방향을 잡아가면서 수익성과 실적 개선을 이룬거죠.”

지난 3월 말 취임한 허 사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발로 뛰며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대출 모집인이란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고 대출 고객을 끌어오는 사람과 법인인데, 회사와 대출 수요자 사이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신한캐피탈은 투자금융이 강점이긴 하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전세자금, 스탁론, 중도금 대출 등의 리테일 부문의 상품도 갖고 있다.

올 1분기 리테일금융 부문의 영업이익은 115억8200만원으로 전년(76억원) 보다 52%가 늘어났다. 허 사장이 리테일 부문 성장에 시동을 걸었기 때문에 그의 본격적인 성과가 나오는 2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성과 연동 인센티브 시스템을 만들었다. 직원들이 조직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열심히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성과 시스템을 명문화하면서 지난 3월부터 처음 시행했다.

조용병 회장이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에 긍정적인 신호를 준 것도 힘을 더했다. “우리 회사는 IB회사로 보면 돼요. 우리 회장님께서 ‘IB 야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시스템이 확실히 돼야 한다’고 하셨어요.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은 회장님이 가이드를 많이 해주신 셈이죠. 이렇게 만들어진 제도를 활용해 연초에 아끼지 않고 실행한 것입니다. 사실 운이 좋았죠.”

허 사장은 회사의 ‘IB 야성’을 살리기 위해 ‘캡(투자 한도)’을 벗겼다. 이전까지는 투자처가 아무리 좋아도 10억원 이상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사안에 따라 10~100억원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도를 늘려놨다.

한도를 넘어가는 딜이라면 일단 신한캐피탈이 가져와서 셀 다운(재판매)하는 식이다. 이러다 보니 이전까지 약했던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협상 교섭력)’가 서서히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장이 들고 있던 권한을 부사장과 본부장들에게 위임해 직접 의사결정하게 하는 ‘책임경영제도’도 도입했다.

각 부에서 필요한 인원이 있다면 알아서 채용하고, 대출 심사와 진행을 결정하는 여신 권한 등을 실무에 위임하고 사장에게 결과만 보고하는 체계를 만드니 프로세스가 빨라졌다.

그는 “본인들이 판단하기에 자원을 투입해서 그에 걸맞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다양하게 시도하라며 권한을 줬다”며 “인사를 예로 들면, 와보니까 ‘사람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들어서 채용하는 권한을 본부장에게 줬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경쟁사 중 가장 빠른 의사결정체계를 갖췄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임직원들이)처음에는 머뭇머뭇하고, 계속 사장실로 보고서를 갖고 들어왔어요.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했어요. 사고 치는 건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의사결정을 내리면 내가 절대 번복하지 않습니다. 대신 의견은 주지요. ‘다음번엔 다른 방법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면서요. 그래야 자신 있게 의사 결정할 수 있죠. 다만 평상시에 전략에 대한 내 생각과 철학을 많이 얘기합니다.”

이전보다 유연한 조직이 됐지만 그렇다고 마냥 자유로운 것만은 아니다. 여신 조건과 실행 여부를 각 실무진이 결정하되 ROA(return on assets·총 자산 이익률)는 맞추게 했다.

‘A건의 금리가 낮게 책정됐다면 다음 B건은 조금 더 높게 하는 식’으로 업무가 조정됐지만 이익률을 달성해야 하니 ROA가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조직의 효율성과 성과를 모두 얻은 것이다.

◇ “한국 금융은 ‘갈라파고스’, 국내 한계 벗어나야”

“저는 한국 금융을 ‘갈라파고스’라고 불러요. 한국의 금융은 글로벌과 상당히 다릅니다. 해외에 있으면서 우리나라 금융사와 다른 나라 회사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고 느꼈죠. CEO가 되고 나서 그때 내가 생각하고 느꼈던 경영 철학들을 (회사에) 적용하고 있어요.”

허 사장은 한국의 금융 환경을 ‘갈라파고스’라고 부른다. 때문에 그는 임직원들에게 ‘타 경쟁사를 벤치마킹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허 사장이 은행 글로벌을 책임지던 시절 함께 진출한 시중은행의 영업 전략을 보지 말고 현지 은행을 보라고 강조했던 것과 같은 의미다.

그는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이었던 당시 베트남 현지인을 지점장을 보임하고 전결권을 주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한국인 주재원을 보내서 해외 사업을 하는 방식에서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당시에도 허 사장이 한국 본사에서 해당 권한을 위임받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신한 식’ 해외 영업 전략의 초석을 닦은 결과를 낳았다.

그가 캐피탈 경영자로 와서도 ‘손익 비교는 하되 타사가 뭘 하는 지 관심 갖지 말라’는 이유는 남들과 같이해서는 국내 금융사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어서다.

그는 임원들의 시각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일본과 중국 상해로 벤치마킹을 다녀오게 했다. 글로벌 회사 어떻게 하고 있고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시찰하고 오라는 의미에서다.

허 사장은 앞으로 매년 직원들을 해외 연수 보낼 생각이다.

국내 캐피탈의 영업 환경에 대해서는 “점점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캐피탈사는 굉장히 다양한 영업을 하는 데 반해 우리는 틀에 갇힌 부분이 있다”며 “점점 규제가 심해지고 있어 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한두 개만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면 모델에 충격이 왔을 때 회사 전체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캐피탈사)들이 뭘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일갈했다.

여러 부분에서 자산의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회사가 위기에 치우치는 것을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균형된 포트폴리오를 강조한다.

그러나 다른 캐피탈사들이 해외에 발을 들이고 있는 것과 달리 신한캐피탈은 직접적인 해외 진출까지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내달 중 글로벌투자부를 만들어 국내 투자에 쏠린 자산 포트폴리오를 해소할 생각이다.

현재까지는 GIB를 통해 글로벌 딜을 진행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할 때 회사가 국내 자산과 글로벌 자산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허 사장은 현재 2% 수준인 글로벌 투자 자산을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 전반적 사내 프로세스 재구성

신한캐피탈은 200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 근무하고 있어 아직 주 52시간 적용 대상 기업이 아니다. 본격적인 적용은 내년 1월부터지만 PC오프제와 탄력근무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문서로 하던 업무는 태블릿PC를 활용한 스마트데스크로 옮겨왔다. 그러면서 ‘페이퍼 리스’를 위해 사무용지 구입 예산을 점차 줄여 아예 없앨 계획이다.

허영택 사장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는 ‘워크 다이어트’도 있다.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 임직원들에게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예컨대 임원회의 자료 수정 권한을 모든 부에 주고 관련 부서가 직접 파일에 접근해서 자기 것만 수정하게 만들어 더욱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또 일선에는 아직 수작업하는 업무가 많아 제한 없이 전산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회사의 미래성장동력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아끼지 않는다.

“워크 다이어트는 연수 시간을 늘리려고 하는 겁니다. 임직원들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키우려고 합니다. 우리 직원들이 그동안 일이 너무 빡빡해서 미래를 준비하고 고민할 시간이 없었어요. 이건 회사의 전체 역량을 깎아 먹는 거거든요. 회사에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사고’예요. ‘이 정도면 된다’고 스스로 한계를 두는 거죠. 이전에 있었던 선박금융 부실로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들이 위축됐는데, 시선을 높게 하고 야성만 잘 살려낸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습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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