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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대율 규제로 예수금 조달 경쟁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1-29 00:00 최종수정 : 2018-01-29 06:32

예금금리 상승 압력 일시적 영향 예상
시중·지방銀 차이…NIM 수익성 촉각

은행 예대율 규제로 예수금 조달 경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금융권 자본규제 개편안 중 예대율 규제가 은행 간 예수금 조달 경쟁 압력 요인이 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높이고, 기업대출은 가중치를 낮춰 예대율을 계산하는 내용이다. 당장은 방어할 만한 수준이지만 은행 별로 순이자마진(NIM) 하락 우려도 나온다.

◇ ±15% 차등 규제로 가계대출 봉쇄

금융위원회가 최근 자본규제 개편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같은 ‘손쉬운 영업’에 안주하면서 가계대출 규모를 크게 늘렸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자본규제 개편안에 따르면, 은행 예대율 산정 때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15% 하향 적용하도록 했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9월 기준 시중은행 평균 예대율이 98.1% 로 가중치 ±15%를 적용하면 예대율이 99.6%로 상승한다고 추정했다.

조사한 시중은행 중에서는 100% 규제 기준을 소폭 초과하는 은행도 나왔다. 90%대로 예대율 규제 기준에 근접한 것을 고려하면 다른 은행들도 충분히 여유있는 수치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예대율이 100%를 넘는 은행의 경우 대출 자산 위축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시장에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특히 새로운 예대율 규제로 계산하면 가계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시중은행의 경우 예대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반면, 기업대출이 많은 지방은행 예대율은 오히려 하락해서 대조됐다.

이같은 결과는 지방은행들이 한국은행 규정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60% 이상 지원해야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45% 수준이다.

또 금융위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초과하는 고(高)위험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현행 35~50%에서 최대 두 배 수준인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가계대출 비중이 큰 은행의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떨어진다. 은행에 추가적인 자본확충 부담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이번 자본규제로 은행권의 평균 BIS 자기자본비율이 0.14%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 조달비용 상승…규제 준수는 이상무

은행권에서는 “예대율 가중치 조정으로 예금금리를 좀 더 주거나 기업 대출금리 좀 더 낮추라는 요구가 수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가중치의 차등 적용은 일시적인 조달 수요의 증가를 동반해서 조달시장의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예대율 규제에 대해 6개월간 유예기간을 준 만큼 시중은행은 하반기까지 금리 경쟁력이 있는 예금 상품을 내놓고 예수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대출금 감소 없이 현재 예대율(98.1%)을 유지하기 위해서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예수금은 약 1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미 예상했던 수준의 규제 정도라는 점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규제 준수를 위한 조달비용은 높은 확률로 증가되겠지만 예대율 규제 준수 자체에는 이상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대출을 늘릴 때 예대율 관리 부담으로 순이자마진(NIM)을 높이는 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보는 전망도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높아진 예대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예수금을 확대하거나 가계대출을 축소해야 한다”며 “예수금 확대를 위해서는 조달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며 NIM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도입될 바젤3 유동성 규제인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이 현행 예대율 규제와 중복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대출증가 억제효과 등 정책적 측면을 감안할 때 예대율 규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가계대출만 취급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종전의 예대율 산정 방식을 적용토록 하는데 대한 문제제기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에서 기업대출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 은 배제되고 있는 것도 취급 회사 사이에 역차별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예대율 규제를 유동성 규제의 참고지표로 활용하는 방안 등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LTV 60% 초과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조정에 대해서는 추가 자본확충이 거론되고 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위험가중치 상향으로 BIS 비율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또 다른 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리스크 관리 고위 관계자도 “가계부채가 국내적 이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대외적인 면을 본다면 은행들의 BIS 비율이 하락하는 결과로 귀결된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자본규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은행 별 BIS 비율 하락 영향 등을 감안해 위험가중치를 2년 등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보완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높은 LTV 대출을 취급하는 것을 기피하게 되면서 서울이나 수도권 외에 이번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지방권의 경우 주택 수요를 위축시킬 소지가 있다”고 내다보는 은행권 관계자도 있었다.

당장 가계대출 비중이 큰 은행들은 위험가중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해서 은행 수익성에 부담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LTV 60% 초과 대출은 은행권에 많지는 않은 상황으로 은행권 LTV 평균은 45%~55% 수준”이라며 규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자본규제 개편에 따라 금융당국의 기대처럼 ‘생산적’ 기업금융 부문으로 자금 흐름이 옮겨갈 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쟁이 오가는 상황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줄인 것은 예대율 때문이 아니고 리스크를 감안해서 비중을 축소한 것”이라며 “가계와 기업대출에 대한 가중치를 차등화 한다고 해서 기업대출 쪽으로 자금이 크게 움직일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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