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형구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위원장
한형구 예금보험공사 노조위원장은 취임하면서 이 세 가지를 가장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그리고 예금보험공사는 금융감독안정망의 한 축"이라며 "공운법(공공기관운영법)과 경영평가 등은 큰 틀에선 옳다고 볼 수 있지만 예보가 가진 감시기관이라는 특성상 독립성이 우선적으로 확보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형구 노조위원장은 예금보험공사가 일반적인 '공기업'으로 폄훼되는 것을 가장 우려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와 실적내기에만 급급해 정작 본업인 금융업계의 '감시자' 역할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 한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 쪽으로 기울은 배 같다"면서 "시키는 일은 잘하고 해야할 일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를 위해 그는 상임 조합간부들의 행동강령안을 만들었다. 강령안에는 △조합 내 민주주의, △경영진의 조합 집행부 회유 방지, △음주를 강제받지 않을 권리, 음주를 하더라도 2차 술자리 금지, △주류비용은 조합예산에서 지원 불가,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 보호의 원칙을 따르며 조합 본연의 사회적 책무 수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동기별·직군별로 노조 분회를 신설해 수평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 위원장은 "부서별로 있으면 10년차, 15년차 선배 앞에서 후배들은 의견을 말하기가 어렵다"며 이를 해소하려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의 전임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독단적인 임금피크제·성과연봉제 합의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얼마못가 떠밀리듯 사퇴했다.
새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임원들 사이에서는 한형구 위원장이 선거에 나오는 거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는 것이 예보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위원장은 이에 대해 "노조를 협력관계가 아니라 부하직원처럼 여기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10여년 전 노조위원장직을 두 번이나 연임하고 현업으로 복귀한 연륜있는 한 위원장의 '무게감'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그는 공기업의 역할에 대해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귀족 노조'라는 일각의 편파된 시선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한 위원장은 "공공기관은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곳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형구 위원장의 목표는 지난해 도입된 성과연봉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예금보험공사를 정부의 경영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특히 유관기관인 한국은행, 금감원과의 형평성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그의 명함에는 "국민을 진정한 주인으로 섬기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이름보다 크게 쓰여 있다. 한 위원장은 "금융기관의 경영 감시,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정리 등의 역할을 하고 있는 예보가 힘있는 사람들의 입김에 휘둘리면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는커녕 이해관계에만 노출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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