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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한종희 “TV 대세는 QLED지만 OLED도 포기 못해”

정은경 기자

ek7869@

기사입력 : 2023-03-20 00:00

2년전 “OLED 안한다”던 입장 바꿔 신제품 출시
소비자 선택폭 확대해 글로벌 TV 1위 고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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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분명히 말하는데, OLED TV는 영원히 안 한다.”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20년 세계가전전시회(CES) 개막을 앞두고 한 말이다. 당시 그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 삼성전자 DX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한 부회장의 OLED 관련 발언은 2년 만에 깨졌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지난해 북미와 유럽을 대상으로 OLED TV를 내놨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도 10년 만에 OLED 신제품을 내놨다. 영원히 안 한다던 그가 OLED TV를 시장에 다시 선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한 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비자 제품 선택권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OLED TV를 도입했다”라며 “지난해 QD-OLED를 적용한 TV를 첫 글로벌 출시하면서 회사가 설정한 목표 판매치에 근접했다”고 답했다. OLED TV를 선보이자 판매량이 늘었다는 말이다.

삼성이 OLED를 재출시하게 된 이유는 ‘수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라인업에 OLED를 추가했을 뿐인데, 판매량이 늘었다는 건 시장에선 OLED에 대한 소비자들 니즈가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부터 17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금액 기준 글로벌 TV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9.7%로 1위다. 이어 LG전자가 16.7%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OLED 없이 10년간 선두 주자 자리를 지킨 것이다.

점유율은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삼성전자 TV 사업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엔데믹이 본격화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서 소비자들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 이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사람들의 재택 시간이 늘면서 더 큰 화면, 더 좋은 TV로 바꾸려는 수요 급증으로 TV 시장이 전에 없던 호황기를 맞았다가 최근 급전직하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삼성전자 TV 점유율은 2018년 29.0%에서 2019년 30.9%, 2020년 31.9%, 2021년 29.5%를 기록하며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2018년 16.4%에서 2019년 16.3%. 2020년 16.5%, 2021년에 18.5%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LG전자 대표 제품인 OLED TV 판매 확대가 점유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OLED TV 신제품을 처음 선보였지만, 기술 문제와 시장성 등을 이유로 2년 만에 OLED 사업을 철수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OLED는 유기물질을 기반으로 해 번인(Burn-in) 현상이 발생해 TV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번인 현상이란 오랜 기간 같은 화면을 켜두면 화면에 잔상이 영구적으로 남는 현상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OLED 대신 LCD 기반 QLED TV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OLED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어 삼성 입장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시장이 됐다. 2013년 LG전자 홀로 OLED 사업을 시작했지만, 올해 22개 글로벌 브랜드가 OLED TV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OLED TV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지만, 머지않아 대중화할 가능성도 크다. OLED에 집중한 LG전자는 삼성전자 OLED 시장 진입에 대해 “시장의 확대 측면에서 경쟁사가 늘어나는 것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사실 LG전자와 삼성전자 OLED TV에 적용된 디스플레이는 약간 다른 방식이다. LG전자는 W-OLED 패널을, 삼성전자는 퀀텀닷(QD)을 활용한 QD-OLED를 사용한다. W-OLED는 적·녹·청(RGB)소자를 수직으로 쌓아 백색을 내고, 그 위로 적·녹·청·백(RGBW) 컬러필터를 올린다.

QD 디스플레이는 나노미터(㎚) 크기 초미세 반도체 입자를 활용하는데, 입자 크기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색 순도가 높은 청색 소자로 광원을 만들고, 그 위에 QD 입자를 입혀 청색 광원을 적색, 녹색 등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색을 재현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기존 OLED 대비 QD 디스플레이가 번짐이 없고 색 재현율이 높다”는 평가를 했다.

관건은 OLED 단점인 ‘번인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10년간 노하우를 통해 기술력을 발전시켰다고 강조한다. 일각에선 삼성이 글로벌 TV 점유율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네이밍을 무시하긴 어렵다고 본다. 업계에선 두 기업이 10년 전과 같이 서로를 공격하는 마케팅을 이어갈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

실제 LG전자 독일법인은 최근 북미 IT 제품 리뷰매체 알팅스 TV 테스트 중간 결과를 공개하면서 “테스트 시작 2개월 만에 삼성전자와 소니 TV에서 번인 현상이 발생했다”며 그간 삼성이 OLED 단점으로 꼬집은 번인 현상이 삼성 OLED에 나타나고 있다고 공격했다. QD-OLED에 사용된 청색 소자가 백색 소자보다 빛 에너지가 강해 수명이 짧다는 게 그들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비교 제품들 출시 연도와 최대 밝기 등에 차이가 있고, 여러 조건을 통제하지 않아 이를 그대로 인용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 알팅스 TV 리뷰 평가에선 삼성 OLED TV가 9.1점을 받으며 1위를 기록했다.

삼성이 10년 만에 OLED TV를 내놓긴 했지만 여전기 주력은 QLED다. 올해 삼성전자 TV 라인업을 봐도 네오 QLED가 OLED보다 더 상위 버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OLED는 프리미엄도, 중저가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놓여있다. 삼성에 OLED TV는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제품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한 부회장은 “올해는 OLED TV 라인업과 도입 지역을 확대해 전년보다 성장한 판매 대수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도 프리미엄 TV로 QLED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네오 QLED 라인업도 늘렸다. 기존 네오 QLED가 85형·75형·65형·55형·50형·43형이었는데, 거거익선 트렌드에 맞게 98형을 새롭게 선보였다. 삼성은 2023년 TV 라인업 발표 당시에도 “판매가격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선 삼성을 포함한 QLED 금액 기준 점유율이 46.2%”라며 “QLED가 대세”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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