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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일가 ‘안방 비자금’ 실체 드러날까…검찰 수사 본격화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0 16:30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부인 김옥숙 여사 자택과 아들 노재헌 주중대사가 이사장을 지낸 재단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이른바 ‘안방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지난 8월 서울 연희동 김 여사 자택을 비롯해 재단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와 노태우센터, 과거 차명계좌 제공 의혹을 받는 전직 비서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의혹은 2024년 노 관장이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금액이 적힌 ‘김옥숙 메모’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이후 5·18 기념재단 등이 김 여사와 노 대사, 노 관장 등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은 1995년 검찰 수사로 시작돼 1997년 대법원이 추징금 2628억원을 확정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장기간 미납됐던 추징금은 2013년 완납됐다. 다만 당시에도 검찰이 확인한 비자금 외에 김 여사와 친인척이 별도로 관리한 자금이 있다는 의혹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됐다.

이른바 ‘안방 비자금’ 의혹은 이후 김 여사 명의의 자금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2005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김 여사 명의의 시중은행 계좌 2곳에서 총 11억9900만원을 발견했다. 해당 자금은 2002년과 2004년 현금으로 입금된 뒤 별다른 거래 없이 보관돼 있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가족들이 모은 돈을 김 여사 명의로 맡겨둔 것이라고 설명했고, 해당 자금은 미납 추징금 납부에 사용됐다.

2007년에는 국세청 조사에서 김 여사가 2000~2001년 타인 명의로 농협중앙회 보험상품에 210억원을 납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202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해당 자금의 출처에 대해 기업들이 보관하다 넘겨준 자금 122억원, 보좌진과 친인척 명의 자금 43억원, 본인 계좌 자금 33억원, 현금 11억원 등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에는 김 여사의 장외주식 거래 정황도 드러났다.

이번 수사에서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은 김 여사가 2016년부터 수년에 걸쳐 동아시아문화센터와 노태우센터 등에 거액을 출연한 경위다. 5·18 기념재단의 고발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16~2021년 동아시아문화센터에 총 147억원을, 2022년 노태우센터에 5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에서는 이 자금이 과거 노 전 대통령 비자금과 별개의 은닉 재산인지, 또 기존에 확인된 210억원 규모의 차명 보험을 비롯해 김 여사가 별도로 관리해온 자금이 있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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