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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MBK 마키노 인수 제동에...고려아연 논란 재조명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0 15:00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일본 정부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마키노밀링머신) 인수를 막아서며 MBK 6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펀드 투자를 둘러싼 경제안보 논란이 재확산하고 있다.

닛케이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23일 MBK가 마키노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MM홀딩스에 마키노 주식취득 중단 권고를 내렸다. 일본 정부는 마키노의 공작기계가 민간뿐 아니라 군사용으로도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결국 MBK는 이 권고를 받아들여 인수를 포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시도에 사용된 자금이 ‘MBK 6호 펀드’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약 8조 원 규모의 이 펀드는 2024년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고 공개매수를 진행할 때 동원했던 펀드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자동차, 방산,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지탱하는 국가적 요충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핵심 제조 공정들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기도 했다. 관련 법에 따라 이런 기술을 가진 기업이 해외 M&A 대상이 될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거나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MBK가 각국의 경제안보 논란에 연이어 직면한 배경에는 MBK 6호 펀드의 출자자 구성에 중국 자본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 기인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외환투자공사(CIC)는 MBK 6호 펀드에 약 4,000억~5,000억 원을 출자한 주요 유한책임사원(LP)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MBK 김광일 부회장은 지난 2024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전체 약정액 대비 CIC 출자금 비중에 대해 약 5%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CIC는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액 운용과 해외 전략자산 투자를 위해 설립한 국부펀드로 공산당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2013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CIC가 중국 국유기업들과 보조를 맞추며 자원부문에 투자해 왔다”며 “CIC가 미국의 수십 개 상장기업 지분을 매입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CIC의 과거 투자 이력을 보면 자원 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09년 캐나다 최대 광산기업 텍리소스에 투자했을 당시, CIC는 단순 투자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핵심 광물 기업에 중국 자본이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MBK 자체가 중국 사업 비중이 높다는 점도 의심을 사는 부분이다.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작년 국회 증인 채택 당시에도 중국 출장을 이유로 들며 출석하지 않는 등 중국 시장과의 깊은 연관성을 보여줬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고려아연이 중국계 자본과 얽힌 펀드에 넘어갈 경우 핵심 기술이 유출될 위험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MBK는 “CIC 비중은 5%에 불과하며, 나머지 95%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CIC는 다른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에도 참여하는 보편적인 투자자라는 입장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MBK 측이 CIC 출자 비중은 전체 약정액의 약 5%에 불과하다고 해명하더라도 나머지 출자자 구성과 자본의 성격, 특정 국가와의 연관성이 불투명한 것이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펀드의 경우 조세피난처 등을 활용한 우회 투자를 비롯해 여러 단계의 투자기구 또는 법인 등을 경유하여 출자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특정 자본의 최종 실소유자 등을 일반 시장 참여자가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신고서상 MBK 6호 펀드의 법적 소재지가 영국령 케이맨제도에 있는 우글랜드하우스 사서함 309번으로 전해졌다. 케이맨제도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가 조세 효율성과 이중과세 방지 등을 이유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펀드 설립 지역이라는 것이 투자은행(IB)업계 설명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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