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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40% 무제한 요금제 가입...고가 요금제의 함정

이창선 기자

lcs2004@

기사입력 : 2026-01-08 10:50 최종수정 : 2026-01-09 13:54

단통법 폐지에도 통신시장 경쟁 미미
소비자 2명 중 1명 “요금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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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촉진되고 가계통신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요금제 중심의 할인 구조와 복잡한 요금제 설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상당수 소비자는 실제 데이터 사용량보다 과도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시장 변화와 소비자 체감을 살펴보기 위해 2025년 10월 전국 성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이용 실태 및 단통법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요금제 구조와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여전히 높았으며, 고가 요금제 쏠림 현상 역시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제한 요금제 40% 이용…절반 이상은 ‘과잉 요금’

자료=한국소비자연맹

자료=한국소비자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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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4%가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 중 실제 데이터 사용량이 월 100GB 미만인 비율은 54.5%에 달했다. 반면 300GB 이상 데이터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22.8%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95.4GB였지만, 중앙값은 28GB로 나타났다. 이는 일부 대용량 사용자로 인해 평균치가 높아졌을 뿐, 다수의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고가의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연맹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할인과 혜택이 고가 요금제에 집중된 요금제 설계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제한하고 있다”며 “실제 사용량에 비해 과도한 요금을 지불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제공량·실사용량 모두 양극화

자료: 한국소비자연맹

자료: 한국소비자연맹

요금제의 월 데이터 제공량을 살펴보면 ‘무제한’이 40.4%로 가장 많았고, ‘0~20GB’ 31.9%, ‘20~60GB’ 10.5%, ‘60~100GB’ 3.4%, ‘100~200GB’ 11.0%, ‘200GB 이상’ 2.8% 순으로 나타났다. 60GB 미만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 비율은 42.4%로, 무제한 요금제 이용 비율과 유사했다.

이는 낮은 데이터 제공량 요금제를 선택하는 소비자와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로 시장이 양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보면 ‘0~20GB’ 사용자가 44.4%로 가장 많았고, ‘20~60GB’가 18.4%로 뒤를 이었다. 200GB 이상 실제로 사용하는 소비자는 17.9%에 불과했다.

소비자연맹은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소비자와 많은 소비자 간의 격차가 커지면서 평균과 중앙값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수의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지 않는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금제 선택 기준은 ‘가격’…체감은 “비싸다”

소비자가 요금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가격’이었다. 응답자의 57.3%가 가격을 최우선 고려 요소로 꼽았고, 이어 데이터 제공량(27.0%), 결합 할인(12.4%), 부가서비스(2.0%), 음성 통화(0.9%)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이용 중인 요금제의 가격 수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우세했다. ‘서비스 대비 요금이 비싸다’고 응답한 비율은 46.8%로, ‘싸다’(13.8%)를 크게 웃돌았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39.4%였다.

이는 소비자들이 요금제 선택 과정에서는 가격을 중시하지만, 실제 이용 과정에서는 요금 대비 효용이 낮다고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단통법 폐지 효과 체감 낮아…요금 인하 기대도 미미

단통법 폐지 이후 소비자 혜택을 체감하고 있다는 응답은 9.3%에 불과했다. 반면 44.3%는 “체감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요금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 역시 낮았다. ‘요금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2.2%였으며,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은 32.4%로 더 높았다.

특히 소비자들은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시장 혼란이 재발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9.4%는 “혼란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반면,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은 13.3%에 그쳤다.

단통법 시행 기간에도 소비자 피해 지속

소비자 40% 무제한 요금제 가입...고가 요금제의 함정

조사 결과 단통법이 시행되던 기간에도 소비자 피해는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0.5%는 단통법 시행 기간 중 통신 서비스 계약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복수응답)으로는 ‘불투명한 요금제·할인 조건’이 54.6%로 가장 많았고, ‘불필요한 고가 요금제 강요’ 51.7%, ‘지원금 차별’ 45.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단통법 폐지 이전부터 계약 구조의 불투명성과 판매 관행 문제가 반복돼 왔음을 보여준다.

“요금제 복잡·판매처별 조건 상이…정책 개선 필요”

소비자연맹은 단통법 폐지 이후 오히려 고가 요금제에 혜택이 집중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더욱 제한되고, 가계통신비 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비자들은 통신시장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과제로 ▲단말기 가격 투명성(24.5%) ▲요금제 구조 단순화(21.5%) ▲단말기와 요금제의 완전 분리(13.7%) ▲약정 및 위약금 제도 개선(12.8%) 등을 꼽았다.

이는 단통법 존폐 여부를 넘어, 통신요금 구조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소비자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소비자연맹은 “단말기 구매와 통신서비스 이용 계약이 묶여 있는 현 구조에서는 고가 요금제 쏠림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요금제 단순화와 가격·할인 구조의 투명성 강화, 불완전 판매 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미디어·통신 관련 관계 부처에 단말기와 통신요금 분리, 요금제 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과 감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선 한국금융신문 기자 lcs20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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