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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의 이유있는 ‘태세전환’…한미약품 작년 주주수익 돌아보니 [정답은 TSR]

김나영 기자

steami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10 00:00 최종수정 : 2025-03-28 08:20

한미약품 투자자, 오너가 분쟁 때문에 25% 잃었다
‘키맨’ 신동국 회장,23% 넘는 손해 끝에 모녀 지지

신동국의 이유있는 ‘태세전환’…한미약품 작년 주주수익 돌아보니 [정답은 TSR]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나영 기자] 한 회사에 베팅해서 얻은 총 수익은 단순히 주가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주가변동률에 배당수익률을 더한 값을 시가총액으로 나누는 복잡한 공식을 거쳐야 비로소 총주주수익률, 'TSR'을 알 수 있다.

TSR은 단순히 숫자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이는 곧 주주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자 기업의 미래를 엿보는 창이다. <편집자 주>

21.08%와 -20.00%.

한미약품의 2023년과 2024년 총주주수익률(TSR)이다.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의 수익이 2년 새 20% 가량 올랐다 제자리 수준으로 돌아왔단 의미다.

이는 오너가 경영권 분쟁이 지속된 지난해 1년이 주주들에겐 얼마나 소모적인 시간이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분쟁의 변수로 꼽히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측에서 돌연 모녀 측으로 돌아선 것도 추락한 TSR과 궤를 같이한다.

그렇다면 경영권 분쟁 기간 한미약품 TSR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금융신문은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활용해 한미약품 TSR을 산출했다. 분석기간은 분쟁 직전인 2023년 말(종가 기준)부터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예고한 2025년 3월 5일까지다. 이 기간 주가는 35만2500원(2023년 종가)에서 출발한다. 전년 같은 시점 29만8000원이던 것과 비교해 주가상승률이 18.29%에 이를 때였다.

하지만 곧바로 오너리스크가 불거진다. 2024년 1월 12일, 한미약품그룹 오너가는 모녀(송영숙·임주현)와 형제(임종훈·임종훈)로 나뉘어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모녀는 5400억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해결하기 위해 OCI와 통합을 추진했고, 형제 측은 이에 반발하면서다.

3월 말 경,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캐스팅보터였던 신동국 회장이 형제 편에 서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 지분을 41.42% 보유한 지주회사다. 당시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2.15%였다. 신 회장의 지지를 업은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 표대결에 승리하면서 그룹의 경영권도 쥐게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미약품의 TSR은 염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3월 말 기준 회사의 TSR은 -5.53%로 소폭 내려앉은 상태였다.

문제는 그 이후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6월 말 주가는 연초 대비 -23.26% 하락했다. 한미약품의 주주들은 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회사의 배당수익률은 0.10~0.20%에 머물만큼 미미해 주가상승률이 곧 TSR이라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주가에 민감한 건 신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7월 3일, 신 회장은 모녀 측을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주된 이유는 '주가 하락'이었다. 모녀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6.50%를 신 회장에게 매도하고 '3자연합'을 구성했다. 이후 11월 초까진 주가가 다시 회복하는 듯 보였다. 연초에 비하면 TSR은 여전히 -13.05%였지만, 6월 말과 비교하면 13.31% 오른 상태였다.

하지만 11월 형제 측이 3자연합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주가는 다시 요동쳤다.

모녀와 형제 측은 11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서로 고소·고발전 및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으며 진흙탕 싸움을 이었다.

특히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늦어도 2026년 3월까지는 그룹 경영권을 사수하겠다"라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11월 한 달 동안 한미약품 TSR은 -11.09%이었다.

신동국의 이유있는 ‘태세전환’…한미약품 작년 주주수익 돌아보니 [정답은 TSR]
결과적으로 경영권 분쟁의 승리자는 신 회장과 모녀였다. 모녀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와도 손을 잡는 등 백기사단을 꾸려 우호지분을 늘려나갔다. 지난해 12월엔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백기를 들면서 모녀 측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5.00%를 매각하기에 이른다.

결국 지배력을 잃은 임종훈 전 대표는 지난달 14일 수장직을 내려놨다.

경영권 분쟁이 종식돼서야 주가도 조금씩 회복세로 돌아서는 추세다. 임 전 대표가 사임한 날부터 이달 5일까지 한미약품 TSR은 0.77% 올랐다. 경영 안정화와 본격적인 신약 연구개발(R&D)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불면서 투심도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회사는 5일 오너 경영을 내려놓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단 뜻도 밝혔다. 차기 지주사 대표로는 제약바이오 업계 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김재교 메리츠증권 부사장을 내정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작년부터 이달 5일까지 회사의 TSR 변동률은 -24.82%로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5일 기준 종가는 26만2500원으로 지난해 말 28만500원 대비 6.42% 하락했다. 분쟁 종식이 가시화 된 상황에서도 주가는 되레 내린 거다.

올해 한미약품의 TSR 회복은 확실한 경영 안정화와 R&D 성과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회사도 이를 위해 지배구조부터 바꾸는 등 새판짜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26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선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과 새 전문경영인 인사가 이사회에 대거 진입할 예정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를 통해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들을 견제하는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견고히 구축한단 계획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의 여러 이슈들을 극복하고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단단히 구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한다"며 "성과 기반의 혁신을 통해 고객 및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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