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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한국경제 새 성장엔진 되려면

편집국

기사입력 : 2025-02-24 00:00

혁신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방향 도출 필요
법인 참여 확대가 시장의 다양·안정성 강화

▲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올해 들어 디지털 자산이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은 중앙화된 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그와 달리, 디지털 자산은 탈중앙화와 자동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금융 시장의 구조적 전환을 초래하며, 각국 정부와 금융 기관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디지털 자산 친화적인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대통령 취임 이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는 민간 디지털 자산 시장의 자율성을 확대하려는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CBDC 도입을 금지하는 미국의 정책은 중국과 유럽의 CBDC 주도권 강화와도 맞물려 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e-CNY)를 통해 금융 시스템을 국가 중심으로 운영하려 하며, 유럽연합(EU) 역시 디지털 유로를 도입해 금융 안정성과 결제 효율성을 높이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반면,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여러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제출되었으며, 이를 통해 발행과 운영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연동되며, 담보 자산으로 미국 국채가 주로 사용된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량이 증가할수록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며, 이는 달러의 국제적 지위와 수요를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국제 결제와 무역에서 달러 사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며 미국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디지털 자산 친화적 정책을 통해 금융 시장에서 민간 주도의 혁신을 촉진하고,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미 달러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려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디지털 자산 시장은 여전히 강한 규제 속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기술력과 시장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규제 장벽이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가 디지털 자산을 중심으로 금융 혁신을 이루고 있는 만큼, 한국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경제적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경쟁력 회복에 더 큰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따라서 더욱 유연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위원회 가상자산위원회는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법 집행 기관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처분을 허용하고, 일부 비영리법인이 기부 및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매매 실명계좌를 시범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조치는 시장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의 참여가 확대되면 시장의 다양성과 안정성이 강화되고, 세계적 기업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증가할 것이다. 이는 한국 디지털 자산 시장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이용자의 예탁 자산 분리·보관 의무를 강화하고, 가상자산 발행 및 유통에 대한 명확한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1단계 입법은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 거래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기술적 규제만으로는 거래소의 자산 횡령을 방지하거나 파산 시 이용자의 자산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

2022년,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였던 FTX는 내부 통제 미흡과 창업자의 이용자 자산 유용으로 인해 파산했으며, 약 60조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예탁 자산 분리·보관 미비에서 비롯된 사태로, 유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의무 규정이 필요하다. 가상자산 발행 규제 역시 기존의 불공정 거래 방지 중심에서 벗어나, 발행인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발행 및 유통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건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기존의 토큰증권협의회와 디지털자산 인프라협의회에 더하여 블록체인 기업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협의회를 새롭게 발족한다. 스테이블코인협의회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적 발행과 유통을 위한 정책 연구 및 규제 개선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정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협의회는 국내외 정책 및 기술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하여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과 연구 기관이 협력하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규제 당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 방향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자산의 가능성은 무한하며, 지금이야말로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기회다.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규제의 굴레에서 벗어나, 혁신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을 통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주도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적극적인 정책 대응과 혁신적 접근만이 한국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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