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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스코 초호화 별장? 고 박태준 회장이 격노할 일

홍윤기 기자

기사입력 : 2024-02-13 00:00

“직원이 가장 중요” 사택부터 짓던 포철
초호화 이사회·40억대 럭셔리 별장 웬말
현 경영진·사외이사 등 도덕성 도마위에

▲ 홍윤기 기자

▲ 홍윤기 기자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포스코홀딩스 소유 40억원대 초호화 별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현직 회장만을 위한 별장을 회삿돈으로 구입해 재산세까지 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초호화 이사회 논란으로 포스코그룹 경영진 도덕성 문제가 부각되던 상황에서 점입가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초호화 별장 의혹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포스코 창립자 청암 박태준 명예회장이다. 포항제철소 건립 당시 공장 지을 돈도 부족한 상황에서 직원들 사택을 먼저 지은 일화는 유명하다. ‘회사 최고 자산은 직원’이라는 그의 신념 때문이었다. 한 때 포스코그룹이 국민기업이라고 불렸던 이유이기도 하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포스코홀딩스에 회사가 소유한 강원도 평창군 소재 별장 ‘알펜시아 에스테이트’ 구입시기와 목적 등이 담긴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 별장은 포스코홀딩스가 지난 2018년 7월 법인 명의로 매입했다. 전·현직 회장 및 소수 임원만 사용가능한 호화 별장으로 알려졌다. 별장은 387.65㎡(약 117평) 규모 복층 독채 콘도 형태로 매입가는 40억여원 상당이다. 현재 시세는 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경찰은 해당 별장을 사외이사들도 이용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사외이사들 별장 이용은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CEO(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에 소속돼 있어 대가성이 인정 될 수도 있다.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는 설 연휴 이후부터 진행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해당 임원 복지시설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그 외엔 드릴 말씀이 없다. 추후 경찰 조사가 있을 경우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했다.

연이은 초호화 이사회 논란에 이어 초호화 별장까지 문제가 되면서 최정우닫기최정우기사 모아보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경영진은 도덕성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최근 발표된 회장 후보 파이널리스트에서도 그간 유력 후보로 지목되던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 연이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외됐다.

“조상의 혈세로 짓는 제철소다. 실패하면 우향우해서 영일만에 빠져 죽자 ‘제철보국(製鐵保國)’을 우리 인생의 신조로 삼자.”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남긴 말이다. 현재 포스코그룹 경영진 행태에 자주 비견되는 인물이다. 군인 출신으로 원리원칙을 중시하고 엄격함을 지녔던 박태준 명예회장이지만 직원 복지만큼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던 것으로 유명하다.

포스코에서도 그의 이런 행보가 이어졌다. 포항제철소 건립 당시 외국차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사택 건립을 추진했다. 주위 반발 속에서 박태준 명예회장은 금융회사와 정부를 설득해 사택건립을 강행했다. 그것도 임대가 아닌 자가 주택을 직원들에게 나눠졌다. 이로 인해 ‘제철소 건립은 뒷전이고 땅투기 먼저 하느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이에 대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 “직원 생활이 안정돼야 회사가 성장한다”며 사택 건립을 밀어붙였다.

이외에도 직원 자녀 교육을 위해 ‘포항장학재단’을 설립했다. 박태준 명예회장이 닦아놓은 직원 복지 문화는 한동안 유지됐다. 지난 2003년 포스코가 선제적으로 도입한 ‘복리후생카드’ 등이 그런 제도들이다.

박태준 명예회장의 이런 ‘직원 사랑’은 포스코 결실로 이어졌다. 1968년 4월 1일, 대한중석을 모태로 정부가 3억원(75%), 대한중석이 1억원(25%)을 출자해 탄생한 ‘포항제철’은 설립 7년여 만인 1974년 12월 30일 수출 1억달러,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1992년 10월 5일 포스코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같은 날 포스코는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박 명예회장 사퇴를 만류하기로 결의했다. 일반 직원들도 박 명예회장 사퇴를 만류하고 나섰다.

경영진부터 일반 직원들에 이르기까지 박태준 명예회장 퇴직을 만류한 데는 창립 25년만에 세계 3위, 당시 연간 2100만톤 포항제철을 일군 업적도 있지만, 직원 복지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재임 당시 포항제철 주식을 단 한 주도 소유하지 않았던 ‘소유와 경영 분리’에 대한 그의 신념 때문이었다.

지난해 4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및 임원에 지급된 ‘스톡그랜트’ 논란에서도 박태준 명예회장이 거론됐다. 2022년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 복구가 시급한 비상경영체제 하에서 최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6억7000만원 주식이 성과급으로 지속된 터라 논란이 컸다.

지난해 4월 10일, 스톡글랜트 논란과 관련해 박태준 명예회장과 포스코 창립을 주도한 황경로 2대 회장·안병화 전 사장·여상환 전 포스코 부사장 등 원로들은 성명서를 통해 “포스코 정체성을 훼손하는 현 경영진의 진정한 자성을 촉구한다"며 최정우 회장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창사 이래 최초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던 당시 포스코 노조는 서울 현충원 박태준 명예회장 묘소를 참배했다. 당시 노조가 밝혔던 내용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포스코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지 않았고 직원들을 위해 사택단지조성, 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일부 경영진들 배만 불리는 무책임한 경영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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