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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이사] 비금융전문직·사업자와 자금세탁방지

편집국

기사입력 : 2023-11-06 00:00

카지노 대한 금융정보분석원 감독 재구축 필요
디지털 화폐 탄생 계기 관련 제도 시스템 점검

▲ 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이사

▲ 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이사

DNFBPs는 Designated Non-Financial Businesses and Professions의 약자로 비금융전문직종사자와 특정비금융사업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예를 들면, 카지노 사업자, 부동산중개인, 귀금속상,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공증인, 신탁관리인, 골동품상, 미술품상 등이 해당 된다.

여기에 해당되는 사업자나 개인은 원칙적으로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입장이나 현실적으로는 국가별로 그 이행 여부와 시기의 차이는 있다.

FATF는 OECD 산하 기구이며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 관련 국제적으로 통용할 기준을 정하여 공표하는 기구로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등 37개국과 유럽연합집행위원회, 걸프협의회 등 39개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국의 금융감독기관들은 FATF가 공표하는 기준에 따라 실정에 맞게 관련 입법 및 시행령을 제정하여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FATF의 기준에 따라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이용 및 보관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을 제정 혹은 개정하여 지금과 같은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 제도 시행에 있어 국제 표준이나 기준이 필요한 이유는 금융이 글로벌화 되고 디지털화 되면서 금융 거래에 있어 국가 간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지게 되고, 전세계 어느 계좌로든 송금이 가능하게 되면서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국가별 이행 강도(혹은 수준)을 맞출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금세탁방지의 강도가 낮은 혹은 허술한 나라의 금융기관을 통해 불법 조성된 자금이 합법적인 자금으로 둔갑되어 전세계 어디로든 송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중학교 생물 시간에 배운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을 떠 올려 보면 한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가 있는데 이 중에 어느 한 영양소가 부족해 지면 다른 영양소가 아무리 충분하고 좋더라도 그 생명체는 건강을 잃던가 생명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지는 것처럼, 다른 국가 들이 아무리 강도 높게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을 잘 하더라도 그 중에 한 국가가 낮은 자금세탁방지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그 나라의 금융기관을 통해 불법 자금조성이나 자금세탁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 자금이 전세계로 송금되어 테러자금이나 마약 자금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FATF는 자금세탁방지 국제 공조를 위해 필요한 표준과 원칙을 정하여 주기적으로 공표하여 각 국가들이 이 원칙 하에 유사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 및 평가를 하고 있다.

FATF는 각 국의 자금세탁방지 제도 이행 수준 및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국가 상호 평가’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각 국의 제도 이행 수준 및 실태를 점검하여 매년 열리는 FATF 총회에서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9년 1월부터 2020년에 걸쳐 FATF 주관 하에 상호 평가를 수검하였고 그 결과 미국,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중국 등 18개국과 동일한 ‘강화된 후속 점검 (Enhanced Follow Up)’ 등급의 판정을 받았다.

이는 최상위 등급인 ‘정규 후속 점검’(스페인, 이탈리아 등 8개국)에는 못 미치는 결과이며 최하위 등급인 ‘실무그룹 점검대상(ICRG)’(아이스란드, 터키, UAE 3개국) 보다는 나은 평가 결과이다. 평가결과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위험에 대한 이해와 법/제도적 장치를 잘 갖추어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금융정보의 효과적인 이용 및 범죄수익금의 환수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으며, 테러 및 테러자금조달 위험이 낮아 긍정적으로 보았으나, 변호사, 회계사 등 비금융전문직종사자에 대한 자금세탁 위험이 존재하거나 새로이 부상하고 있음에도 아직 의무 부여가 되어 있지 않고, 금융회사 등에 대한 감독 및 자금세탁 범죄에 대한 수사 및 기소가 미흡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DNFBPs 중 카지노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의 감독이 강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카지노 사업자들의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제도 및 시스템에 대한 정비 및 재구축이 가시화 되고 있다.

다만 그 외 DNFBPs 개인이나 사업자들의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관심이나 준비는 의무 부여를 위한 법 개정이나 제도적 준비가 되지 않은 관계로 아직도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변호사의 경우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특금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 될 경우 변호사법 및 변호사 윤리장전에 규정된 변호사의 ‘고객 비밀유지의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 있고 더 나아가 위헌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변호사 비밀유지 1) ‘대상’’의 명확화 2) ‘비밀’ 개념의 명확화 3) 의심거래보고 시 ‘의심’의 개념화 4) 의심거래보고 시의 변호사 보호에 대한 보완 및 이해 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의뢰인의 비닉특권 인정에 대한 범위와 정도 및 사회적 합의를 통한 법제화 또한 선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회계사, 세무사도 유사한 이유로 의무 부여가 미루어지고 있다. 미국 역시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해 변호사들에게 아직까지 자금세탁방지의무 부여가 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사건으로 유명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경우에서 보듯이 예술품의 가치는 상당히 주관적이며 따라서 불법 증여나 자금세탁의 도구로 이용되어 왔고 또 이용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미술품상, 골동품상, 보석상들에 대한 법적의무가 부여되지 않고 있는 것은 시급히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가상자산, 디지털화폐, NFT 등 새로운 재화의 탄생과 그를 통한 자금세탁방지 제도의 끊임없는 진화 등 이제까지 정황 상 FATF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결국 ‘재화의 거래가 일어나거나 그 정보가 다루어지는 모든 곳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여한다.’가 아닐까? 우리 모두가 자금세탁방지 및 그 제도와 시스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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