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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2년차가 쏘아올린 대박 ‘롯데 벨리곰’ [MZ는 MZ가 안다 ① 롯데]

홍지인

helena@

나선혜 기자

hisunny20@

기사입력 : 2022-06-20 00:00

3억 조회 캐릭터·MZ전용 멤버십 직접 개발
미래 경쟁력 위해 ‘신입사원 면접’에도 참여

▲ 롯데슈퍼 MZ세대 MD 사진. 사진제공 = 롯데쇼핑

[한국금융신문]
그들은 카카오톡 대신 인스타그램 DM·디스코드를 쓴다. 네이버 대신 유튜브에 검색한다. 바로 MZ세대들이다. 미래 핵심 고객으로 부상할 이들을 잡기 위한 식품·유통업계 대응이 치열하다. MZ세대 마음은 MZ세대가 안다고,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MZ세대가 담당한다. 식품·유통업계를 주도하는 과감한 MZ세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MZ세대가 기업을 바꾸고 있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기성 세대와 다른 가치관과 소비 행태로 기업을 긴장시키고 있다.

보수적 기업 문화로 유명한 롯데도 그 흐름에 뛰어들었다. 미래 소비 시장의 주축이 MZ세대로 넘어가자 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팀원부터 팀장까지 MZ세대로 구성한 팀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MZ세대에 가장 먼저 집중한 건 롯데홈쇼핑(대표 이완신)이다. 성숙기에 들어선 홈쇼핑 대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롯데홈쇼핑은 2018년 MZ세대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러버덕, 슈퍼문 등으로 캐릭터 마케팅 파급력을 경험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콘텐츠 제작 전권을 MZ세대 직원에게 맡겼다. 이렇게 탄생한 캐릭터가 ‘벨리곰’이다. 벨리곰은 입사 2년차 직원에서 탄생했다.

MZ세대 직원들은 벨리곰 캐릭터에서 기업명을 철저하게 가렸다. 대신 유튜브 콘텐츠를 꾸준히 올렸다. 처음 유튜브 콘텐츠 조회 수는 1만 회가 채 안됐다. 하지만 10번째 콘텐츠 유튜브 조회 수가 9만 회를 넘기며 히트 조짐이 보였다. 이후 ‘벨리곰 몰래카메라’ 영상이 50만 회를 넘기며 ‘대박’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기업명을 가렸다.

벨리곰이 3년 만에 110만 명 팬덤을 보유하고, 누적 조회수 3억 회를 돌파하자 지난 4월 이 회사는 ‘벨리곰=롯데홈쇼핑’임을 드러냈다. 올해는 벨리곰 전담팀을 캐릭터 사업팀으로 승격했다. 팀원도 사내에서 직접 면접을 보고 MZ세대로 꾸렸다.

롯데홈쇼핑은 롯데월드타워 오픈 5주년을 기념해 야외 광장에 벨리곰을 특대형 규모로 설치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샷 성지도 조성했다. 오픈 2주 만에 방문자 200만 명을 돌파하자 전시 일정도 일주일 연장했다. 롯데홈쇼핑은 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타기업, 지자체 등 후속 전시를 계획하는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지난 4월 두바이 브랜드 엑스포에 참가했다”며 “구체적인 해외 진출은 현재 조율 중이고 국내 공공 전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대표사업 부문인 롯데쇼핑(대표 김상현)도 MZ세대 직원이 중심이 돼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 중 롯데슈퍼(대표 남창희)는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아이템전략팀’과 MZ세대 MD(상품기획자)들이 협업해 MZ세대용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팀장까지 MZ세대로 구성된 아이템전략팀은 매주·매월 최신 트렌드를 분석하며 소비자 TPO(시기·장소·상황)에 맞춰 상품을 도입한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무알콜 맥주 수요가 증가하자 기존 무알콜 맥주 상품 종류를 파악한 후, 신상품과 이슈 상품을 추가 도입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탄산 음료가 인기를 끌면 탄산을 강화한 스파클링 막걸리 ‘오늘, 막걸리 한잔하세요’를 내놓는 등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북유럽식으로 연어를 숙성한 ‘그라브락스 연어’와 저칼로리 면을 이용한 누들 샐러드 ‘분짜곤약면’ 등도 MZ세대 직원들이 기획한 상품들이다.

김정열 롯데슈퍼 아이템전략팀장은 “개인 취향이 중요해지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자체 상품 개발이나 단독 상품을 기획하는데 MZ세대 영향이 커졌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MZ세대 직원들이 크게 활약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자체 피자전문매장 ‘피자앤도우’다. 피자앤도우는 롯데마트 그로서런트팀의 28세 유창 MD가 기획했다. 그는 치즈앤도우 12개 매장 전점을 관리하고, 메뉴를 기획한다. 유 MD는 ‘피자 하면 롯데마트 치즈앤도우 피자’를 바로 떠올릴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실제 다른 업체가 운영하던 매장에서 ‘치즈앤도우’로 전환해 운영한 점포 매출이 140% 늘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종로 동묘에서 운영한 팝업 레스토랑 ‘LAN X 830’도 MZ세대 직원들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롯데마트 MZ세대 직원들이 ‘관심급구 프로젝트’를 통해 기획한 이벤트로 오픈 첫날부터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연일 만석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롯데백화점(대표 정준호)은 MZ세대 사원 아이디어로 시작한 ‘와이 커뮤니티(Y Community)’가 MZ 고객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올 1월 공식 출범한 ‘와이 커뮤니티’는 20세부터 35세 고객들을 위한 MZ세대 전용 멤버십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MZ세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35.9%에 달한다. 전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지만 경쟁사인 현대백화점(43.4%), 신세계백화점(40%)에 비하면 아직 적은 수준이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MZ 직원이 낸 ‘MZ전용 멤버십’ 아이디어를 채택해 MZ들의 취향을 반영한 멤버십을 만들어낸 것이다.

‘와이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우수 고객에 상응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롯데백화점 VIP 고객인 MVG 등급 이상 우수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발렛 파킹’ 서비스를 비롯해 매월 2장의 10% 금액할인권과 무료 주차, 음료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호텔 애프터눈 티 세트’ 등 프리미엄 웰컴 기프트도 혜택으로 준비돼 있다.

MZ세대 맞춤 혜택에 ‘와이 커뮤니티’는 유료 멤버십임에도 불구하고 잠실점과 본점 단 두 지점에서 누적 회원수 2000명을 돌파했다. 특히 1기 회원 멤버십 가입 기간 중 구매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약 2배 이상 크게 증가했으며 만족도 조사 결과 약 90% 회원이 재가입을 희망하는 등 큰 호응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와이커뮤니티 멤버십을 만들게 된 배경은 백화점 미래 핵심 고객이 현재 MZ세대이기 때문”이라며 “멤버십 인기는 결국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니즈와 잘 부합해 나온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Z세대 아이디어가 성과로 드러나자 면접관에도 MZ 직원을 배치했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은 최근 신입사원 채용에 MZ세대 사원들을 면접관으로 참여시켰다. 기존에는 실무 10년차 이상 간부 사원들만 면접관으로 참여했는데, 주도적 MZ세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채용 프로세스도 전면 리뉴얼한 것이다. 같은 MZ세대 시각에서 유통업계에 대한 이해와 열정을 지닌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김종환 롯데백화점 HR부문장은 “롯데백화점 미래를 이끌 MZ세대 인재를 선발하고, 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하게 됐다”며 “‘일하고 싶은 롯데백화점’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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