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에서는 특정 산업 경기 위축 여부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지는 지방 저축은행 특성상, 앞으로 더욱 영업을 확대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 위치한 주요 저축은행 중심으로 온라인 투자를 확대하며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에 나서면서 지역 간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 79개사의 총 자산은 118조263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소재 저축은행 23개사의 총 자산은 66조3526억원으로 업계 총 자산의 56.1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경기 지역 저축은행 19개사의 자산 30조2071억원을 더할 시 그 비중은 81.65%로 늘어난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경남 8조1978억원, 대구·경북·강원 2조8075억원, 광주·전남·전북·제주 3조2003억원, 대전·충남·충북 4조6770억원을 기록했다. 지방 저축은행 37개사의 총 자산은 업계 전체의 15.97%에 불과한 18조8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실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1조9645억원으로 이중 60.67%인 1조1918억원을 서울 소재 저축은행들이 차지하고 있다. 인천·경기 지역의 저축은행들도 25.05%인 4921억원에 해당하는 순이익을 시현했다.
서울·수도권 저축은행이 전체 순익의 85.72%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저축은행은 디지털 뱅킹 서비스에 중점을 두며 비용 효율을 개선하고, 중저신용자에게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영업 점포 수는 294곳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304곳)과 비교해 봤을 때 점포 10곳이 문을 닫았다.
저축은행 점포 규모는 2015년 326개 지점을 정점으로 2017년 317곳, 2018년 312곳, 2019년 305곳으로 꾸준히 축소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저축은행이 영업점을 통폐합하거나 폐쇄하면서,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애큐온저축은행은 공덕역과 수유, 강남역, 잠실지점 영업점 4곳을 통폐합해 총 9곳이었던 점포를 6곳으로 줄였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수원지점을 분당으로 통폐합했으며 웰컴저축은행도 일산마두지점과 여의도 지점을 합쳤다. 하나저축은행은 구로디지털 출장소를 폐점했으며, 신한저축은행은 일산지점을 여의도 지점으로 통합했다. KB저축은행은 노원 여신전문 출장소와 금천, 광진 출장소를 폐쇄했다.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한 주요 시중은행들이 점포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영업점들을 통폐합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이 디지털 전환으로 비대면 영업을 활성화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며 “반면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은 경기가 악화되면서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