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은 올해 성장동력의 핵심축 중 하나로 ‘플랫폼 금융’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고객은 플랫폼 내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고 이는 업권의 경계를 무너뜨려 사업간 융합을 촉진시킨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고객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우선 결제와 연계한 플랫폼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지급결제 플랫폼 ‘GLN’(Global Loyalty Network)을 중심으로 아시아 주요국을 공략해 아시아 페이먼트 허브(Asian Payment Hub)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GLN은 전세계 14개국 총 57개사가 참여하는 지급결제 플랫폼이다. 전세계 금융회사,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국경의 제한 없이 모바일로 자유롭게 결제, 송금,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 쿠폰몰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반 전자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금융은 2018년 대만, 태국, 베트남을 시작으로 일본,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홍콩에서 결제 서비스를, 8월에는 일본 ATM 출금 서비스를 개시했다. 올해 중에는 라오스에서 결제와 ATM 현금 인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괌·사이판), 싱가포르, 호주에서도 결제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또 베트남 ATM 출금 서비스를 도입하고 중국과 캄보디아, 인도에서도 결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오픈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플랫폼을 통해 개방형 플랫폼으로의 변환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하나금융은 2018년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오픈 API 플랫폼’을 구축했다.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를 늘려 ‘여행·헬스케어·자동차’ 등 생활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오픈 API는 데이터나 플랫폼을 외부에 공개해 개발자나 사용자가 다양한 서비스와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금융은 모바일금융 앱 ‘하나원큐’를 통해 계열사 연계 플랫폼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작년 8월 기존 하나원큐를 리뉴얼해 추가 앱 설치 없이 카드, 증권, 캐피털, 저축은행, 생명·손해보험 등 관계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나의 앱에서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은행 앱으로 주식을 추천받거나 해외주식을 매입할 수 있고, 가입한 보험을 분석하고 부족한 보장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카드 내역 조회와 카드 신청도 가능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금융권에 큰 화두로 다가온 디지털화의 흐름이 코로나를 통해 더욱 가속화되고 향후 언택트 금융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고객의 다양한 일상생활과 밀접한 플랫폼 금융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플랫폼 사업 생태계 구축으로 금융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전략적 투자 및 외부사 제휴 확대를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지속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일환으로 하나은행은 올해 리스크 관리 및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나은행은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시니어 변호사, SC제일은행 리테일금융 법무부 이사 등을 거친 이인영 그룹장을 외부에서 영입해 본격적인 소비자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하나은행의 소비자보호그룹은 기존 금융소비자보호를 담당하는 ‘손님행복그룹’과 소비자리스크관리를 담당하는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 등 두 개의 그룹으로 확대됐다. 기존 리스크관리그룹이 은행의 위험을 관리해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위험 대비 적정한 수익률 확보를 관리하는 역할인 반면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은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위험을 관리하고 자산규모, 위험 선호도, 수익률을 감안한 최적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지원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