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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나스닥 5% 폭락과 함께 대두된 주식시장과 실물의 괴리 우려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9-04 14:15 최종수정 : 2020-09-0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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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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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간밤 뉴욕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가량 폭락하면서 주저앉았다

시가총액 1위의 대장주 애플이 8.01% 폭락한 것을 필두로 유명 종목들의 주가들이 일제히 큰폭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사태로 각광을 받았던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이 10% 가까운 9.97%, 전기차의 신화를 써가던 테슬라가 9.02% 폭락했다.

세계 주식시장 강세를 선도하던 대표 기술주들인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가도 4% 넘게 떨어졌다.

특별한 악재가 없었음에도 주요 주식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에 시장의 긴장감은 커졌다.

주가 급락의 가장 큰 이유로는 '그간의 과도한 급등'이 꼽힌다.

미국 현지에선 유동성의 힘과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려가던 주식시장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진단들이 많이 나왔다.

■ 예상치 못한 뉴욕 주가 폭락

미국 현지시간 3일 뉴욕 다우지수는 807.77포인트(2.78%) 급락한 2만8,292.73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월 11일 이후 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25.78포인트(3.51%) 속락한 3,455.06를 기록했다. 두 지수는 사흘 만에 반락했다. 하지만 이 지수들보다 더 사람들은 긴장시킨 건 나스닥의 움직임이었다.

나스닥은 598.34포인트(4.96%)나 폭락해 1만1,458.10으로 굴러 떨어졌다. 정보기술주가 6% 가까이 떨어지면서 나스닥의 하락을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5.74% 급락하면서 전방위적인 기술주의 추락 현상이 초래됐다.

경제지표들은 별로 나쁘지 않았다. ISM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8.1에서 56.9로 낮아졌다. 이는 예상치(57.0)를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주가 급락의 핑계로는 부적합했다.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3만 명 줄어든 88만1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해 예상치(95만 명)보다 오히려 양호했다.

갑작스런 주가 폭락에 사람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주식시장의 공포를 나타내는 변동성 지수인 VIX는 26%나 폭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당혹감을 대변했다.

사실 그간 금융과 실물의 괴리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았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런 목소리들이 더욱 힘을 얻었다.

특히 경기는 좋지 않지만 주식시장이 그간 붐업 양상을 보이면서 언택트 산업과 전통산업, 금융산업과 비금융산업 내에서도 괴리가 벌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올해 상반기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수익은 8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직관에 반하는 시장의 붐은 연준의 홍수같은 유동성 공급, 그리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간극 확대로 만들어졌다"면서 "경제는 비틀거리고 있는데 월가는 붐을 이뤘다"고 지적했다.

■ 자성의 목소리와 우려...민스키 모멘트까지 거론

주가가 급락한 뒤 투자자들은 그간 유동성의 힘만으로 올랐던 주가 오름세에 균열이 오기 시작했다는 목소리를 냈다.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고문 엘-엘리언은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을 자각하기 시작하면 주가는 단숨에 10% 더 빠질 것"이라며 겁을 줬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의 태도에 변화가 오면 월가는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부양책 덕분에 유동성만 믿고 저가매수를 했다"면서 "그런 태도는 앞으로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을 고려하게 된다면 시험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월 이후 맞이한 최악의 날 이후 투자자들의 생각이 '펀더멘털을 고려'하는 쪽으로 흘러가면 연이은 주가 폭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가 급락에 놀라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를 거론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이 회자됐던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이 이론은 부채 확대에 기댄 호황이 끝난 뒤 채무자들이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지면 우량 자산까지 내던지는 상황을 뜻한다.

금융시장에선 부채 등으로 만든 유동성이 이끄는 과도한 강세장이 갑자기 고꾸라지는 상황을 표현할 때 민스키 모멘트란 표현이 등장하곤 한다.

RW 어더바이저리의 창립자이자 마켓 전략가인 론 윌리엄은 CNBC 인터뷰에서 "자산가격은 민스키 모멘트로 알려진 급락 직전에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사상 최고치 경신하던 나스닥 폭락하자 FAANG에 대한 우려도 급부상

론 윌리엄은 월 스트리트와 메인 스트리트가 따로 놀고 있었다면서 과도한 차이(divergence)를 문제 삼았다.

코로나 사태와 사회적 불안으로 나라가 파괴돼 가는 상황에서 월가만의 돈 잔치에 의한 강세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기술주들인 FAANGs(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의 움직임은 다른 종목들과도 큰 괴리를 보였다면서 향후 주가지수는 20~30%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간 나스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4차 산업혁명 기대감에 발 맞춘 기술주들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달려가자 관성적인 주식시장 낙관론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순간 나스닥을 중심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많은 주식시장 관계자들이 미국 언론에 출현해 위험을 경고하기 바빴다.

헤지아이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대릴 존스 디렉터는 CNN 인터뷰에서 VIX 급등을 거론하면서 "분명한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 시장은 아주 위험한 순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붕괴의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 그리고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술주들의 주가가 한껏 부풀어 올랐지만, 나스닥의 5% 폭락을 계기로 경계감이 급부상한 것이다.

■ 국내서도 밸류에이션 부담 목소리는 많았는데...

국내 주가지수는 코로나19에 따른 3월의 폭락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3월 19일 1,457.64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는 8월 13일엔 2,437.53까기 뛰어올랐다.

주가지수가 유동성을 밑천으로 단기간에 1천 포인트 가량 급등한 것이었다.

하지만 13일의 고점 이후 나흘 만에 주가는 2,200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다시 오르면서 다시금 2,400선 탈환을 노리고 있었으나 미국에서 들려온 기술주 폭락 소식에 속락했다.

나스닥이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국내 역시 언택트 수혜주나 기술주들 가운데 과도하게 올랐다는 평가를 받은 종목은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도 보인다.

또 최근 주가지수가 2,400선에서 막힌 뒤 과도한 상승 기대감은 금물이라라면서 밸류에이션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수 2,400이면 PBR 1배 수준이며, 실적을 감안하면 주가가 너무 비싼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주가 상승을 막는 빌미가 됐지만 글로벌하게도 위험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하게 코로나 확산세가 제대로 제어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 등은 그간 주가가 너무 오른 데 따른 피로감을 느낄 때가 됐다"면서 "최소한 당장은 변동성 확대에 조심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풍부한 유동성을 밑천으로 여전히 저가 매수의 기회라거나 주식시장 트렌드가 쉽게 바뀐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조언도 적지 않다. 변동성을 감안하되, 하락장 전망을 강화하는 것 역시 무모하다는 주장도 있다.

B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나스닥 폭락 하루만으로 조정의 신호를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당장 6월에도 5.27% 급락한 적이 있었다. 5%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초 후 나스닥은 27% 넘는 플러스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5% 더 하락해도 연초 후 성과는 20% 이상이다. 일단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충분히 설명 가능한 변동성이라고 본다"면서 "최소 3월같은 극단적 하락은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향후 보수적으로 잡아서 10~15% 수준의 조정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동성 등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무시하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이 매니저는 "나스닥이 급락했지만 일시적 충격 후 되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유동성 정량지표 등을 감안할 때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흥분을 가라앉히고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이 고프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화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많다.

특히 청약시장에서 엿볼 수 있는 엄청난 열기는 최근까지 지속되는 큰 관심사다.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 청약에 무려 58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려 역대 최대 기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규모는 지난 6월 말 SK바이오팜의 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이었다.

오는 10일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인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생각 이상으로 뜨거웠다. 1~2일 이틀간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결과 320만주에 대해 총 48억 7952만주의 청약신청이 들어왔다. 경쟁률은 1524.85대 1로 SK바이오팜의 323.02대 1을 압도했다. 국내 IPO 청약 최고경쟁률은 지난 6월 이루다가 기록한 3039.56대 1이다.

그야말로 주식투자 붐인 시대다. 최근 60조원을 넘기도 한 고객예탁금, 여전히 조정이 오면 저가매수하겠다는 열기 등을 전하는 목소리도 접할 수 있다.

C 증권사의 한 주식중개인은 "나스닥이 5% 폭락했지만 여전히 주식투자자들은 못 사서 조바심을 내는 쪽"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 기본에 깔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한 주식 딜러도 "일단 2015년 이후를 보면 10~20% 조정은 자주 반복되고, 5%는 더 많은 횟수로 나타난다. 추가로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5~10% 정도라고 보면 마음이 편할 것"이라며 저가매수자의 편에 섰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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