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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1대 국회에 희망거는 실손보험 가입자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7-27 00:00

▲사진: 유정화 기자

▲사진: 유정화 기자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언제까지 ‘실손보험’ 청구 서류를 직접 챙겨야 할까?”

3800만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릴만큼 대중화된 실손의료보험, 몇몇 대형병원을 제외하곤 보험금을 타기 위해 챙겨야 하는 서류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여러 차례 국회에 제출됐지만, 10년째 제자리 걸음만 반복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실손청구 간소화 도입 진행이 계속해서 진척이 없던 이유는 의료계의 반발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0대 국회서 논의될 것으로 봤지만, 의료계 반발이 워낙 거세 눈치를 본 것 같다”고 했다.

21대 국회에서도 어김없이 실손 청구 간소화 법안이 발의됐다. 해당 법안은 병원과 보험사를 전산망으로 연결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전산망이 연결되면 고객은 병원에서 결제만 하고 이후 절차는 보험사와 병원이 처리하게 된다. 의료비 청구 절차가 한층 간소화되는 셈이다.

의사협회는 환자 정보가 보험사에 제공되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고, 보험사가 가입이나 지급 거부 등 악용할 여지가 있는 이유 등으로 청구 간소화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불편은 ‘현재 진행형’인데 의료계의 입장은 완고하기만 하다.

법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되는 이유다.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를 놓고 보험업계와 의료업계 간 팽팽한 대치 구도는 좁혀지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이대로라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계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해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

실손보험 청구에 있어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만 하는 구조로 이에 따른 불편이 많아 소액의 경우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피보험자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다. 적어도 실손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가 진료를 받았음에도 소위 귀찮다는 이유로 청구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보험사들은 주로 질병, 상해 위험을 보장해주는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의료계와 부딪칠 일이 많다. 보험 누수액을 줄이기 위해 의료계와 판판이 공방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 4월에는 대한한의사협회와 보험업계 간 자동차보험 과잉진료를 둘러싸고 공방전을 벌였다. 보험개발원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범으로 한방 진료비 증가를 꼽았고, 한의협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한방치료비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지난해 전체 손해액 증가분 중 13.6%에 불과해 손해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보험업계의 미래 먹거리를 보더라도 의료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보험 분야의 마이데이터 성공은 향후 의료, 유통, 에너지 등 다른 산업 분야로 확장될 수 있어 중요한 과제다. 현재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는 개인의 인적사항과 기본적인 질병정보밖에 없다. 의료법에 가로막혀 의료정보를 활용한 사후 관리가 어렵다. 보험사는 현재 고객의 과거 질병코드를 통해 정보를 파악하고 있지만 해당 정보는 통계청과 보험개발원, 신용정보원에서도 다 확인이 되는 데이터다. 보험사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건강관리를 위한 서비스와 그에 맞는 보험상품을 매칭시켜주는 사전 정보관리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융합 서비스 상품을 기획하는 등 고객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은 의료계와 보험 업계간 선을 긋고 마찰을 일으키기보다는 상생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일이다. 소통 없는 상생은 결코 성립할 수 없다. 의료계는 보험업계와 상생 발전하고 신뢰를 회복해 나갈 수 있도록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나 마이데이터 사업을 두고 의료업계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무엇인가다. 집단의 이익은 그 다음으로 미뤄야 한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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