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김상철의 정책해설–정부는 왜?] 청와대 인사의 의미

김상철

기사입력 : 2019-06-26 11:28

[김상철의 정책해설–정부는 왜?] 청와대 인사의 의미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이 동시에 교체됐다.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은 임명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정책실장은 작년 11월 임명된 지 224일 만에, 경제수석은 작년 6월 임명된 지 360일 만이다. 청와대가 명시적으로 밝힌 경질 이유는 없다. 그러나 평소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 경질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경제상황에 대한 문책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일단 경제 분야의 성적표는 좋지 않은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1분기의 마이너스 성장률은 충격이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데 실업률은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한 재검토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언론의 해석은 이상한 설명이다. 경제 지표가 나아지지 않자 청와대 경제라인에 책임을 물었다는 얘기가 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대통령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정책실장에게 물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경제운영에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은 정책실장이나 경제수석이 아니라 경제부총리다.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에 정작 책임이 가장 큰 사람을 뺀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경제부총리는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이 시키는 대로만 했기 때문에 책임도 묻지 않았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쁜 경제지표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것도 너무 급작스럽다. 지표가 어제 오늘 나온 것도 아니고 하필 지금 이 시기에 갑자기 인사를 해야 할 이유는 아니다.

사실 정책실장은 처음부터 잘못된 인사였다. 우선 원래부터 경제전문가가 아니었다. 교체 얘기가 나온 것도 이미 시간이 좀 지났다. 언론이 지금 새 정책실장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정책 기조를 잡는데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은 아니었다. 정책실장이 경제 정책의 큰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그래서 경제부처를 다잡고 끌고 가야 하는데 사람이 지나치게 신중하고 조용해서 장악력이 약하다는 게 오히려 문제였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정책실장으로 가게 된다는 것도 얘기가 나온 지 오래됐다. 하지만 경제수석은 교체 얘기가 나온 적이 없었다. 그러나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책실장 혼자 내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작년 11월 대통령은 당시 장하성 정책실장을 바꾸면서 김동연닫기김동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를 동시에 교체했었다. 어느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묻는 모양이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달라진 건 이번의 경우는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이라는 점뿐이다. 경제수석은 인사발표가 나기 전 날 오후까지 자신이 인사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인사를 하다보니까 깊은 고민도 없이 임명된 지 6개월도 되지 않은 기재부 차관이 경제수석으로 옮기게 됐다. 정책의 큰 방향은 학자출신 정책실장이 잡도록 하고, 그 정책 방향에 따라 실제 정책 운용을 해야 하는 경제수석은 관료출신 가운데서 뽑되, 되도록 무색무취한 사람을 찾는 건 평소 인사 스타일 그대로다.

경제문제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크게 바뀐 것이 없다. 물러난 경제수석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하방 위험이 크다고 얘기했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특히 최근 제조업 활동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의 평소 우리 경제에 대한 설명과는 조금 맥락이 달라 보인다. 하지만 당시 경제수석의 기자 간담회는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얘기하려고 했던 것은 성장 활력을 회복하려면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통과가 절실하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의 믿음은 지난 5월 대담을 통해서 말 한 그대로다.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으며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제 총선도 다가오고 있고 개각과 함께 청와대 개편은 불가피하다. 나쁘지 않은 모양을 위해 갑자기 물러서게 만든 경제수석은 다시 내각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경제부총리는 당연히 인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실 현재, 경제부총리는 임명 당시와는 다른 상황을 맞고 있기도 하다. 부총리로 임명되던 시점에는 당과 청와대에 흔히 말하는 우군이 되는 인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청와대와 여당에 경제부총리를 응원하는 우군은 사라졌다. 그러나 인사가 어떻게 되든 정부가 그동안 유지해온 정책 기조에 대한 큰 변화는 예상하기 어렵다.

[김상철 한국경제언론인포럼 회장/MBC논설위원/前 인하대 겸임교수/前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50대 직장인의 고민(9) 세 번째 인생을 준비하라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정년을 맞이하는 마음앞만 보고 달려왔다. 가정을 책임져야 했고, 아이들을 키워야 했다.집도 마련해야 했고, 부모님도 돌봐야 했다.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회사와 일이 삶의 중심이 되었다.몸이 아파도 출근했고, 하기 싫은 일도 했다. 상사의 말에 속이 상해도 참았다.왜 그렇게 살았을까? 가족을 지켜야 했고 가정을 이끌어야 했기 때문이다.내가 흔들리면 가족도 힘들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렇게 30년을 살아왔는데, 정년이 가까워지니 마음이 무겁다.'이제 무엇을 하지? '회사 밖에서 나는 누구인가?''앞으로 30년, 40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막연한 불안이 찾아온다.정년을 앞두고 왜 불안한가?경제적 불안, 필요한 사람이 아 2 한국의 손맛은 어떻게 뉴욕 주방에 전해질까 뉴욕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다 보면 주방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자주 마주한다. 국적도, 음식문화도 다른 직원들이 불고기를 볶고 파전을 굽는다. 국이나 찌개의 간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기도 한다.문득 궁금해진다. 이들은 한국의 ‘감칠맛’을 어떻게 배울까. 파전의 바삭한 겉과 촉촉한 속은 무엇으로 판단할까.한국에서 한식을 먹고 자란 사람에게는 설명하기 어려운 맛의 기준이 있다. 잡채의 간장이 조금 센지, 육회에서 참기름 향이 지나치게 앞서는지, 갈비탕 국물이 한층 더 진해야 하는지, 오삼불고기를 어느 정도까지 볶아야 하는지 굳이 숫자로 따지지 않아도 안다.특히 간장과 마늘, 참기름, 육수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균형은 더 그렇다 3 AI 비서는 정말 내 편인가 [장준환의 AI법 네비게이터⑨] 얼마 전 미국의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국제 자산 구조와 투자, 상속, 이민, 크로스보더 거래처럼 Private Wealth 변호사로서 다루는 국제적 업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의외로 질문은 훨씬 일상적인 곳에서 나왔다.“그렇게 여러 나라를 오가면 출장이 많을 텐데, 항공권과 호텔은 어떻게 고르십니까?” “가격 비교는 어디서 하십니까?” “좋은 호텔은 어떻게 찾으십니까?”처음에는 조금 신변잡기적인 질문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 질문이 오히려 현실에 가까웠다. 국제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 예약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일의 일부다. 항공권, 호텔, 렌터카, 식당, 회의 장소를 정하는 일은 반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