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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정기예금 편입에 퇴직연금 시장 '활활'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1-18 14:46

금리 연 2.5% 이상 전용 정기예금
전체 시장 규모 대비 영향력 미미

자료 = 각사

자료 = 각사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가입하는 금융상품인 퇴직연금은 국민연금과 함께 대표적인 연금상품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탓에 노후 대비 자금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평균 1.88%로 소비자 물가상승률(1.90%)보다 낮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하면서 저축은행 예·적금의 퇴직연금 운용 상품 편입이 허용됐다. 금융위는 평균 1%대에 그치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저축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퇴직연금의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추가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이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편입되면서 저축은행의 퇴직연금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원금이 보장되는 데다 은행보다 금리가 높아 저축은행 퇴직연금 상품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기준) 평균 금리는 연 2.58%다. 5개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금리 1.75%보다 0.8%포인트 이상 높다. 얼마 차이가 나지 않지만 한 푼이 아쉬운 직장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고려해볼 만 하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퇴직연금 편입은 매력적이다. 가입자가 중간에 상품을 바꾸지 않는 한 운용 기간이 20년, 30년으로 길어질 수 있어 고심해왔던 장기고객 확보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효과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변동에 민감한 고객들은 1년 단위로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 사업비 절감 차원에서도 이득을 볼 수 있다”며 “퇴직연금으로 조달 비용이 낮아지면 그만큼 예금금리 인상으로 고객 혜택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세 가지로 나뉘는 퇴직연금, 저축은행은 ‘약정 이율’ 높은 상품 선택

근로자들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2005년 말 도입된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형),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3가지로 나뉜다.

DB형은 근로자가 속한 회사가 퇴직연금 운용방법을 정한다. 회사가 외부 금융회사에 퇴직연금 운용을 위탁하는 만큼 운용 책임도 회사에 있다. 적립금 운용을 잘해 금융수입이 발생하면 그 수익은 회사에 이익이 되고, 반대의 경우 회사 손실이 된다. 근로자는 회사와 약속한 수익을 보장받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DC형도 회사를 통해 가입하지만 회사가 아닌 근로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다. 근로자가 회사와 계약을 맺은 몇몇 금융회사 중 하나를 골라 퇴직연금 상품을 선택하고 변경하며 수익률에 직접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근로자가 회사를 통해 가입한 금융회사는 운용 방법과 상품 정보를 제공할 뿐 운용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없다.

IRP은 회사가 지급하는 퇴직금과 별도로 근로자 개인적으로 추가금을 적립해 운용하는 상품으로, DB형이나 DC형으로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람도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 IRP는 개인연금 합산 기준으로 연간 1800만원까지 적립할 수 있다. 과거에는 퇴직금 일시금 수령자나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회사에 1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8월부터 공무원, 군인, 사립학교 교직원,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으로 가입 대상이 확대됐다. IRP 역시 DC형과 마찬가지로 개인에게 운용 책임이 있다.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은 사실상 DC형과 IRP에 적용되는 약정이율만 따지면 된다. 수익률은 약정이율보다 보통 0.01~0.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약정이율은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선택했을 때 제공받는 이율이고, 수익률은 저축은행 상품과 다른 금융사의 상품을 동시에 운용했을 때 적용된다.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품으로만 퇴직연금을 운영할 거라면 저축은행 상품의 이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약정이율을 보면 된다.

다만 DC형과 IRP 가입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DC형과 IRP는 자신의 퇴직연금에 저축은행 예·적금을 직접 선택해 편입할 수 있다. 다만 직장인이 직접 운용하는 만큼 그 책임이 본인에게 있기 때문에, 퇴직연금 운용사에서 어느 저축은행의 상품을 취급하는지, 해당 상품별 수익률이 얼마인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키움예스저축은행 DB형 약정금리 2.8%...‘금리 인상기니 약정 기간은 짧게 잡아라’ 조언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결정한 저축은행은 전체 79개사 중 23개사로, 퇴직연금 상품을 출시할 계획 중인 저축은행까지 더하면 그 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페퍼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KB저축은행, 키움YES저축은행 등은 이미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2개월 약정이율 기준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곳은 키움예스저축은행이다. DC·IRP형의 경우 연 2.7%, DB형은 연 2.8%를 적용받는다. OK저축은행도 최근 퇴직연금 상품을 내놓고 경쟁에 불을 지폈다. OK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이달 기준 퇴직연금 상품 금리로 DC·IRP형 2.7%, DB형 2.6%를 적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JT저축은행은 DC·IRP형 2.6%, DB형 2.7%, 유진저축은행은 DC형·IRP 2.7%, DB형 2.7%의 수익률을 보인다.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1일 국민은행, 우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국내 주요 금융사 12곳과 업무 협약을 맺고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은 ‘퇴직연금 정기예금 DB형’, ‘퇴직연금 정기예금 DC형’, ‘퇴직연금 정기예금 IRP 개인형’, ‘퇴직연금 정기예금 IRP 기업형’ 등 총 4가지 상품으로 금리는 12개월 기준 2.5~2.6%를 제공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SBI저축은행 퇴직연금 정기예금 가입자들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업무제휴를 맺은 12개사뿐만 아니라 다른 퇴직연금 운용사들과의 추가적인 업무 협약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두지 않은 시중은행이나 독립계 대형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사와 손을 잡고 적극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의 퇴직연금 수익률 공시에 따르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시중은행의 퇴직연금정기예금은 제주은행으로 12개월 기준 DB형과 DC형 및 IRP 모두 2.06%다. 최저 1.88%(NH농협은행 및 IBK기업은행 DC형·IRP), 평균 1.9~2.0%대 초반으로,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최대 1.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예치기간이 길면 은행과의 격차는 더 생긴다. 유안타저축은행은 36개월 예치 시 DB형은 2.9%, DC형 및 IRP는 2.8%의 약정이율을 적용한다. 유진저축은행은 5년 예치 시 DC·IRP·DB형 모두 2.95%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키움예스저축은행 역시 5년 만기 이율은 DC·IRP형 2.7%, DB형 2.8%다. 시중은행에 5년 예치 시 받는 약정이율은 최소 1.91%(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DC형·IRP), 최대 2.2%(제주은행 DB·DC형·IRP)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꾸준히 인상될 전망이기 때문에 1년 기간을 잡고 자산을 굴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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