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14일 "터키 사태가 일부 통화에 단기적인 영향을 주는 데 그친다면 달러/원 환율은 현재 수준보다 1.7% 상승한 1155원이 다음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은 그러나 "과거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나 2014년 미국 연준의 테이퍼 텐트럼 불안(자산매입 축소) 등과 같은 신흥국 시장 위험으로 확대된다면 환율은 현 수준보다 4.0% 상승한 119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차, 2차 저항선이 모두 뚫릴 경우 그 다음은 전 고점인 1245원이 마지막 저항선이 될 것으로 봤다.
1차 저항선인 1155원은 이번 터키 사태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유로화에 대한 기대 약화 등을 감안한 수준이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나 글로벌 경제전망을 수정하지 않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불안이 일부 지역과 일부 통화에 집중되며, 시장의 불안심리는 단기 1개월 내로 가정할 경우 이 레벨을 감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달러화 지수의 상단은 저점 88.25pt 대비 61.8% 되돌림인 98.0pt로 예상했다.
하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더욱 고조되고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되거나, 유로화의 약세가 더욱 심화되고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가 강화된다면 다음 달러화 지수 저항선은 100.0pt로 예상했다. 이는 일간으로 저점 대비 76.4% 되돌림하는 수준이다. 달러/원 환율은 1190원으로 현재 환율 대비 4.8% 상승을 예상했다. 이 시나리오는 향후 3개월 동안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거나 가중되는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전고점과 전저점을 감안한 환율은 달러화 지수 상단은 103.8pt이며, 유로/달러 환율은 1.030달러(9.5%), 달러/원 환율은 1245원까지 등락(9.7%)하는 경우라고 밝혔다.
■ 스페인 BBVA 등 관련 은행 주시
터키 리라화 절하 및 터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우려되는 것은 남유럽 취약국가들(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의 은행 부문으로 전이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페인 BBVA 은행이 염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B증권은 "BBVA는 터키의 주요 은행 중 하나인 Garanti 은행의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의 약 70%를 신흥시장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이 중 터키의 비중은 19.2%에 달한다. BBVA는 특히 멕시코의 비중도 34.1%에 달해 신흥국 위기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 미국과의 빠른 협상과 금리 인상 등을 통한 리라화 안정 △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 신청 △ 자본통제 및 외채 상환 연기 등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미국과의 협상이 가장 긍정적이지만 미국과의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협상 및 금리 인상 등에도 상황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 금융위기 발생에 따른 IMF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성향상 빠른 시일 내 단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연말까지 금융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KB증권은 "터키 상황이 미국과 분쟁을 겪는 여타 국가들의 시범케이스가 될 소지가 있다"면서 "터키는 정권을 유지하자니 잃을 게 너무 많고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자니 지금까지 유지해온 권력을 내려놓아야 할 것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B증권은 또 "6월 기준으로 터키 외환보유액은 755억 달러로 연초 대비 144억 달러 줄어든 반면,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 4분기 5%대에서 7%까지 확대됐다"면서 "게다가 1년 내 상환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외채는 1806억 달러에 달해 내년 상반기까지 예상되는 터키의 경상수지 적자를 감안한다면 최소 26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단기외채 상환 부담이 큰 상황에서 미국 경제제재로 인해 경상수지 적자가 추가 확대되고, 터키 리라화 약세로 외채 부담 확대 시 디폴트 가능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