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국내 금융기관의 가계신용대출 규모는 212조8000억원으로 금융기관 전체 가계대출(1173조6000억원)의 18.1%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신용자가 은행업권에서 받는 대출 비중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올 9월까지의 신용등급별 대출비중 변화를 보면, 은행의 경우 고신용자(1~3등급) 대출비중이 8.7%포인트 증가한 반면, 중신용자(4~6등급) 대출비중은 -6.0%포인트, 저신용자(7~10등급) 대출비중은 -2.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에는 중신용자 대출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저신용자 대출비중이 -5.4%포인트 줄었다.
한은은 “중신용자의 경우 신용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역선택을 우려해 대출을 기피하거나 대출금리를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9월말 현재 중신용자 중 62.1%가 최근 3년간 금융권 대출실적이 없고, 동시에 지난 2년간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없는 신용정보 부족자에 해당한다.
또 한은은 “은행은 2014년 하반기 이후 높은 주담대 수요가 지속되며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취급에는 소극적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신용등급이 같더라도 은행과 상호금융 제외한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금리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신용등급별 금리수준은 은행은 고신용자 3.9%, 중신용자 4.6~7.6%, 저신용자 8.9% 수준이며, 비은행권은 업권에 따라 각각 5.1~15.8%, 6.2~22.5%, 8.9~24.3% 수준을 보였다.
특히 9월 기준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금리는 비은행금융기관(상호금융 제외 시 13.4~22.5%)이 은행(4.6~7.6%)에 비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은행은 자산건전성 악화 및 높은 금리 적용에 따른 평판 훼손을 우려하고 비은행금융기관은 은행에 비해 높은 조달 및 업무 원가 등으로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은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경쟁환경 변화가 중‧저신용자의 차입여건 개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