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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1심 선고 나흘 앞두고 재계 긴장감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8-21 12:27 최종수정 : 2017-08-21 12:40

총수 부재 장기화 삼성전자엔 큰 타격
국정농단 연루 총수들 불똥 튈까 촉각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김승한 기자] ‘세기의 재판’이라 불릴 만한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는 25일로 다가오면서 재계 안팎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재계는 삼성이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번 재판부의 판단이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SK, 롯데, CJ 등 최순실 국정농단 과정에서 관련성을 추궁받았던 대기업 총수들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긴장감의 농도를 더욱 짙게 만든 것은 특검이 구형한 형량이 12년 형이었다는 점이다. 민간인 신분인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국정 곳곳에 개입했던 사실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대한 민국 대표기업 총수의 기업경영 과정에서 빚어진 일에 대해 여론재판으로 몰고 가는 작용을 해선 안된다는 인식이 재계 전반에는 폭넓게 형성돼 있다.

특히나 지난 2월 17일 구속된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삼성전자의 총수 공백은 6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도 해체된 상태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시계는 사실상 멈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부회장이 뇌물죄가 인정되는 경우 삼성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굵직한 M&A 등 미래 위한 대규모 투자 먹구름

이 부회장을 구심점 삼아 중장기 큰 비전 아래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부정적 효과로 지목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후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이 사라지며 삼성은 계열사로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수 공백이 장기화됨에 따라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수 공백에 대한 경영 리스크는 불가피해 보인다. 최종 의사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M&A 투자 혹은 신사업 진출 등 당분간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하만(Harman)’ 인수 결정을 한 이후 올해 대형 M&A가 전무한 상태다. 국내 기업의 최대 해외 M&A 사례 알려지면서 9조 3400억원을 투자한 이례 사실상 경영시계가 멈춰선 상태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결국 인공지능(AI) 빅스비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포석으로 그리스의 TTS(text-to-speech) 기술 업체 ‘이노틱스’(Innoetics)의 지분을 전량 매입했다.

그러나 업계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재계에서는 인수금액을 약 57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실제 규모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M&A로 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의 공백에도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 상반기 경영성과는 이 부회장이 건재하던 시기에 내렸던 의사결정의 반영일 뿐 총수가 장기간 일선에서 격리돼 있으면서도 탈 없이 경영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의 소리가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각 사업부문에서 권오현 부회장,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 등이 이끌며 각 부문 간에 의견 조율과 결정을 내리고 있지만, 큰 사업 결정이나 M&A와 같은 부분은 책임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의 부재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부문의 호황도 내년까지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증권업계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반도체는 올해 말까지 높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며 “이 같은 추세는 유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3월 이후에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경쟁 업체들의 기술력이 삼성전자를 따라왔고, 기술 투자 등의 경영 결정에 있어 총수 공백 장기화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와 대내외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가 삼성인데, 재판 결과나 나온 것은 아니지만 높은 형량이 구형돼 브랜드 가치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 선고 결과에 재계 총수들 촉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 판결에 따라 다른 재계 총수에게도 여파가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특검은 삼성에 집중하며 이 부회장의 선고에 집중하는 상태다”며 “향후 선고 결과에 따라 그 동안의 다른 재계 총수들의 선고 결과가 재조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은 뇌물공여에 대한 혐의가 있었으나 실제 돈을 건내지 않았고 내부 의사 결정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 뇌물공여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1심 선고에서 징역 4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최종 확정 받았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유지 등 부정청탁과 함께 최순실 씨가 실소유한 의혹을 받는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제공했다가 돌려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혐의가 적용된 바 있다.

더불어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6년 구형에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의 새로운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 실형 가능성은?

지난 재벌기업 총수들의 구형과 1심 선고 결과를 살펴보면 이 부회장의 선고결과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그간 재계 총수들의 구형과 1심 결과를 따져보면 대체로 구형량보다 선고 형량은 낮거나 비슷했다. 이러한 점 감안하면 징역 12년을 구형받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1심에서 징역 15년 구형받았지만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징역 9년 구형에 징역 4년 선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징역 7년 구형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최근 다른 그룹 총수의 실형 사례를 살펴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심 선고에서 징역 4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최종 확정 받았다. 검찰의 구형과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이 동일한 사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6년을 구형 받았고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

아울러 SK, 롯데 등 최순실 국정 농단과 연루된 기업들은 이 부회장 재판의 결과에 촉각곤두세우고 있다. 이 부회장의 재판 향방에 따라 경제적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만큼 재계 총수들의 선고 판정이 재조명 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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