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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자율화 막 내린다… 실손보험료 규제 나선 정부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6-23 16:25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보험 가격을 시장 자율에 맡겨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보험료 자율화' 정책이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부터 현행 35% 인상폭 제한을 25%로 대폭 줄이고 건강보험을 강화해 보험사들이 얻는 반사이익만큼 실손보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근본적 문제인 비급여 의료비 정책에 대한 논의 없이 보험료만 인하한다는 것은 허울 뿐인 대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1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실손보험료 인하에 대한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연계법'에 대해 발표했다. 올해까지만 적용 예정이었던 보험료 조정폭 규제를 오히려 강화하고 건강보험 급여를 강화해 보험사들이 얻는 반사이익을 환수하겠다는게 골자다. 1조5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반사이익 추징액은 기존 실손보험료 인하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의료수가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료만 인하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비급여 진료는 보건복지부가 가격과 수요,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범위를 확정한다. 건강보험이나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기준도 없고 가격도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다. 같은 진료라도 진료비가 최대 70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비급여 영역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 항목으로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의료비로 일부 자기부담금을 제외하고 민영보험인 실손보험에서 보장해준다. 가입 상품에 따라 진료비로 지출한 금액의 거의 대부분을 보상해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다만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아 매년 20% 가까이 가파르게 보험료가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보험업계는 올해 초 실손보험료를 20% 가량 인상했다. 전년 평균 19.3%과 비슷한 수치다. 회사별로는 △롯데손해보험 32.8% △현대해상 26.9% △KB손해보험 26.1% △메리츠화재 25.6% △삼성화재 24.8% △동부화재 24.8% 순이다.

가장 낮은 인상률을 보인 곳은 NH농협손해보험 2.8%, MG손해보험 4.4%, AIG손해보험 4.6% 등 중소형사 3곳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실손의료보험의 높은 손해율로 인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은 2013년 123%, 2014년 131%, 2015년 129%로 해마다 적자를 냈다.

실손보험 손해율을 견인하는 주범으로는 가입자들의 무분별한 비급여 의료쇼핑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보험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수가를 적용받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가 지급보험금의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중도 2012년 67.2%에서 2014년 68.6%로 계속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질병에 대한 비급여 진료실태도 병원 급 별로 차이가 두드러졌다. 실손보험 지급통계 중 비급여 비율의 87% 가량을 차지한 허리디스크(기타 추간판장애)의 사례를 보면 상급종합병원의 총 본인부담액은 358만원이었으나 병원급은 846만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험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실손보험금 수령자 비율은 23.2%였으며 수령자 중 83.4%에 해당하는 대다수가 100만원 이하를 수령했다. 1인당 연간 평균 수령액은 68만원이지만 연간 300만원 이상 수령자는 4.2%에 달했다. 이어 △500만원 이상 1.7% △1000만원 이상 0.39%를 기록해 상위 10% 보험금 청구자가 전체 지급보험금의 절반 이상(53.3~63.2%)를 가져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지출하는 선택진료비 역시 비급여 진료비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5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의 경우 △선택진료비 19.1% △초음파 13.8% △병실차액 13.1% △MRI 10.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병원에서 일정 요건을 갖춘 특정 의사를 선택해 환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려는 원래 취지와 어긋나게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선택진료를 보는 환자들이 늘어났다. 병원 내 선택의사 비중이 높아 환자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높은 진료비가 발생하는 선택진료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선택진료 의사 비율은 2015년 기준 67%에 달한다.

비급여 진료 증가는 보험업계의 손해율 뿐 아니라 노령화 시대로 들어서는 우리나라에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이슈다. 이대로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와 보험료 인상이 되풀이 될 경우 10% 인상 기준 30세 가입시 월 1만2000원이던 보험료는 70세에 도달할 때 54만3000원 가량에 달한다. 노령 가구가 지출하는 의료비로 부담이 큰 금액이다.

금융당국은 매년 큰 폭으로 인상되는 실손보험료를 막기 위해 지난 4월 상품구조를 개편한 새 실손보험상품을 출시했다. 손해율이 높은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제, MRI 등을 별도 특약으로 분리하고 보장 금액과 보장횟수 한도를 설정해 무분별한 의료쇼핑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협회에 따르면 새 실손보험이 출시된 지난 4월 실손보험 신규 가입자는 11만227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실손보험을 새 보험으로 전환한 가입자는 256건에 불과했다. 보험료는 인하됐지만 가입자의 자기부담금이 30%로 상향 조정돼 정작 소비자 체감은 적었다는 지적이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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