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임감사 2000년대 이후 첫 민간출신 내정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신임 상임감사에 오정식 전 KB캐피탈 대표(61)가 내정됐다. 우리은행 상임 감사 자리에 정부 낙하산이 아닌 민간 출신이 내정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1년 정부 소유의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이후 상임감사직에 관계·정치권 출신의 계속 선임돼왔다. 재무부·금융감독위원회·예금보험공사·감사원 출신 인사가 차례로 맡아왔고 현직 감사인 정수경 변호사는 새누리당 총선 비례대표 후보 출신이다.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오 전 대표를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오 내정자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된다. 1979년 한국상업은행에 입행해 한미은행 전략기획부장과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등을 지낸 이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내정에 이르기 전까지 헤드헌터 2곳을 통해 민간 금융전문가 5명으로 후보군을 꾸린 뒤 평판 조회, 면접 등을 거치는 선발과정을 가졌다.
◇ 행원들이 기대하는 임금 현실화
우리은행은 행장 등 경영진에 대해 순익 규모나 주가 관리 등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급 성격의 ‘스톡그랜트’ 도입을 추진과 더불어 임직원 보수 현실화를 위해 전면적인 임금 체계 개편에도 나선다.
스톡그랜트는 행장 등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실적과 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식으로 주는 성과급을 말한다. 과거에는 금융회사 경영진에 대해 스톡옵션을 지급해왔지만 과도한 성과급 논란으로 2008년 이후 스톡그랜트로 대체돼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스톡그랜트를 도입하고 있다.
행원들을 위한 급여도 올라갈 전망이다. 우리은행원의 평균 급여는 7500만원으로 다른 은행 직원 평균 급여 대비 85~90% 선이다. 우리은행은 과거 예보와 맺었던 경영이행협정(MOU)에 따라 임금 조절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지주사 전환 가시화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을 맡을 자문사로 ‘김앤장’과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전략단을 신설해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실무 작업 등을 검토해왔다.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나오지는 않았으나 올해 내로 지주사 전환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점주주들 역시 지주사 전환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앞으로 지주사 전환 시 보험·증권 등 과점주주들과 겹치는 영역에 대해 교통정리가 원활하지 않으면 차후 잡음이 생길 수도 있다.
우리은행은 지주사로 전환하면 은행 단독으로 있을 때보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포인트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자본비율 상승을 통해 신용등급이 올라가게 되면면, 해외채권 조달금리도 낮출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자회사를 매입하거나 인수·합병(M&A)을 할 때 들어가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예비인가를 신청하면 금융위원회는 60일간 심사를 거치며, 심사 결과 문제가 없으면 본인가를 신청한 뒤 다시 30일간 심사를 거쳐 승인이 이뤄진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